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라면
#01
스물 두살에 만난 너와 연애한지도 5년.
가장 예쁠 나이에 만난 우리 둘은 5년동안 서로가 혼자라는 생각 한 번 안들 정도로 사랑해 왔다.
뜨겁게 사랑하고 사랑받는 일이 너무나 당연해서,
우리에게 권태기 따위는 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
5년이 지나건 10년이 지나건 영원할 줄 알았는데.
“남자는 다 변해.”
친구의 충고에 당당하게 반박하며 우리 정국이는 절대 그럴리 없다고 말한 자신이 부끄러울 정도로,
너는 차갑게 식었다.

어느 술자리에 가도 30분에 한 번씩 꼭 먼저 연락해주던 네가 새벽 4시가 다되어가도록 집에 도착했다는 가벼운 연락 한 통 하지 않았고,


내가 집으로 간다고 하면 자기가 데리러 가겠다고 신나하던 네가, 이제는 내가 아닌 다른 이들과 점심 약속이 있다며 피했다.

내가 보낸 마지막 카톡은 읽지도 않은 채,
그렇게 우리의 대화도 끝이 났다.
/
“야! 이게 얼마만이냐 전정국.”

“그러게ㅋㅋㅋ 잘 지냈지?”
“너는 더 잘생겨졌네. 부러운 새끼.”
“뭐래 ㅋㅋㅋㅋㅋ”
“오늘은 여자애들도 오는 거 알지?”

“응, 그래서 정상적으로 차려입고 나온거잖아 너.”
“오랜만에 대가리도 좀 만져봤다. 어떠냐.”
“그냥 그럼. 흔남.”
“……”
“여자애들 누구누구 온대?”
“미영이랑 수현이, 유정이, 채민이.
아 맞다-“
“?”
“서린이도 온댔는데.”
딸랑-

“……”
/
부웅_

또. 읽지 않는다.
술에 취한 채로 집에 들어가느냐고 정신이 없겠구나 생각하다가도, 우리의 만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계속해서 회피만 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은 건 사실이었다.
그래도 기다렸다. 언젠간 연락이 오겠지, 집에 가서 답장 주겠지. 그렇게 희망에 가득찬 생각으로 너를 기다렸다.
/

“데려다줘서 고마워.”
“난 술 안마셨으니까 뭐…”
“오늘 반가웠어. 또 보자.”
“너 취했지?”
“응. 조금?”

“그러지 않고서야 네가 나한테 이렇게 착하게 말할리가 없지. 잘 들어가.”
“응. 너도. 조심히 들어가.”
나의 카톡을 읽지 않고
여자애 차에 타 술에 취해 헛소리를 한 사실을 알기 전까지만 해도, 나의 노력으로 권태기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니, 그 여자애가 하필
전정국의 첫사랑이라는 것을 알기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ㅡ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잘 부탁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