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步之遥

回响中的震动

그렇게 정한과 서연은 돌아와 자리에 앉았고, 테이블 위엔 이미 정한이 사온 커피 두 잔이 고요히 놓여 있었다.

무거운 공기 속에서 어색한 정적이 잠시 흘렀다. 정한은 커피를 집어 조용히 한 모금 마셨고,

그 사이 서연은 조금 뒤늦게 자리에 앉은 채 손끝으로 종이컵 테두리를 살짝 돌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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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쿱스(승철)

"아, 맞다 서연아. 나 고민상담 할 거 있어~ 크큭."

침묵을 깬 건 승철이었다.

커피를 마시며 장난스럽게 꺼낸 말에 서연은 흠칫 놀랐다가, 조금 상기된 미소로 승철을 바라봤다.

이서연

"아, 응…? 뭔데? 예전에 내가 오빠한테 고민상담 꽤 많이 했었던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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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쿱스(승철)

"그러니까~ 나도 좀 해보려고~"

정한은 그 대화를 조용히 듣고 있었다.

서연의 눈꼬리에 스친 얇은 떨림, 어색한 웃음. 그런 걸 정한은 모른 척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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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

"뭘 말하려고 이래?"

정한은 컵을 테이블에 내려놓으며 낮게 물었다. 승철은 ‘들어봐~’ 하고 씩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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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쿱스(승철)

"나 요즘 봄 타는 거 같아. 막 외롭고 그렇단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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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

"그래서?"

정한은 흥미 없어 보이는 목소리로 대답했고, 서연은 조심스럽게 눈빛을 떨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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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쿱스(승철)

"연습생 때 좋아했던 누나가 있었는데, 최근에 우연히 마주쳤거든?"

그 순간 서연의 손가락이 컵을 감싸던 동작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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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쿱스(승철)

"기억나더라? 그때 그 감정이. 애인도 없단 말 듣고 괜히 혼자 생각 많아지더라고."

승철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서연의 표정은 금세 얼어붙었지만, 이내 미소를 그려냈다.

아무 일도 없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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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쿱스(승철)

"그래서 서연아~ 여자들은 이럴 때 어떤 식으로 다가가면 좋아해?"

서연은 눈을 크게 뜨고 한 박자 늦게 반응했다.

이서연

"어…음,

이서연

그냥 편하게? ‘식사 한번 하자’ 이렇게…부담 없이요."

얇은 미소와 조심스러운 말투.

그 안에는 누구도 모르게 꾹 눌러 담은 감정이 스며 있었다.

정한은 그 순간, 그녀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봤다. 웃고 있는 입꼬리와는 다르게, 창백한 눈동자.

정한 image

정한

"야, 쿱스야."

정한은 갑작스럽게 무거워진 톤으로 말을 꺼냈다.

승철은 웃다가 그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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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쿱스(승철)

"잉??"

정한 image

정한

"들어가자. 커피도 다 마셨고, 서연 씨… 좀 피곤해 보인다."

그 말에 승철은 '아??' 하면서 서연을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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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쿱스(승철)

"어? 어우, 미안. 내가 그렇게까지 생각은 못했다. 상담고마워 역시 서연이 내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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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

"그만하고 가자고. 좀."

그 말에 정한은 머리에서 무언가 끊기는 것 같았고, 승철에게 조금 화가난듯 고개를 숙이며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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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쿱스(승철)

"야, 뭘 정색까지 하냐? 아우, 간다 가. 어우씨 윤정한 너 따라오지마~!!"

승철은 정한에게 약간 삐진듯 서연에게 인사를 하고선 나갔고,

정한은 고개를 들지않은채 그 자리에 앉아있었다.

서연은 그제서야 승철을 보며 웃던 표정이 원래 지으려던 표정으로 돌아왔고,

세상을 잃은듯한 그녀의 표정은 그 안에 더한 무력감이 숨어있는 것 같았다.

정한은 남은 커피를 손끝으로 천천히 밀었다. 아직 식지 않은 잔.

이서연

"저, 선배님…"

서연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다.

정한은 여전히 시선을 내리고 있었고, 그녀는 작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이서연

"또 도와주신 거죠…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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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

"...."

이서연

"정말 죄송해요. 저는 그냥 선배님이 좋은 마음으로… 그런데 제가 자꾸 막 표정관리도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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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

"....하지마"

정한은 짧고 낮게 말했다. 서연은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며 멈칫했다.

"..네?"

그제야 정한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조용히, 그러나 단단한 눈빛으로 서연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정한 image

정한

"내 앞에서 그런 표정 하지 말라고..."

그 한마디.

그 말에 서연은 당황해 두 손을 모으며 숨을 들이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