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你是谁?

주방엔 햇빛이 은은하게 퍼져 있었다.

따뜻한 커피의 향과 함께, 작은 평온이 번지고 있었다

세연은 명호가 건넨 머그컵을 두 손으로 감싸 쥐고 있었다.

잔잔한 숨을 내쉬며, 조용히 마음을 진정시키던 순간—

명호가 먼저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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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잇(명호)

“…나쁜 사람은 아니고.”

짧고 담담한 말 뒤, 그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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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잇(명호)

“좀 바쁜 사람이려나.”

뜻밖의 농담섞인 말투였다.

말끝에 작게 웃음이 섞였고, 그 미묘한 표정은 어제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세연은 깜짝 놀란 듯 그를 바라보았다.

무표정한 얼굴 뒤로 가려졌던 환함이 불쑥 드러난 순간.

정세연

'웃으면 되게 따듯해보이시는 분이었구나.'

생각지도 못한 표정에, 그녀는 조금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정세연

“아… 바쁘신 일이 있으시구나… 사업가세요? 무슨 일 하세요?”

그 말에 명호의 눈이 살짝 커졌다.

그는 잠시 말문이 막힌 듯, 세연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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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잇(명호)

“…혹시… 나… 몰라요?”

세연은 커피를 들고 있던 손을 멈췄다. 고개를 들고, 커다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정세연

“저희… 어디서 봤어요? …누구신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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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잇(명호)

"아니..물론 다 아리란 법은 없지. 모를 수 있는데..."

순간, 명호는 말없이 세연을 바라보다가— 그대로 웃음이 터졌다.

가볍게 머리를 쓸어 넘기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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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잇(명호)

“하하하… 와 진짜… 몰랐구나. 잠깐만, 아니 그럼 내가 어제 한 말이 뭐가 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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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잇(명호)

많이 민망한데....??"

그의 웃음은 짧지만 깊었다. 그 웃음이 이상하게 편안하게 느껴졌다.

세연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그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명호는 한동안 웃다 말고, 장난기 어린 눈빛으로 다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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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잇(명호)

“…음, 그냥 바쁜… 프리랜서라고 해두죠. 사람 많이 만나고, 카메라 앞에도 좀 서고… 그런 일?”

정세연

“아, 혹시 모델이신가…? 그래서 키도 크시구나…”

순진한 반응. 명호는 그 말에 또다시 웃음을 터뜨렸다.

이번엔 고개를 푹 숙여 웃고, 잠시 후 고요히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조용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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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잇(명호)

“…계속 모른 척해도 될까요? 오랜만에 누가 날 모른다는 게… 좀 신선해서.”

그의 말투는 여전히 담백했지만, 어딘가 기대에 찬 감정이 스며 있었다.

그 누구도 아닌 세연이기에 할 수 있는 말이었다. 세연은 당황한 듯 작게 웃었다.

정세연

“네… 뭐를...아 저야 뭐… 그냥 얹혀있는거니까여 하하..편하신대로...”

정세연

'하기사..모델이면 유명하신것 같은데 껄끄러워지고 싶지 않으시겠지...'

두 사람 사이에 감돌던 어색한 공기는 어느새 사르르 녹아내리고 있었다.

말도 많지 않았지만, 그 짧은 대화 속엔 묘한 온기와 여유가 있었다.

햇살은 여전히 부드럽고,

그리고 그들 마음에는 아주 조금— 새로운 시작의 기운이 스며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