我爱你,但很悲伤。
7,在梦中


여주는 지금 제 볼 살결에 닿은 승철의 손길이 끔찍하기 그지없었다.


여주
.. 손 치우십시오.


승철
뭐?


여주
그가 아닌 다른 이의 손길이 닿는 건,


여주
더군다나 당신이면 이루 말할 수 없는 기분입니다.

여주는 표정을 싸하게 굳히며 승철의 손목을 세게 휘어잡았다.


승철
.. 하?

승철의 표정이, 보기 좋게 일그러졌다.


여주
...

그대로 저를 응시하는 승철의 표정이, 그 날의 기억을 되살리는 것만 같았지만 여주는 쉽사리 눈을 피할 수 없었다. 지기 싫었다. 행복을 깨부순 존재에게 결코 피하고 싶지 않았다.

이대로 죽임 당하는걸까? 처참히, 그의 곁으로 가는걸까? 여주의 눈동자가 흔들렸지만,

예상 외로 승철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손목을 잡아낸 여주의 손을 되려 부드럽게 꽈악 잡아주었다.


승철
여주야, 괜찮아.

다정한 눈길로,


승철
많이 힘들었겠다.

저와 눈맞추며,


승철
이제 내가 있잖아.

상냥하게 안아주는 온기가,



승철
다 괜찮을거야.

그 모든것이 정한과 겹쳐보이기만 했다.

여주의 흐린 눈동자에서 하염없는 눈물만이 흘렀다.

그리고, 그 날 여주의 꿈엔 정한이 나왔다.

저만치 그다지 멀지 않는 거리에서 정한은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여주는 멍하니 그를 바라보다 한 발짝, 두 발짝 내딛었다.


정한
.. 여주야.

그 순간, 정한이 여주를 돌아보며 짧게 이름을 내뱉었다.


여주
.. 정한아..

여주는 더 다가가, 정한의 앞에 섰다.

그러자 정한이 여주의 손을 잡곤 끌어당겨 제 품에 안기게 했다.


여주
....!


정한
여주야,


여주
..

꿈에서라도 만난 정한의 품은 여전히 따스했다.


정한
나는- 너를.

그 순간, 꿈이라 그런것일까. 비현실적으로 정한의 형태가 편린이 되어 조각조각 공중으로 흩어지고 있었다.

흩어지고 그 안에서 보인 사람은,


승철
좋아해.

정한의 말을 잇는 승철이었다.

진득한 승철의 눈동자와 마주해버린 여주는 헉헉대며 잠에서 깨어났다.


여주
아, 아아.. 아.


원우
.. 괜찮으십니까?


여주
아, 원우야..


원우
끙끙대시길래 들어와봤더니, 식은땀에 흥건하게 젖어계셨습니다.


원우
.. 무슨 악몽이라도 꾸셨사옵니까.


여주
... 원우야.

여주는 불 꺼진 어두운 방에서 원우의 손을 찾아내 꽈악 잡았다.


원우
.. 네, 저 여기 있습니다.


여주
.. 원우야...

원우가 여주의 등을 받쳐주자 여주는 일어나 원우의 품에 기댔다.


원우
....


여주
원우, 원우야-...

여주는 그 품속에서 한참이나 울었다.

그 비통한 울음소리가, 잔인하게도 또 원우의 심장을 찔러왔다.

분명 여주는 본인보다 더욱 더 아플텐데, 이런 고통을 어떻게 혼자서 버티는지. 원우는 여주가 너무나도 가엾었고, 애틋하자 아련했다.


원우
.... 여주..

이런 사람을 상대로,

아주 오랫동안 사모해왔다고는 절대 말하지 못하겠지.

원우는 또 심장이 아팠다. 쿵쾅쿵쾅 울려대며 욱신거렸다.



원우
... 항상, 사모해왔습니다.

울다 지쳐 잠든 여주를 품에 두곤 원우는 홀로 중얼거렸다.

또 하루가 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