光滴
10_我的人际关系 #他们说家是一个舒适的地方


[예린 시점]


정예린
푸후.....

집 현관문 앞, 애써 참아보려던 한숨이 터져나왔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자, 내가 가장 싫어하는 공간.

우리집이다.

참 언밸런스한게,

집에서 가장 큰 상처를 받고

집에서 상처를 치유받더라.

차이가 있다면

상처 받을 땐 가족이라는 사람들과 함께일 때고

치유 받을 땐 나 혼자 나의 세계를 열 때이다.

아침, 일어나자마자 들었던 소리

엄마
"꼴뵈기 싫어"

겨우 다섯 글자인데, 그게 그렇게 상처더라

고작 한 마디인데, 그렇게도 슬프고 비참하더라

막 잠에서 깨어났을 때라 정신도 비몽사몽하고 상황도 잘 기억 안 나는 데, 이 한 마디만 정확히 기억나더라

그 날 하루종일, 단 1분도 빼먹지 않고


정예린
난 쓸모없는 존재이다,


정예린
내가 사라져야 다들 편안하게 웃으며 살겠지,


정예린
난 살 가치도 없는 존재이다,

이딴 생각들을 마음 속에서 늘어놓으며 애써 상처를 무디게 만들었다.

상처 받아 아프다면, 계속해서 그 상처를 줘서 무뎌지게 만들고

상처를 아물게 하는 방법을 모른다면, 그저 그냥 무뎌지는 거고.

그게 내가 상처받고 살아가는 삶 속 만들어진 살아가는 방법이다.

철컥 -


정예린
다녀왔습니다

내 마음처럼 굳게 닫힌 문을 뒤로하고 내가 가장 싫어하는 공간이자 시간 속으로 들어왔다.

엄마
어 왔어?

엄마
손 씻고 나와서 공부하고 있어


정예린
.....응

난 공부를 꽤 괜찮게 생각한다.

아니, 어느정도 좋아한다.

혼자서 공부할 땐 좋다.

왜냐고?

그 순간만큼은 오로지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고,

내 높은 성적을 바라는 엄마아빠에게 상처 받을 일도 없고,

집중하는 동안 나만 있는 듯한 느낌을, 왠지 모르게 자유로운 느낌을 받으니까.

책상 앞에 앉아 이어폰을 끼고 학습지의 장을 넘겼다.

그리고 하나하나 문제를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음악이 흐름으로서, 집중함으로서 다른 소리가 들리지 않았고

그런 점이 내가 공부를 좋아하는 이유이다.

뭐, 그럼에도 성적이 안 좋은 게 함정이지만.

부모님은 90점을 받아도 만족하지 않고

95점을 받으면 아쉬워하고

100점을 받아야 만족한다.

난 적어도 90~95점에 만족하는데.

내 만족의 기준과 평균 점수따윈 무시한 채 오로지 100점에 만족하는 엄마아빠 덕에 오늘도 상처 받는다.

왠지모르게 오늘 더 힘든 듯한 느낌

평소에도 했지만 더욱 절실히 드는 "죽고싶다"는 생각.

필통을 열어 커터칼이 있는지 확인했다.

없는 걸 알면서도.

아무리 찾아봐도 나타나지 않는 커터칼에


정예린
하아...죽고싶어

라고 중얼거릴 뿐이었다.

이렇게 중얼거려봐도 죽지 않는 것을,

시도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아는데도

그저 멍하니 중얼거려본다

조용히 죽고싶다.

죽을 때 죽더라도, 조용하게.

그 순간만큼은 혼자이길,

막상 죽을 때 혼자라면 서글플 것을 알지만

그래도 그 때만큼은 맘껏 소리내어 울고 고통스러워 할 수 있도록,

눈치보며 소리없이 울지 않도록,

정말 혼자이고 싶었다.

뉴스를 보면 자살 이야기를 다룰 때 청소년 자살을 많이 다룬다

조금 억울하다.

사람은 누구든 언젠가는 죽을텐데, 어린 아이라고 해서 왜 뉴스에 나오는가

자살이 뭐 그리 대단한 거라고 이렇게 소문낼까

*

저녁을 먹고 방으로 들어왔다.

오늘도 불편한 분위기, 이야기였다

도덕시간에,

집이란 편안한 곳이라고 배웠는데,

어째서 난 편안하지 못한 걸까

어째서 난 그 '집'이라는 장소에서 상처받을까

조금 정확히 말하자면

'사람과 함께 있는' 집 이려나

나 혼자있는 집은 더할 나위 없이 편안하니까

그래서 내가 방학을 좋아하는 거니까

친구들을 보면 방학에 쉴 수 있어서, 학교가지 않아서 좋다고 하지만

나는 집에 '혼자' 있을 수 있어서 방학을 좋아한다.

참 웃겨..ㅋ

인간이란 공동체 생활을 하는 동물이다.

그래서 '폴리스적 동물', '사회적 동물'이라고 불리는데

왜 난 공동체 생활에서 벗어나려 이렇게 발버둥 치는 건지

어이없어

11:37 PM
어느새 밤이 다 되었다.

나의 세계를 열려고 했지만

오늘은 왠지 너무 힘들다.

신체적으로도 힘이 없고 정신적으로도... 힘들고.

이젠 이유조차 없어서,

내가 뭐 때문에 힘든지도 몰라서,

원망조차 하지 못한 채 혼자 끙끙거리며 앓고있다.

이유라도 있으면 원망하기라도 했을텐데..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빠른듯 느린듯 지나가는 비참한 하루하루에 찌들어 살아가다보니

어느새 나는 이유도 모른채 힘들어하고 있었다.

바닥만 보며 걷다 잠시 시선을 정면으로 내다보니 그저 절벽밖에 남아있지 않은 것처럼.

혹여 팁과 블로그에 알림이라도 왔을까 들어가봤다.

너무도 고요했다.

서글프도록, 아주 외롭도록 고요했다.

왠지모르게 또 혼자 달에 남겨진 듯한 느낌.

지긋지긋하지만, 느낄 때마다 비참하다.

집은 편안한 공간이라며,

왜 난 편안하지 못한거야

가족은 나를 믿고 지지해주는 버팀목이라며, 누군가 그랬는데

왜 난 이런거야..

이딴 예외따위에 포함되고싶지 않아..

나도 평범하고 싶은데 왜... 어째서..

나는......

왜.......

[10_나의 인간관계 #집이란 편안한 곳이랬는데]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