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여자의 서바이벌 도전기

18. 의문의 서류 봉투

일을 마치고 돌아온 범규는 어두운 집을 보고 당황했다. 누나! 큰 목소리로 여주를 불러보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불안해진 범규가 다급하게 침대로 달려가니, 제대로 난리가 나있는 침대. 범규는 수빈이 다녀갔다는 것을 눈치챘고, 바로 연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


- "자기야, 그때 탈출할 생각은 어떻게 한 거야? 그냥 나랑 살면 네 인생이 되게 편해질 텐데 왜 그랬어?"

"..."


수빈은 여주를 자신의 집 침대에 단단히 묶어두었다. 다시는 도망을 가지 못하도록. 나 그동안 돈 많이 벌었어. 저번에 내 외제차 봤잖아. 여주는 수빈을 노려보며 말했다.


"은퇴한 이유가 뭐야? 그렇게 쉽게 포기할 거면 프로그램에는 왜 출연했어?"

- "너 때문이지, 너 때문에. 일에 집중이 되지를 않았어. 약쟁이들이 약 찾는 이유를 알겠더라. 안 보이니까 미쳐버리겠던데?"

"..."

- "그러니까 그때 누가 나 위로해서 설레게 하래?"


이거나 작성해. 수빈이 묶인 여주를 살짝 풀어주면서 건넨 의문의 서류 봉투. 여주가 긴장하면서 봉투에서 서류를 꺼내니 혼인신고서가 보였다. 수빈의 정보는 이미 다 작성된 상태였다. 야, 너...


- "왜, 적기 싫어? 나 영앤리치에 잘생기기까지 했는데 안 가지고 싶은 거야?"

"범규한테 돌아갈 거야."


여주가 빠르게 방에서 나가려고 하자, 수빈이 끔찍한 말을 꺼냈다. 너 지금 그대로 나가면 최범규의 가수 생활도 끝이야. 최범규는 가수를 더 하고 싶을 텐데? 그 말에 여주의 발걸음이 멈췄다. 수빈은 가만히 서있기만 하던 여주를 가볍게 들어올려 다시 침대에 앉혔다.


- "작성해. 안 그러면 내가 더 위험한 짓을 해버릴 수도 있어."


결국 여주는 참아왔던 눈물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너무 막막해서. 수빈이 살짝 놀랐지만 티를 내지 않고 여주의 눈물을 손으로 계속 닦아주며 말했다. 네가 나한테 잘하면 나도 잘해줄 텐데 왜 이렇게 계속 답답하게 구는 거야. 내가 너 먹여살린다니까, 이 말이 그렇게 싫어? 하고 싶은 거 전부 하게 해줄게.


"내 꿈을 다 망친 게 누군데. 가수는 할 수가 없잖아."

- "하게 해줄 수 있어. 당연히 김여준 말고 김여주로."

"됐어, 안 믿으니까."


여주가 가만히 생각하다가 혼인신고서를 적지 않기 위해 시간을 끌어보려 냅다 침대에 누워버렸다. 그런데 수빈은 여주의 그런 행동을 보고 웃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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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여주, 혹시 지금 나 꼬시는 거야? 아, 아이가 들어서야만 이거 적으려나."


여주가 수빈의 더러운 멘트에 바로 침대에서 일어나려는데 수빈이 여주를 다시 눕혀버렸다. 먼저 꼬셨으면 끝은 봐야지. 수빈이 여주의 얼굴을 잡고 입을 맞추려는데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빠르게 경찰이 들어왔다. 그리고 경찰 사이에 모습을 드러낸 범규. 여주는 범규를 보자마자 수빈을 밀어버리고 달려가려고 했지만 수빈이 여주를 강하게 붙잡았다. 저항하는 여주를 끝까지 안 놓아주는 채로 귓속말을 하며.


- "혹시 최연준의 꿈까지 같이 망치고 싶은 거야? 그러고 싶지 않으면 나랑 가."


그때, 경찰이 수빈을 제압했고 수빈은 바닥에 눕혀지면서도 여주에게 끝까지 시선을 고정하며 크게 웃었다. 사랑한다, 김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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