单恋带来的暴力。

第四集:如果我的人生是一部电视剧……04

점심시간. 같이 밥을 먹을 사람도 없었다. 아, 조연하는 내게 친해지자고 했지만 역시 인기가 많은 여주인공은 이 하찮은 엑스트라와 같이 밥 먹을 시간이 없다. 그래서 나는 주연하는 먼저 보내고 매점에 갔다.

점심시간이 시작된 지 얼마 안 돼서 그런지 평소 같았으면 바글바글 하던 매점이 텅텅 비었다. 나는 초코 우유를 꺼내 계산을 했다. 1200원을 내고 매점에서 나왔다. 그리고는 운동장 가장자리에 있는 벤치에 앉았다.

사실 말로만 가장자리지 풀 숲에 파묻혀 있는 벤치나 다름 없었다. 그래서 이 곳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아니, 한 명도 없다. 나를 제외하고 선.

초코 우유를 들고 벤치에 앉아 등받이에 등을 기댔다. 그리고는 눈을 잠깐 감았다. 초록색과 파란색으 로 뒤 덥히던 세상이 어둡게 변했다.

무언가 그 어둠은 날 닮은 것 같았다. 푸릇푸릇한 초록색과 생기 넘치는 파란색은 그와 그녀를 닮았다. 그리고 그 들에게서 잠깐 떨어지면 보이는 암흑은 날 닮았다. 나는 그렇게 느꼈다.

한숨을 내쉬고 눈을 떠 초코 우유에 빨대를 꽂아 마시기 시작했다. 갈증이 해소 되는 것 같았다. 행복했다.

그래, 나는 다른 우유는 못 마신다. 딸기는 먹을 수 있지만 이상하게도 딸기 우유는 못 마신다. 바나나도 마찬 가지. 그래서 나는 과일로 된 우유들은 모두 못 마신다. 과일들은 먹을 수 있는데.

그래서 나는 초코 우유. 딱 그 것만 먹을 수 있다. 누가 코코아를 열매 그 자체로 먹겠냐고. 가공해서 만들었지 때문일까? 이상하게 초코 우유만 먹을 수 있다.

근데 여주인공인 주연하는 딸기우유를 좋아한다고 한다. 그래서 변백현은 매일 아침마다, 점심마다 딸기 우유를 사서 주연하에게 준다.

나는 그 모습은 그저 먼 뒤에서 바라 보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 모습들을 부러워했다. 변백현에게 우유를 받을 수 있는 가치는 않 되지만 그래도 부러웠다. 허, 내가 뭐라고….

조연비 image

조연비

“하, 반이나 들어가자.”

나는 반에 들어가 누워 있을 생각이다. 그래서 초코 우유 종이각을 가지고 풀 숲 뒤에서 나왔다. 그리고는 반으로 가는 길 도중 변백현을 만났다. 아니, 정확하게는 내가 변백현을 봤다.

역시 변백현은 그녀에게 줄 딸기 우유를 들고 가고 있었다. 나는 내 손에 들려 있는 처량하고 가벼운 초코 우유각이 무언가 나는 닮은 것 같았다.

초라하고 처량한 나와 아무 것도 없으니 버려지게 될 우유각과. 정말 많이 닮아 있는 것 같다.

반에 들어가 나는 초코 우유각을 버렸다. 내가 버려지는 느낌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이 단호하게 버렸다. 그렇다고 쓰레기를 가지고 있을 수 없으니.

버리고 자리에 앉자 맛있게 딸기 우유를 마시고 있는 주연하가 보였다. 그리고 그 옆에는 당연히 뿌듯한 얼굴을 하고 있는 변백현이 있었다.

나는 그 둘을 보다가 그냥 엎드려 버렸다. 보기 싫었던 것 일까? 그 무엇도 내게 감흥을 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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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연비야.”

엎드려 있었을까 그렇게도 내가 듣고 싶었던 낮은 것도 아니고 높은 것도 아닌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들자 역시 내 예상대로 변백현이 있었다.

변백현은 무엇을 말하려는 지 좀 머뭇거렸고 나는 그런 변백현을 충분히 기다려주었다. 언제 또 얼굴을 맞대고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올 까. 이 시간은 내게 정말 행복한 시간이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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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자. 여기 마셔. 연하 꺼 사면서 네 꺼도 샀어.”

그가 내 책상 위에 올려 논 것은 그 어떤 우유도 아니고 초코 우유였다. 사실 주연하 것을 사면서 샀으면 거의 딸기 우유를 사는 것이 맞는데.

변백현은 초코 우유를 사줬다. 내가 딸기 우유를 못 마신다는 것을 알고 있는 거처럼. 평소 같았다면 그냥 지나갔겠지만, 오늘은 물어 봐야 겠다. 아니, 물어보고 싶었다. 그 많은 우유 중에 왜 초코 우유냐고.

조연비 image

조연비

“초…..초코?”

하지만 당당하게 물어볼 거라는 내 마음과는 다르게 역시 소심하게 말이 나왔다. 그리고는 말까지 떨렸다.

변백현은 내가 얼마나 바보 같고 병신 같을 까. 하, 그냥 망해야 하는 건 가. 부정적인 생각들이 머리 속을 헤집어 놨을 때, 변백현은 그런 내 머리 속을 한 번에 정리해주었다. 그 것도 딱 한 문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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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너 다른 건 못 먹잖아.”

나는 놀랐다. 사실 이런 건 아무도 모른다. 당연히 모를 수 밖에 없다. 5년이나 같이 다닌 박찬열도 모르는 것이 이 거였다.

하지만 변백현은 알고 있었다. 내가 초코 우유밖에 못 먹는 다는 것을. 순간 당황한 나는 변백현에게 다시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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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비

“그 거 어떻게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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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백현

“그냥. 평소에 네가 매점에서 사는 것이 초코 우유밖에 없잖아. 그리고 길거리를 걷다가 너와 박찬열을 봤는데, 네가 못 먹는다고 말해서 기억하고 있었어.”

기억하고 있었어. 기억. 그 단어가 오늘 따라 기분이 좋았다. 변백현이 나에 대한 것들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

나는 고개를 끄덕인 후 초코 우유를 마시기 시작했다. 아까 벤치에서도 마셨지만 이 것은 그 거와는 다른 맛이다. 분명 똑 같은 우유인데. 좀 더 달콤하고, 달았다. 그리고 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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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비

“아, 고….고마워…”

그래도 고맙다고는 해야 겠다는 생각에 살짝 고개를 들어 변백현에게 고맙다고 했다. 하지만 변백현은 주연하와 이야기 중이 여서 내 말을 못 들었다.

나는 그 모습에 한 숨을 푹 쉬고는 다 마신 초코 우유각을 납작하게 접었다. 한 순간에 부풀어 올랐다가 납작해진 우유각을 보자 무언가 나와 닮은 느낌이 들었다.

변백현의 한 행동에 순간 부풀었다가 쉽게 납작해지는 그런 내가. 정신을 차려야 한다. 아무리 변백현에 내게 말을 많이 걸어도, 나는 더 이상의 마음을 변백현에게 주면 안 된다.

왜 냐? 이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변백현과 주연하이기 때문이다. 엑스트라가 남주인공에게 마음을 더욱 주게 되면 이 이야기는 나만 아픈 이야기로 변한다.

그러니 내 마음에 딱 20정도만 빼놓고 사라진 그 80을 슬슬 수거해야 한다. 내가 아프지 않으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