湖面上漂浮著一朵花

제 12장. 별이 뜨지 않던, 어느 낮의 날

검은 물빛이 하늘에 비쳤다.


어둔 밤에 별 하나 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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졔 12장. 별이 뜨지 않던, 어느 낮의 날













*


여주는 기억했다. 태형은 꽃을 좋아했지만 그보다 더 별을 좋아했다. 밤이면, 추운 날에도 동산을 올라 여주와 별을 보곤 했다. 여주는 유성을 보았고 태형은 별을 보았다. 그리고 유성은, 별이 많이 뜨지 않는 날에만 선물처럼 떨어졌다.


태형이 결국 떠나는 날 또한 그런 날이었다. 별이 많이 뜨지 않았지만 이따금씩 유성이 떨어졌다. 항상 어린아이 같은 표정으로 유성을 올려다보며 소원을 빌던 여주지만 이번엔 그저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그 유성에 담을 소원이 없었다.







“여주야...”




“태형아. 꼭 말끔히 나아서 와야 해.”




“응...  나 백일 후엔 꼭 말끔히 나아서 돌아올게. 그때 보자.”




“응! 기대할게. 키도 더 커져서 와야해!”







그를 보내주며 여주는 울지 않았다. 울지 못했던건지, 정말로 울지 않았던건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저 여주의 눈에 슬픈 기색이 숨으려 애썼다. 그렇게 흘러들어 여주의 눈물은 또다시 여주의 호수를 채웠다. 여주의 호수는 어느새 바다가 되었을 것이다. 될 수만 있다면 그 바다를 헤엄쳐 그에게 도달할 수 있길, 바랬을 것이다.







“이자벨.”




“...진.”




“이제 그만 기운 차려야지. 봐, 시스가 아까부터 걱정되는지 네 곁을 머물고 있잖아.”




“네...”







더 오랫동안, 여주는 여름의 무더위에 시들어버린 꽃이었다. 이제 완전히 커버린 양, 시스를 다른 양 무리에서 구별할 수 없게 되었을때쯤 여주는 결심했다. 이 동산을 본인도 떠나기로.







“이자벨. 결심한거야?”




“네. 진, 제 앞날을 축복해주세요.”








제가 떠나려는 길이 꽃길이기를


여주는 리본을 묶은 밀짚모자를 쓰고 떠났다. 목적지는, 파리였다. 진이 아쉬운 기색을 숨기지 못하며 마지막 선물로 송화나무 가지를 꺾어주었다. 네 삶은 너무나 금세 져버리는 생이었으니 이제 오래도록 푸르길 바란다는 진 다운 소망이 담긴 선물이었다.







“시스, 이리와.”







여주는 시스에게도 선물을 주었다. 그동안 너무 오랜 나날을 제 눈물과 함께 지새준 그러한 양이었다. 여주는 시스가 좋아하던 풀을 잔뜩 먹여주고 목에 물망초를 담은 목걸이를 걸어주었다. 시스, 난 파리로 갈거야. 여주의 눈빛이 확고해졌다.


결연한 발걸음이었다. 동산 밖으로 나서는 울타리를 열었다. 상쾌한 바람이 여주를 반기듯 불었다.










그래, 너와 나의 기억 속 너와 내가 서 있다. 


좋아. 그곳에는 내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