来自一座荒岛,怀着杀意

第二章 体育广场(1)

내 방에서 잔 준휘는 다음 날 아침, 승철 스포츠플라자에 취재 신청 전화까지 해주었다.

출판사 이름을 대야 상대도 안심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취재에는 흔쾌히 오케이 사인이 떨어졌지만 사장을 만나고 싶다는 요구에는 잠깐 망설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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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휘

-"사장님 말씀을 들을 수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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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휘

-"작가 선생님이 직접 만나고 싶다고 하셔서요."

작가 선생님이란 나를 두고 하는 말이다.

준휘는 잠깐 있다 내 이름을 댔다.

아무래도 상대방이 작가 이름을 물은 것 같다.

그다지 유명한 작가가 아니라 아마 모를텐데.......

이름 없는 작가라 거절당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조금 불안해졌다.

하지만 그 불안을 씻듯 준휘의 표정이 밝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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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휘

-"그러세요? 예. 그럼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준휘는 전화기를 손으로 막고 조그맣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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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휘

"오늘이라면 괜찮다는데.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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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나는 좋아."

준휘는 상대방과 시간을 정했다.

오늘 낮 1시에 안내 데스크로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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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휘

"승철 사장이 네 이름을 알고 있는 것 같아."

전화를 끊고 브이 자 신인을 하며 준휘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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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어쩌면 모르면서도 스포츠센터에 홍보가 될까 싶어 만나기로 한 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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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휘

"그런 거 같진 않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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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기분 탓인가?"

나는 입술 끝을 조금 삐죽댔다.

스포츠센터까지는 한 시간이면 충분했지만 늦지 않기 위해 점심 전에 나가기로 했다.

그런데 신발에 발을 막 넣으려고 할 때 초인종이 울렸다.

문을 열자 감색 티셔츠가 땀에 흠뻑 젖어 무척 지저분해 보이는 남자가 멍하니 서서는 무뚝뚝한 목소리로 "택배요." 하고 운을 뗐다.

순영 씨가 보낸 짐이 일찍 도착한 모양이다.

나는 한쪽만 신은 신발을 벗고 도장을 가지러 갔다.

짐은 귤 상자보다 두 배는 커보이는 종이상자 두 개였다.

촘촘하게 둘러친 비닐테이프에서 강순영이라는 사람의 꼼꼼한 성격이 그대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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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무거워 보이네요."

상자를 보며 내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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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

"꽤 무겁습니다. 책인 것 같은데, 이런 종류는 꽤 무겁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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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좀 도와드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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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

"괜찮습니다."

택배기사가 짐을 안으로 옮겨주었다.

정말 무거웠다. 무슨 쇳덩이라도 들어있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두번째 상자를 들려는 순간, 내 시선 끝에 뭔가 움직이는게 걸렸다.

뭐지?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복도 끝에서 뭔가가 사라지는 걸 순간적으로 본 것 같았다.

손길을 멈추고 그쪽을 보고 있는데, 사람 얼굴이 슬쩍 눈에 들어왔다.

안경을 끼고 있는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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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저기요."

나는 택배기사의 팔을 살짝 건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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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저쪽 그늘에 누가 서 있는 것 같은데, 아저씨가 올 때도 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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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

"예?"

택배기사가 눈을 크게 뜨고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뭔가를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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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

"아! 있었어요. 이상한 할아버지가 서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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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

"짐수레로 상자를 옮기고 있는데 뚫어져라 쳐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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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

"그래서 노려봤더니 시선을 피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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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할아버지가?"

나는 다시 한 번 복도 끝을 본 후 옆에 있던 샌들을 신고 잰걸음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거기에는 이미 아무도 없었다.

엘리베이터는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다.

방으로 들어오자 준휘가 불안한 표정으로 나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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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휘

"어떻게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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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아무도 없어."

나는 곧바로 택배기사에게 노인의 용모에 대해 물었다.

그가 조금 고개를 갸웃하더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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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

"특별할 것 없는 할아버지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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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

"머리는 하얗고 키는 보통이고. 옷차림은 괜찮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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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

"옅은 밤색 윗도리를 입고 있었는데 얼굴은 잠깐밖에 보지 못해서 모르겠습니다."

고맙다고 말한 뒤, 택배기사를 보내고 현관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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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준휘 너한테는 할아버지 친구 같은 거 없지?"

말을 꺼내고 보니 변변치 않은 농담처럼 들렸다.

준휘도 그 말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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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휘

"뭘 보고 있었던 걸까?"

하며 심각한 의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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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

"만약 내 방을 지켜본 거라면 정말 나한테 용건이 있는 거겠지."

무엇보다 그 할아버지가 정말 내 방을 봤는지조차 확실하지 않았다.

산책하다 우연히 지나친 걸지도 모른다.

맨션의 좁은 복도를 산책하는 것도 좀 이상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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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휘

"그런데 이 큰 짐들은 뭐야?"

준휘가 상자를 가리키며 물었다.

나는 상자의 내용물에 대해 설명했다.

말이 나온 김에 오늘 지수 씨가 집에 올 거라는 것도 덧붙였다.

오늘 밤 오기로 약속했으니 그 때까지는 집에 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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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휘

"슬기 씨의 과거가 이 안에 담겨있는 거네."

준휘가 가슴 사무친 목소리로 말했다.

그 말을 들으니 곧장 상자를 풀고 싶은 충동이 솟았지만 지수 씨와 한 약속도 있어서 참기로 했다.

게다가 무엇보다 지금 나가지 않으면 약속 시간에 늦는다.

방을 나와 엘리베이터에 오른 순간, 문득 아까 그 할아버지가 누군가를 본 게 아니라 배달 짐을 본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