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步之遥

被坑了

이서연

"....오빠.."

그의 옆에는 어떤 여자가 있었다. 친근하게 웃으며 나란히 걸어오는 모습.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그 자리에 멈춰 선 채, 서연은 한 발짝도 옮기지 못했다.

웃는 얼굴. 그 얼굴을 옆에서 바라보는 여자.

너무 자연스러워서, 너무 따듯해서… 차마 시선을 뗄 수 없었다.

그 순간, 승철의 눈이 서연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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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쿱스(승철)

"어? 서연이네? 안녕~"

이서연

“아... 오빠. 안녕하세요.”

억지로 입가를 올리며 인사를 건넨 서연의 목소리는 뚝뚝 끊겼다.

승철은 스텝으로 추정되는 해당 여성과 인사를 하고선 헤어졌고

서연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그런 승철을 보는 서연은 말끝마다 묻어나는 억지 웃음에 그 누구보다 본인이 더 잘 느끼고 있었다.

승철은 가볍게 웃으며 서연을 옥상으로 데려갔다. 두 사람은 자판기에서 음료를 뽑아 손에 들고, 높고 한적한 옥상 난간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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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쿱스(승철)

"서연이 너, 요즘 진짜 잘한다. 뉴스에도 나오고, 데뷔 초 치고는 반응도 괜찮고. 멋지더라?"

이서연

"...과찬이세요. 사실 아직 부족한 게 많아요..."

서연은 애써 침착한 표정을 지었지만, 마음속 파도는 이미 고요함을 잃었다.

그리고 이어진 승철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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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쿱스(승철)

"아 나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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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쿱스(승철)

그 누나 있잖아. 그때 얘기했던 사람. 연락은 하는데 뭔가 그 이상은 어려운 분위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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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쿱스(승철)

확신도 없고. 서연이는 여자 입장에서 이런 상황 어떻게 생각해?"

그 순간, 서연의 손에 쥐어진 캔음료가 차갑게 식어갔다.

이서연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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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쿱스(승철)

"응?"

이서연

"...저한테 그런 얘기 하지 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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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쿱스(승철)

"...응? 미안하다, 혹시 듣기 그랬나?"

이서연

"...저는... 그런 얘기 듣고 싶지 않아요.

이서연

저...저 있잖아요..."

서연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두 손이 조용히 떨렸다. 감정이 벼랑 끝에 서 있었다

그 순간, 승철의 표정이 진지하게 굳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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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쿱스(승철)

"서연아."

이서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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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쿱스(승철)

"하지 말아주라."

그 한마디.

그 짧은 말이 얼마나 단호하게 느껴졌는지, 서연은 눈을 크게 뜬 채 숨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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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쿱스(승철)

"...난 너 진짜 친동생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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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쿱스(승철)

너 연습생 때부터 쭉 지켜봤고, 그때부터 그냥... 도와주고 싶었어. 그게 다야."

이서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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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쿱스(승철)

"너한테 이런 감정이 있는지는 사실 어느 정도 알았었어 확실하지가 않았어서 그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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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쿱스(승철)

근데... 나는 그 마음을 받아줄 수는 없어. 미안해."

이서연

"...알고 있었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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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쿱스(승철)

"그래서 이렇게 말하는 거야. 더 깊어지기 전에 얘기하는게 맞을 것 같아서."

그 말과 함께, 승철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그저 짧게 한숨을 내쉰 뒤 옥상 문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서연은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다가, 두 다리에 힘이 빠지며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진짜 끝나버렸다.

이서연

"...하...하윽..."

어깨가 들썩이고, 눈물이 쏟아졌다. 하염없이 울었다.

아무도 없는 옥상에서, 바람 한 점 없는 허공을 바라보며.

울음이 목구멍을 막아올랐고, 쉴 새 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에 얼굴은 이미 엉망이었다.

사랑을 말 한 번 꺼내보지도 못한 채, 그렇게 놓아주어야만 했던 서연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이별이, 그렇게 끝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