纸上的家庭
爱情迷宫 01


나는 고등학교에 입학 하고서 쭉 혼자 다녔다. 아, 간간이 말을 거는 부반장을 굳이 친구라고 따지자면⋯ 친구는 딱 한 명 있었다.

“이야, 우리반에 졸부가 있었네? 꼴에 돈 냄새 좀 맡았나 봐. 얼굴에 화장품 냄새 죽인다.”

내가 굳이 친구를 사귀지 않는 이유는 저기에 있었다. 반대편 구석에 앉아있는 여학생에게 다가가는 세네 명의 남학생들. 더럽게 실실 웃는 꼴을 보니, 큰일을 낼 것만 같았다.

자기 자리에서 할 것 하는 평범한 학생들은 그쪽을 힐끔힐끔 바라보다 껄렁한 남학생과 눈이 마주쳤는지 빠르게 시선을 돌렸다. 아무것도 몰랐던 때와 달리, 나는 이제 척 보면 알 수 있었다.

철저한 계급 사회 주의.

같은 인간인 주제에 부모님의 재력만 보고 달려드는 꼴이 더러웠다.

여주
“야,”

“야.”

말은 내가 더 빨리 내뱉었지만, 뒤이어 들리는 낮은 목소리에 묻혔다. 굳이 뒤를 돌아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무서운 것을 본 듯 잔뜩 굳어있는 애들의 얼굴, 그리고 숨길 수 없는 강압적인 분위기⋯.



김태형
“뭣도 없으면서 있는 척하지 마라.”

한성 그룹의 막내 아들이자 유명한 망나니. 김태형이다.

내가 나서려던 것도 무색하게 김태형의 등장으로 상황은 종료되었다. 하긴, 대한민국 최고 기업인 한성 그룹 앞에서 정신 못 차리고 까부는 건 자살 행위나 다름없었다.

자신에게 쏠린 시선은 전혀 신경쓰이지 않는 듯 김태형은 가방을 한쪽 어깨에 매고 껄렁껄렁하게 들어왔다. 어디에서나 자기주장을 확실히 하는 그의 이목구비가 칠판에 적힌 자리표를 보자마자 팍 구겨졌다.

여주
“⋯.”


김태형
“⋯.”

내 뒷자리에 가방을 던지듯 놓은 김태형이 나와 눈이 마주치자 잠시 아무 말 없이 서 있더니, 이내 관심 없다는 듯 책상에 엎어졌다.

“저, 저기⋯ 나 도와줘서 고마,”


김태형
“꺼져.”

“⋯어?”


김태형
“뭣도 없는 건 너도 똑같잖아. 꺼지라고.”

남학생들에게 둘러싸여있던 여학생이 자신을 도와준 김태형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려 이끌리듯 다가왔지만, 몇 걸음 오지도 못하고 꺼지라는 말에 멈춰 섰다.

충격을 받은 여학생의 모습이 신경쓰이지도 않는지 김태형은 다시 자세흘 바로 하고 그대로 눈을 감았다. 나는 잠시 김태형에게 향했던 시선을 돌리고는 문제 푸는 데 집중했다.

내 뒤에 앉은 개망나니 김태형은, 가족 관계 증명서에 함께 쓰인⋯ 서류상 가족이었다.


알오물을 어려워하시는 분들이 계신 것 같아서 뺐어요… 스토리 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