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饥饿游戏》
1. 彩票



에피 트링켓
"행복한 헝거 게임 시즌이 되시기를! 그리고 확률의 신이 언제나 당신 편이기를!"

12번 구역 시장의 연설이 끝나자 에피 트링켓이 단상 위에 의자에서 일어나 큰 유리공 쪽으로 걸어간다.

추첨 시간이다.

에피 트링켓은 매년 그렇듯이 "레이디 퍼스트!"라고 외치고는 여자아이들 이름이 든 공 쪽으로 간다.

그녀가 공 속에 팔을 집어 넣고 종이쪽지 한 장을 집어 꺼낸다.

관중은 동시에 숨을 훅 들이마시고, 광장은 숨 쉬는 소리까지 들릴 맘큼 조용해진다.

토할 것 같은 느낌이다.

나는 너무도 절박하게 빌고 또 빈다.

제발 내가 아니길, 제발 내가 아니길, 내가 아니길.

에피 트링켓은 쪽지를 펴고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이름을 읽는다.

내가 아니었다

이여진이다.

예전에 나무 위에 덫은 설치하고 거기 앉아 꼼짝도 하지 않고 사냥감이 지나가길 기다린 일이 있었다.

그러다 깜빡 조는 바람에 나는 3미터 아래의 땅으로 추락했다.

등부터 떨어졌는데, 그 충격으로 내 폐 안에 있던 공기가 모두 없어져 버린 듯했다.

나는 그대로 누워있는 것만으로도 버거웠다.

숨 쉬는것, 내쉬는것, 일어나지도 못 할만큼

이게 죽는건가 싶은

눈을 감으면 그대로 죽어버릴 것만같이 숨 쉬기가 힘들었다.

지금 내 느낌이 딱 이렇다.

뇌 속에서 맴도는 그 이름에 너무 큰 충격을 받은 탓에, 호흡을 어떻게 하는지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누군가 내 팔을 움켜잡는다.

경계에 사는 남자아이다.

내가 쓰러지려 해서 잡아줬나보다.

뭔가 잘못됐어.

불가능한 일이라고.

이여진 이름이 적힌 쪽지는 수천 장 중 단 한장뿐이었는데!

여진이는 뽑힐 수가 없었다.

배급표도 늘 내 이름으로 받고, 여진이는 절대 그러지 못하게 했다.

먼 곳에서 관중들이 마음에 안 든다는 듯 나지막하게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11살짜리가 뽑히면 관중들은 늘 이렇게 반응한다.

너무 불공평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진이가 두 손을 옆구리에 붙인 채 딱딱하게 굳은 다리로 단상을 향해 걷는다.

정신이 퍼뜩 든다.

이여주
"이여진!"

나는 소리 질렀지만 목이 메어 말이 똑바로 나오지 않는다

목이 좀 나아지자마자 다시 외친다.

이여주
"이여진!"

다른아이들이 몸을 비켜줘 단상까지 바로 이어졌다.

여진이가 단상 위로 올라가기 전 나는 이여진을 뒤로 낚아채고는 말했다.

이여주
"내가 자원할게요!"

이여주
"내가 조공인으로 자원할게요!"

원래 자원 절차는 구역마다 다르고, 까다롭다.

1, 2, 4번 구역은 프로 조공인이라고 헝거게임에 참가하기위해 아주 어릴 때부터 훈련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12번 구역은 헤이미치 단 한사람의 우승자를 배출했다.

12번 구역에서 '조공인'은 '시체'의 동의어나 다름없다.


에피 트링켓
"멋지군요! 하지만 절차상으로, 먼저 당첨자를 소개한 다음 자원자가 없는지 묻고, 만약 자원자가 나서면 그다음에 음...."

에피 트링켓도 절차를 잘 모르기 때문에 결국 말꼬리를 흐린다.

시장이 무슨 상관이냐고 묻는다.

그는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본다.

우리 엄마는 시장의 아내와 절친이었다.

아빠는 경계 출신이고 엄마는 시내 출신이다.

시내 출신인 엄마와 시장의 아내 그리고 그의 아내의 쌍둥이 여동생은 서로 절친이었고, 사이가 좋았다.

하지만 쌍둥이 여동생은 15주년마다 돌아오는 특집 헝거게임 때 죽었고 그 헝거게임에서 헤이미치가 우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