就让我爱你
第七集 | 留住褪色的记忆





김태형
아, 그리고




김태형
잘 지내진 않았어요, 나.




"그냥 내가 널 사랑하게 해줘"_7화





너의 말을 듣자마자,

떠올랐다_ 이미 많이 시들어버린 추억들이.


나는 너에게 상처를 줬고,

너는 나를 여태 기다렸으며_

나는 너에게 있던 깊은 상처를 다시 건드려, 아프게 했다.


차여주
······.


아일랜드 식탁을 짚으며 걸어들어오다가, 그대로 주저앉았다. 네가 지켜볼까봐_ 다리에 한껏 힘 주고 걸었던게 힘이 풀렸나보다.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다. 그냥 무작정 앉은 상태로 머리만 쓸어넘겼다가 손톱만 조금씩 물어뜯기를 반복할 뿐.



차여주
······미안... 내가 그냥 다 미안해···.

점차 목은 막혀왔고, 여전히 텅 비어있는 공간만 둘러보며_ 감정을 억제해보려 눈만 질끈 감고서 가슴팍의 얇은 옷깃만 부여잡았다.


이건 내 잘못이었다.

7년 전의 묻어뒀던 기억들은_ 하루 아침에 스쳐지나가며 나를 죄책감에 시달리게 했다.


이러려고 너에게 이별을 고한 게 아니었는데.

나로 인해 아파하는 너의 모습을 보자니, 내가 너무 미안해졌다.


나라고 어떻게 너에게 아무렇지 않게 다가갈 수 있겠어.

너를 힘들게 한 내가 어떻게 너에게.


그래서였을까_

복잡미묘한 감정들이 뒤섞여, 너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을 동시에 자아냈고_ 떨리는 눈가에 간신히 맺혀있던 눈물은 끝내 떨어져,

점차 옷소매는 축축해져갔다. 그칠 줄을 모르는 듯이.




#7년 전_ 둘의 마지막_





김태형
아니야···. 내가 어떻게···. 누나 없이···.


매정하게 돌아섰다.

그 선택을 하기까지에는, 무척이나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내가 내린 결론이라곤

'끝'이었다.


차여주
······멀리 떠나게 됐어.

조금은 여린 '끝'.

서럽게 울어대는 너의 모습은 내 발을 묶었고, 끝내 한 마디 내뱉었다.



김태형
나 두고 어디를 가···.



김태형
아니 아니...


김태형
기다릴게. 무슨 일이 있더라도 기다릴게···.



김태형
그게 몇 년이 되든 간에_

차여주
그만해.


우리의 끝을 조금 더 늘려보려하는 너였고,

그 끝을 앞당기려 애쓰는 나였다.


차여주
······제발.

차여주
그만하자.


한겨울_ 다 터져버린 입술만 계속해서 깨물던 너는, 파르르_ 떨리는 손으로 내 옷깃을 붙잡았다.



김태형
누나는 내가 싫어···?


김태형
그럴 리가 없잖아...


김태형
누나가 얼마나 나를 좋아해줬는데···.


마치 이 상황을 믿을 수 없다는 듯, 연신 고개만 저어대며 나를 바라보며 몇 방울의 눈물만 흘렸었다.



김태형
왜 그래... 누나···.


김태형
제발······.



김태형
내가 더 잘 할게···. 약속해···.

차여주
······이제 나한테 넌 필요가 없어.

너를 떨어지게 할 마지막 한 마디였다.

그 정도까지의 진심은 아니었는데_ 그 방법뿐이었다.

그 한 마디를 들은 넌, 그제서야 모든 걸 직시하고 붙잡았던 내 옷깃을 천천히 놓으며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



김태형
······아.

한숨과 탄식이 섞인 짧디 짧은 너의 말에는,

허탈함과 공허함이 가득했다.


초점을 잃은 듯, 흘러내리던 눈물을 모조리 닦아낸 너는 마지막으로 나에게 말했었다.




김태형
기다릴게···.



김태형
나한테는 누나가 필요해···.



라고, 아주 작게.




···



길고 긴 의문을 돌아서,

나는 왜 헤어졌을까_의 질문에 이르게 했다.

그 대답은_

너무나도 평범했다.



너는 성인이 된 나와 달리, 10대의 끝에 서게 되어_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를 맞이했기에

나로 인해 그 시간이 헛되게 물들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그래서 너를 떠났다.

사람은 몸이 멀면, 마음도 멀어지는 법이라고들 하길래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줄 알았다.

나는 너를 잊은 줄 알았고, 너도 나를 잊었을 줄 알았는데

오늘 내가 본 너는 여전히 나를 기억 속에서 지우지 못했고

어쩌면 나도_

너에게 남은 감정이 있는 걸까_라는 의문이 들게 했다.


···




김태형
······.


아무 무늬조차 없는 검정 계열의 문을 앞에 두고 선 채로 눈을 지그시 감는 태형.

두 손을 쥐었다 폈다를 반복하며 무언가를 망설이고 있는 듯 보인다.



문을 열 생각은 없었다.

애초에 이리로 올 생각도 없었고.

데스크에 재차 그녀의 이름을 대고, 방 호수가 맞는지를 확인한 다음으로_

정신을 차려보니 1229호 앞이었다.


지금 쯤이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런 나를 귀찮아할까, 아니면 조금이라도 그리워해주려나.

후자이기를 바랐다. 차라리 지금의 이런 내가 덜 비참해지는 길이었으니.


하지만 이런 생각도 이쯤에서 그만둬야했다. 혹시나 당장이라도 문을 열고 나오면,

천하의 미련남으로 기억될 게 분명하니까.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돌렸다.

1229호 문을 완전히 등진 채, 흐트러지려는 마음을 겨우 다 잡고 한 발 떼려 했을까.



수트 자켓 안주머니에 있던 폰으로부터 진동이 울리기 시작했다. 그걸 망설임 없이 바로 꺼내드는 나였고.



저장되지 않은 번호였다. 그 때까지만 해도 일적으로 누군가에게 연락이 온 줄 알았지.

눈을 감고, 잠겼던 목소리를 가다듬으며_ 전화를 받아



김태형
- 네, 김태형입니다.


인사를 건네기 무섭게_

들려오는 목소리라곤 꽤나 익숙했다.

- "···태형아."



김태형
- ······누구시ㅈ...



재차 질문을 하기도 전에, 이 목소리의 주인을 알 것 같기도 했다.


김태형
- ······.


김태형
- ······누나.

- "응···. 나야."

놀라기 보다는, 전화기 너머로 전해지는 물기 젖은 목소리에 걱정이 앞섰다.


들려오는 목소리와 동시에_ 아니나 다를까, 뒤를 돌아 그녀가 있을 방을 가만히 응시하는 태형.


- "할 말이··· 생겨서."

그녀의 방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려는 그였지만


- "나한테 오지는 말아줘."

뒤이어 들려오는 그녀의 한 마디에_ 잠시 주춤했다. 짧은 고민 끝에 1229호 문을 마주보는 복도의 벽에 힘없이 등을 기대긴 했어도.





김태형
- ···알았어, 듣기만 할게.

그 후론 듣기 좋은 중저음의 대답만이 텅 빈 복도에 고스란히 울려퍼질 뿐, 그 어떠한 소리도 남아있지 않았다.



++ 지루하지만, 늘 관심 가지고 끝까지 봐주시는 독자 여러분들 감사드립니다:)🤍💨

++ 여주씨는 전화를 왜 했을까요...! 아차, 다음 화 분량 최고로 길 것 같아요🤔 맛보기를 원하신다면 오늘 안에 8화 예고를 업로드를 해볼 계획인데 독자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