Femme de Séoul

Femme de Séoul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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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너일 후.
휘인은 다음 선자리에 필요한 옷을 맞추려 정원과 양장점으로 갔다.

''어머,아가씨-!내가 양장집하면서 이 옷감이 이렇게나 잘어울리는 사람은 아가씨가 처음이네-''

온갖 아양을 떨던 주인은 이내 진녹색의 부드러운 옷감을 재단하기 시작했다.

''..그럼 며칠내로 찾으로 오지요.''
''그래요,내가 아주 끝내주게 해줄게.잘가요~''

휘인은 살짝 미소지으며 목례한후 정원과 양장점을 나왔다.살굿빛 드레스를 입고 머리를 올려튼 휘인은 사내들 누구든 반할만큼 고웠다.

땡,땡,땡-
전차가 지나가자
살짝 일은 흙바람.
바람에 실린 흙냄세가
퍽 정겨웠다.

''..휘인양?''

익숙한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옅은 잿빛 양복을 입은 그때 그 남성이 있었다.

''여기서 뵙네요.저 기억 하시지요?''
''...네.그때 길 물어보셨던 분이시지않습니까''
''기억해주시니 영광이네요''
''혹 지금 시간이 나십니까?그때 그 차 지금 대접해드리고자 합니다.''
''예,뭐..시간이 나긴 합니다''
''그럼 가시지 않으시렵니까?제가 아주 잘아는 찻집이 있습니다''
''...그럼 같이 가시지요.''

뒤에서 소곤소곤 놀려대는 정원을 보내고는
휘인은 사내를 따라갔다.

이윽고 사내는 어느 고풍스런 찻집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그러자 종 하나가 사내와 휘인을 자리로 안내했다.

''무슨 차 좋아하십니까?''
''..홍차로 해 주시지요''

조금은 어색한 자리에서 기다리자
이윽고 붉그스름한 홍차 두잔과
동그란 색색깔의 과자같은것들이 나왔다.

''드시지요.이집 차맛이 아주 좋습니다''

조심스레 한모금 넘긴 차의 향에
휘인은 기분좋게 미소지었다.

''그때 길은 잘 찾아가셨습니까?''
''덕분에요''

사내도 웃으며 차를 한모금 들이켰다.

''혹시 존함이 어찌 되시는지..''
''아,아직 말씀 안드렸군요.문씨성을 쓰고 이름은 별입니다.문별이''
''이름도 참 아름다우시네요''

별은 싱긋 웃으며 과자를 작게 잘라
휘인의 접시에 놓아주었다.

''마카롱이라는 불란서 과잡니다.
달달한것이 홍차와 잘 어울리지요''

휘인은 작은 포크로 조각하나를 입에 넣었다.
쌉쓸했던 입에 단맛이 퍼지자 스르르 미소가 번졌다.
별은 그런 휘인을 보며 저도 씩웃으며 조각 하나를 입에 넣었다.

''..혹시 나이가 어떻게 되시는지요''

마카롱을 오물거리던 휘인이 물었다.

''금년 스물 다섯 됩디다''
''저는 금년 스물 셋입니다''
''그쪽께선,유학을 다녀오셨습니까?''
''예.불란서에서 일곱해 지내다 왔습니다.''
''아..그쪽에서도 여자 꽤나 울리셨겠습니다''
''....예?''

의아한 표정을 짓던 별이 이내 큰소리로 웃었다.
당황한 휘인이 제급히 별을 말리자 그제야 웃음소리가 그쳤다.

''..저는 사내가 아니고 여인입니다만''
''예?''

어쩐지.
사내치곤 너무 희고 고운 피부와 예쁜 이목구비라 했다.

''근데 왜..사내옷을''
''불란서 사람들이 이런옷이 잘어울린다 하더군요.제가 봐도 그렇기에''

혼자만의 착각이 부끄러웠는지 조용히 손부채질을 하는 휘인을
별은 귀엽단듯 바라보았다.

한참 담소를 나누다
어느덧 해가 질 무렵이 다가오자
별과 휘인은 찻집을 나왔다.

''...오늘 재밌었습니다''
''저돕니다''

둘다 머뭇거리며 할말을 못하고 있는게
퍽 답답하다.

''...저기..''
''예''
''다음에도 뵐수 있겠습니까''
''..얼마든지요''

휘인의 허락에 별의 표정이 급격히 밝아졌다.

''그럼 사흘 뒤 정오에 이 찻집 앞으로 오실 수 있으시렵니까?''
''지키도록 하지요''

휘인은 빙그레 웃으며 뒤돌아 제 집으로 향했다.
별은 휘인의 인영을 눈으로 쫓다 집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Star, ça va bien?''
(별,잘 다녀왔어?)
''Oui merci''
(응,덕분에)
''Elle était jolie, c'est ton goût?''
(그여자 이쁘던데,네 취향이지?)
''C'est vrai, si joli, je ne peux pas te donner Flynn.''
(맞아,너무 예쁘지.플린 너한테는 절대 못줘)
''Je ne l'enlèverai jamais, alors ne vous inquiétez pas, faites-le bien''
(절대 안뺐을거니까 걱정하지마,별.잘해봐)

동숙인인 플린과 시시콜콜한 얘기를 늘여놓고는 샤워실로 들어간 별이다.

적당히 따뜻하고 미지근한 물에 몸을 담구니
스르륵 미소가 지어졌다.
가만히 앉아 멍을 때리고 있자니
아까전 과자를 오물거리던 휘인이 생각났다.

'....퍽 귀여웠는데'

한편,휘인.
해가 다 질 무렵에야 집에 들어간 휘인은
기다렸다는듯 떨어지는 아버지의 불호령을 맞이해야했다.

''너 대체 어딜 나돌아다니는게냐!!''
''.....''
''선자리가 얼마 남지 않아 몸조심하라 일렀거늘,아비의 말을 무시한 것이냐?!
이번 혼사도 또 놓칠 터이냐!!''
''....아버지,저는 제가 사랑하는 이와 혼을,''
''시끄럽다!내가 그소리는 그만하라 일렀거늘!
아직 정신을 못차린것이냐?!''

결국 휘인의 어머니가 나와 아버지를 말렸다.
그제야 휘인의 아버지는 사랑채로 들어갔고,휘인도 입을 꾹 다문채 제 방으로 들어갔다

''결국 혼났네.어때,좋디?''
''잘생기긴 했더라..근데 여자래''
''어?''
''남자가 아니고 여자래''

그말에 정원이 어이없단듯 하하 웃었다.

''무슨 여자가 남정네보다 잘생겼어..
몰랐으면 나도 홀릴뻔 했네''
''그러니까''

가볍게 목욕을 마친 휘인은 잠옷으로 갈아입고는 책상에 앉아 책을 폈다.
가만히 책을 들여보고 있자니 아까 예쁜손으로 차를 마시던 별이 생각났다.

''....그래도 잘생겼었는데''

혼잣말로 중얼거리다 제풀에 놀란 휘인이
책을 덮고,불을 끈 뒤 침대에 누웠다.

톡..톡,톡,투두둑.
가만히 바라보던 유리창에 작은 물줄기가 하나,둘 생기더니
이내 작은 소나기인듯 비가 내렸다.

'....비 오면 벚꽃 다 꺾일턴데'
'이럴줄 알았으면 좀 더 많이 볼껄'

휘인은 몸을 뒤척이며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별에게서 은은히 배어나오던 향이 그리웠다.
그래서인가,
그날따라 밤이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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