你就是我就是我的咖啡因

토요일 오전.

카페 <온도>는 평소보다 한산했다.

 

 

브런치데이 대성공 이후로

둘 다 살짝 지쳐 있었다.

 

 

김여주는 카운터에 턱을 괴고 말했다.

“사장님.”

 

 

“네.”

 

 

“저 하나 깨달은 게 있어요.”

“뭔데요.”

 

 

“우리 카페… 생각보다 괜찮아요.”

“…그걸 이제 알아요?”

 

 

“아니요. 원래는 망할 줄 알았거든요.”

 

 

 

 

태산은 커피를 내리다가 잠깐 웃었다.

“망할 수도 있어요.”

 

 

“사장님 그런 말 하지 마요.

저 이제 애정 생겼단 말이에요.”

“카페요?”

 

 

 

 

“…네. 카페요.”

잠깐 침묵.

 

 

그리고 여주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근데요.”

“네.”

 

 

“우리 다른 카페도 좀 가볼까요?”

“…왜요?”

 

 

“공부요!”

여주는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요즘 잘되는 카페들 보면

메뉴도 다르고 인테리어도 다르잖아요.

우리도 아이디어 얻어야죠.”

 

 

 

 

태산은 잠깐 생각했다.

“…지금이요?”

“네. 지금.”

 

 

“영업 중인데요.”

“오늘 손님 별로 없잖아요.”

 

 

잠깐 정적.

“…잠깐 닫죠.”

“…네????”

 

 

30분 후.

 

 

카페 문에는 종이가 붙어 있었다.

📝 잠시 외출 중 _ 더 맛있는 커피 연구하러 갑니다

 

 

여주는 그걸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사장님 진짜요?

이런 거 붙이고 나가요?”

 

 

 

“진짜 연구하러 가는 거니까요.”

 

 

“사실은 카페 투어잖아요.”

“…그러네요.”

 

 

-

 

 

첫 번째 카페.

깔끔한 화이트 인테리어.

손님도 많았다.

 

 

여주는 메뉴판을 보며 중얼거렸다.

“와… 여기 라떼 가격 장난 아니다.”

“원두도 비싸요.”

 

 

“사장님.”

“네.”

 

 

“우리도 이렇게 비싸게 팔까요?”

“…손님 다 도망가요.”

 

 

 

 

여주는 피식 웃었다.

“근데요.”

“네.”

 

 

“이렇게 다른 카페 와보니까…”

“…어때요?”

 

 

“…우리 카페가 더 좋은 거 같아요.”

 

 

태산은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말이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두 번째 카페.

테라스가 있는 작은 카페였다.

둘은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마셨다.

 

 

여주는 컵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사장님.”

“네.”

 

 

“우리 처음 만났을 때 기억나요?”

“…면접?”

 

 

“네. 저 탈락이었다면서요.”

“맞아요.”

 

 

“근데 왜 뽑았어요?”

 

 

 

 

태산은 잠깐 생각하다 말했다.

“…사람 봤어요.”

 

 

“그 말 또 한다.”

“진짜라서요.”

 

 

여주는 눈을 가늘게 떴다.

“사장님.”

“네.”

 

 

“저 고백했던 거… 기억나요?”

공기가 조용해졌다.

 

 

“…응.”

 

 

“그거.”

여주는 괜히 컵을 만지작거렸다.

“진짜였어요.”

 

 

태산의 시선이 살짝 흔들렸다.

“지금도요?”

 

 

 

 

여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잠깐 정적.

 

 

태산은 한숨처럼 말했다.

“…김여주.”

“네.”

 

 

“지금 이렇게 말하면…”

그는 잠깐 말을 멈췄다.

 

 

“…내가 더 헷갈려요.”

 

 

여주는 고개를 들었다.

 

 

태산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말했다.

“…그래도.”

“…?”

 

 

“…싫진 않아요.”

 

 

돌아오는 길.

둘은 말없이 걸었다.

 

 

카페 <온도> 간판이 보이기 시작했다.

여주가 슬쩍 말했다.

 

 

“사장님.”

“네.”

 

 

“오늘… 데이트 같았어요.”

 

 

 

 

태산이 바로 대답했다.

“…카페 견학입니다.”

 

 

“…그럼.”

여주는 웃었다.

 

 

“다음에도 견학 가요.”

 

 

태산은 잠깐 웃었다.

“…네.”

 

 

다음 화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