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婚姻忧郁》

第40集 | 明知自己是坏人

윤정은 잠시 말을 잃고서 그를 바라봤다. 그동안 만나왔던게 한 순간에 사라지는 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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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현

근데, 이건 좀 너무하네. 남의 일기를 마음대로 열어보고.

매트리스 위에 올려진 자신의 일기가 적힌 다이어리를 손에 잡아 쥐었다. 보물 다루듯 소중히.

그의 입장에선 보물이나 마찬가지 일 수도 있겠지. 여주와 헤어진 지금,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건 일기 뿐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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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정

…그 여잔 알아?, 오빠가 이렇게 질척이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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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현

아마- 알지 않을까. 며칠전에도 거하게 질척거렸거든.

전 연인을 잊지못한 걸 들킨 사람치곤, 우현의 얼굴은 죄책감 하나 없어보였다.

자신도 알긴 아나보다. 자신이 여주에게 질척거리고 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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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정

…대체, 대체 왜 나랑 결혼하겠다고 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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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정

이렇게나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서, 대체 왜…

그의 말에 놀라 눈물이 멈춘 것도 잠시. 또 다시, 수도꼭지가 열린 것 처럼 눈물이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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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현

나도 싫었어. 너랑 결혼 하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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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현

지금도 후회 해. 왜, 너희 아버지한테 병원비를 빌렸을까. 하고.

눈물을 흘릴 때면 손으로 닦아주던 그가, 이제는 차가운 눈으로 자신을 바라봤다. 손길은 커녕, 따뜻한 눈빛 하나도 내어주지 않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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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현

그랬다면, 너희 아버지 등쌀에 밀려 결혼을 강요받지도 않았을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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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현

나와 여주는 계속 만나고 있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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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정

…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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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현

네가 나를 마음에 들어한다고, 네 아버지에게 말 하지 않았다면 말이야.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윤정을 뒤로한 우현이 다이어리를 집어들고 침대 아래로 내려갔다. 그러니까 그만 울어, 이젠 달래줄 이유도 없으니까.

사실 처음부터 그를 맞이했을 때 부터 알고있었다. 그는 나에게 관심이 없다는 걸.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한다면 언젠가는 진심이 될 거라 생각했다. 나를 향한 마음이.

그리고 그 진심이, 통했다고 믿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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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정

저기 오빠. 나랑 결혼… 하자!.

그가 어떤 표정을 짓고있는지 몰라, 두 눈을 질끈- 감고 그에게 청혼했다.

하지만, 두 눈을 감고서 2분이 지났음에도 답이 들려오지 않았다. 그래서, 천천히 눈을 떴을 땐… 우현이 공허한 표정으로 스테이크를 썰 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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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현

……그렇게 해.

그때는 청혼을 받아줬단 사실이 너무나 기뻐서 눈치채지 못 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우현의 표정이 또렷히 기억에 남았다.

우현은 이미 알고 있었던 거야. 내가 자신에게 청혼 할 거란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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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정

오, 오빠!!… 잠깐만, 잠깐!…

침실 밖으로 나가려던 우현의 바치춤을 다급하게 붙잡았다. 정말 단 한순간도 없었던 걸까. 나를 여자로 생각한 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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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정

아버지가… 오빠한테 말 했어?, 내가 청혼할 거라는 거.

입고있던 잠옷자락이 파르르- 하고 떨리고있었다. 아마, 이건 윤정의 손이 떨리는 거겠지. 느긋하게 두 눈을 닫아버린 우현이 옅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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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현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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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정

그래서… 오빠한테, 청혼을 받으라고 말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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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현

어.

윤정은 듣고자 했던 질문의 답을 다 듣자 바지춤에서 손을 뗐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손이 추락했다.

우현은 단 한 순간도 윤정을 연인이라 생각해 본 적이 없던 거였다.

그저 돈 많고 권력자가 시키는 일이니까. 그래서, 윤정을 연인처럼 대 했던 것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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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현

…네가 원한다면, 결혼식은 계속 진행해.

뜻 대로 움직여 줄테니까. 라고 말하는 그 말에 윤정이 심장에 찌르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이런 지경까지 왔는데, 어떻게 결혼을 해…

우드 빛의 바닥에 투명한 눈물이 투툭- 하고 떨어짐과 동시에, 촉촉하게 젖은 목소리를 뒤로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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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정

…안 해, 이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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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현

……그래.

가차없이 돌아섰다. 원하던 바 였다. 더이상 강제적인 결혼을 이어가지 않아도 되니까. 뒤이어, 윤정의 목소리가 다시 한 번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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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정

넌… 진짜 나쁜새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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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정

“그 여자한테도, 나한테도…”

숨길을 한 번에 내뱉은 우현이 뒤를돌아 윤정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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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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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현

나쁜 놈인거.

자신이 나쁜 놈이라는 걸 아는 그는, 진짜 ‘나쁜 새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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