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你愿意答应我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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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우리, 친구잖아.

박지민은 내 말에 흔들렸는지 잠깐 걸음을 뒤로 했다. 그리고서는 나에게 손을 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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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그럼 이제 가자고. 저 새끼랑은 친구 아니잖아.

오, 뭐지. 통했나. 뭐지.

나는 살짝 얼떨떨한 표정으로 김태형에게 살짝 고개를 까닥여 인사를 하고, 박지민의 손을 잡았다. 김태형은 꼭 무슨 말을 할 것처럼 입을 달싹거리다가는.

결국은 다시 내가 그려둔 감자 몇 덩이 설계도를 들고 가만히 서 있는다.

나 지금 이대로 끌려가면 내일의 목숨을 보장 못 할 거 같은데.

나는 다급한 마음에 손에서 땀까지 나기 시작했다. 천천히 플러번의 기숙사 복도 쪽을 걸어가며, 딱 하나 느낀 감정. 꼭 어리가 텅 빈 것 같았다.

허허, 살려줘. 허허.

레임의 기숙사 쪽까지 걸어가, 기숙사 광장 앞에 서서야 박지민은 내 손을 놓는다.

나를 쳐다보는 박지민의 눈빛이 굉장히 강렬하다. 그러니까, 설명을 강렬하다고밖에 못 할 거 같은 그런 눈빛인데… 그러니까, 째려보는 거 같으면서도 애정이 담겨 있는?

그리고 상당히 어딘가 화가 난 것 같은 눈빛이기도 한데, 그건 무엇 때문인지 대충 이해할 수 있을 거 같다.

아마 김태형이랑 같이 있어서이기 때문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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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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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너 한예화 맞는지 아닌지 똑바로 말해.

아마 여기가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치면 선택지 정도 되겠지.

물론, 나한테 좋은 선택지를 알려주는 아이템 따위야 없다. 있으면 천지신명에게 백팔배라도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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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그럼 누구겠어?

박지민의 시선에 의심이 한가득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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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다만, 방학 동안 조금 고생을 했을 뿐이야. 알잖아, 그 가정…

앗 시발 여기서 가정부라고 말하면 안 되잖아!

나는 빠르게 목을 가다듬고 다시 말했다. 최대한 천천히, 여유롭게. 후하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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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벨라랑 같이, 돌아다닐 때가 많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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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근데 왜 김태형이랑 붙어다녀? 전정국도, 너랑 아무 관계 없는 사람이잖아. 근데 왜 같이 다니냐고.

박지민은 원한이 가득한 얼굴을 했다. 꼭 사랑 고백에 실패했지만 바로 그 이후에 남자친구가 생겨버린 짝사랑 대상을 바라보는 얀데레 남자아이 일호의 눈빛.

그리고 내 입장에서 이걸 보고 생각나는 건 하나 뿐이다.

얘는 한예화를 위해서라도 나를 위해서라도 빨리 끊어놓는 게 나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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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나한테 그만 집착했으면 좋겠다. 지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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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장난해?

박지민이 금방이라도 뺨을 때릴 것처럼 제 하얀 손을 들어올렸다.

지민아, 니가 한예화의 몸을 한 나를 안 때린다는 건 당연히 알고 있지만, 그러니까 좀 무섭다?

내가 무슨 얼음마냥 차갑게 파고드는 박지민의 시선을 힘들어하고 있을 때,

쾅!

문짝이라던지 유리창이라던지, 아무튼 무슨 물체가 바닥으로 내려앉는 소리가 들렸다.

흐미 시발!

나는 최대한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심장이 두근두근 설리설리 뛰는 것을 최대한 무시하면서 자연스럽게 박지민을 바라보았다.

박지민의 시선은 한 기숙사 문을 향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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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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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 미안.

전정국?

시선 끝에는 전정국이, 문의 반을 거의 쪼개면서 나와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 그 소리가 문을 열… 아니 문을, 부순 소리였구나. 문을 뭐, 응. 어떻게 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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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못생긴 또라이 구해줘야 해서.

못생긴 또라이? 잠깐만, 전정국이 웃어?

차마 따지거나 도망치려고 하기도 전에 내 몸은 어느새 자연스럽게 미러 속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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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너 여기 전세냈냐?

그리고 세상에, 한예화를 못생긴 또라이라고 부르다니. 박지민이나 한예화 추종자들 몇 명이 들으면 기절초풍을 하겠구나.

내가 작품 내에서 얼마나 혼신을 다해 한예화는 예쁘고 환상적인 얼굴에 존예롭다고 설명을 설명을 그렇게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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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그리고, 못생긴 또라이?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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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맞잖아. 못생겼고, 미쳤고.

전정국은 나를 아무 잘못 없다는 듯이 바라본다. 꼭 눈밭 속의 강아지처럼.

한예화 정도면 그냥 예쁜 게 아니라 여신의 미모라고 해도 될 정도의 얼굴인데, 그걸 보고 못생겼다고 할 정도면 니가 존나 잘생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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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왜, 불만 있어?

…존나 잘생겼네.

난 최대한 불만이 있다는 자세로, 양반 다리를 해서 가만히 앉아있었다. 볼을 마구마구 부풀리면서.

그러나 전정국은 나를 쳐다볼 생각도 하지 않고 둥둥 떠서 앉아있어, 나는 바닥을 신발로 계속 툭툭 두드려야만 했다.

날 봐 날 봐 귀순, 날 봐 날 봐 귀순. 날 봐 날 봐 지금 당장 날 봐요. 너님이랑 할 얘기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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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뭐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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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그래, 니가 현자를 즐기고 있는 건 잘 알겠는데, 진짜 미안한데. 이거 하나만 물어보자. 쳐다봐줘서 미리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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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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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나 왜 도와줬냐? 그니까 방금, 박지민한테서.

전정국은 잠깐 가만히 있다가 나에게 하얀 빛나비들을 날렸다. 빛나비들은 나에게 날아와, 한예화의 몸에 부딪히고는.

하얗게 빛나는 먼지가 되어서 사라졌다.

나는 판타지 덕후로써 이게 무슨 뜻인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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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축복?

그런데 그냥 축복은 아닌 거 같고, 설마 신의 축복인가? 짱 쎈 그거?

나는 온 세상의 짜증이 다 담겨있는 눈으로 전정국을 올려다보았다. 아니 이 물고기 따위가! 물고기 따위가 나에게 축복을 날려! 그것도 신의 축복을!

축복이라니까 좋은 거 같지만, 구속이나 마찬가지다. 행운이 생기는 대신 내가 축복을 해 준 사람과 하루 한 시간 이상 붙어있게 되는 거.

아마 박지민이 이걸 시도할랬다가 마력이 딸려서 실패했었던 그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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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이 사기, 아니 전정국 따위가 나한테 축복을 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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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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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

저는 당신이 무서워요. 그렇게 쳐다보지 마세요, 무서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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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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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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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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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왜, 저한테, 어, 축복을, 뿌리고 그러세요 정국님…?

내가 잔뜩 겁에 질려서 양 손을 부여잡고 말하자 전정국의 입꼬리가 슬 올라가는 게 보인다, 최대한 숨기려고 노력하지만 표정에는 다 드러나는 거 같다.

이… 이 새끼…! 나를 가지고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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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붙어있으려고.

그러니까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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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못생긴 또라이가 자꾸 부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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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내가 널 불렀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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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너무 잘 보여, 니가 좆같아서.

이게 진짜 날 열받게 만드네?

내가 벌떡 일어나자 전정국이 한 발짝씩 나에게 다가온다. 느리게, 허나 위압감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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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보이는 걸로는 안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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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그냥 무시하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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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내가 왜 너를 무시해, 못생겨서 소중해. 안 돼.

얘는 왜 자꾸 내가 못생겼다는 걸로 물고 늘어지려고 하지?

한예화의 키보다 훨씬 큰 전정국이 내 앞에 섰다. 내려다보는 눈빛이 전에 죽여버리겠다고 한 때랑은 확실히 다르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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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그럼 예쁜 이여주한테 가시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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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질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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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내가 박지민이야…?

내 말을 듣고 표정을 찌푸린 전정국이, 머리칼을 정돈한다.

그런데 얘 잘 보니 머리카락 정리하는 방법을 모르는 거 같다. 건드리니까 머리가 더 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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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그냥 이여주가 더 예쁘니까.

물론 니들 눈에만. 공식적으로 한예화가 세계관 최강 미인이거든. 작가 슈가프리가 승인했단다. 대신 여주가 주인공이니까 니들을 끌어들이는 힘이 있는 거지.

내 말에 전정국이 고민하듯이 잠깐 미러 밖을 바라보았다. 그리고서는 계속 그 곳을 바라본 채로 나에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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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예쁘고 착하지. 이여주.

물론 그것도 니들 눈에만. 착한 건, 뭐, 연기인 걸 최근에 알았으니까 좀 충격이 있긴 해. 어쨌든 겉모습으로 착한 걸로 치면 맞는 말이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자 전정국이 나의 고개를 들어올리게 한다.

미러 밖에 이여주와 민윤기가 가만히 서 있다. 둘의 표정은 꽤 맑다. 그리고 다음 순간에,

이여주가 금방이라도 미러 안으로 뛰어들 것만 같은 자세를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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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렇지만 더러워서.

이여주가 뛰어들려고 하자, 전정국이 커다란 얼음판을 위로 밀어 못 들어오게 막는다.

쾅, 얼음판이 깨지도록 세게 부딪힌 이여주는 꽤 억울해 보이는 눈빛으로 민윤기와 함께 다시 학교로 돌아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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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내가 더러운 건 잘 안 건드려.

오늘은 공지가 하나 있어요!

제가 드디어 독자 여러분들과 대화할 수 있는 오픈채팅을 개설했답니다. 작가는 관전중 독자분들뿐만 아니라, 나전일아의 독자 분들과도 같이 대화할 만한 곳을 만들었어요.

https://open.kakao.com/o/gFML3z9 이 곳이구요, 카카오톡 오픈채팅창에 ' 인예와 애기님들 ' 이라고 검색하시면 나온답니다.

다들 오픈채팅에서 만나, 작가와 친하게 지내요! 그럼 오늘도 즐겁고 좋은 하루 되시길 빌어요 독자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