沉迷於名為十七的毒藥(十七篇短篇小說集)[暫停]

photophoto

"오늘 새로운 팀장님이 오실겁니다. 다른 부서에 있다가 여기로 발령됐으니 어색하지 않게 잘 도와주세요"

새 팀장님? 잠깐의 의문을 품은 찬은 서둘러 다시 일을 하기 시작했다. 대학을 졸업한지 갓 1년된 찬은 팀의 막내였기에 하는 일이 많았다.

'아침에 할 일 하나 더 늘었네...'

실없는 생각을 하던 찬은 커피를 타 동료 직원들의 책살레 하나씩 놓아두기 시작했다. 약 30분 뒤, 새로운 팀장이 다른 직원과 함께 들어왔다.

"새로운 팀장님입니다! 팀장님 인사 한번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팀장으로 발령받은 최승철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바삐 움직이던 찬은 익숙한 목소리와 이름에 하던 행동을 멈추고 그를 바라봤다. 찬은 승철과 눈을 마주치고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잊고 싶었지만 잊을 수 없는 얼굴이었다.

-

약 4년 전 찬과 승철은 대학교 CC였다. 그러나 승철이 졸업 전 방학 때, 일방적인 권태기로 인해 찬을 차버렸다.

그로 인해 방 안에서 물 한모금 마시지 않고 울기만 했던 것도, 그런 찬을 보며 친형인 지훈과 석민이 안절부절하지 못 했던 것도, 며칠을 내리 울기만 하다가 기절을 하고 나서야 정신을 겨우 다잡은 것도. 찬에게는 모두 생생한 일이었다. 그 후 승철을 잊겠다고 다짐했지만 잊을 수 있을리가.

-

승철이 팀장실로 들어간 후 찬은 친하게 지내던 동료직원인 가은에게 잠시 쉬겠다고 말한 뒤 옥상 정원에 올라갔다.

"하아... 이찬, 정신차려.. 이제 다 끝난 일이야.."

혼잣말을 하며 마음을 가다듬던 찬은 눈물이 나오려 하는 것을 깨닫고 눈을 한번 비빈 뒤 사무실로 내려갔다.

"찬아, 팀장님이 너 찾으시던데?"

들어가자마자 가은이 전한 소식은 승철이 자신을 찾는다는 소리였다.

"네..? 팀..장님..이요..?"

"응. 급하신 것 같던데?"

"아..네, 누나.. 알려주셔서 고마워요."

"팀장님이랑 무슨 일 있지? 눈이 빨개. 얘기 잘 나눠 봐"

"...알겠어요..."

찬은 자신을 속속들이 아는 가은이 신기했는지 잠시 뜸을 들이다가 미소를 지으며 알겠다고 대답하고는 심호흡을 한 뒤 팀장실로 들어갔다.

"왜 부르셨어요?"

"..너 나 싫어?"

승철의 말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은 찬은 잠시 침묵을 지킨 뒤 말했다.

"당연한거 아니에요? 그 때 팀장님이 날 어떻게 버렸는지 기억 못하시는건 아니죠?

찬은 일부러 '팀장님'을 강조해 말했고 승철은 그에 미간을 찌뿌렸다.

"...둘만 같이 있을 때는 반말 해도 돼"

"팀장님, 공과 사는 지키셔야죠? 그래도 명색이 팀장이신데..."

승철이 아무 말 하지 못하고 가만히 있자 찬은 나가려고 했다.

"더 용건 없으시죠? 나가보겠습니다"

순간 승철이 일어나 찬의 손목을 잡았다. 찬은 손을 빼려고 했지만 힘의 차이는 컸다.

"뭐하시는..."

"퇴근..언제 해..? 같이 하자.."

"괜찮습니다. 시경 쓰지 마세요."

찬이 그대로 뿌리치고 나가려고 문고리를 잡자 승철의 물기어린 목소리가 들렸다.

"...찬아...내가 미안해...그러니까... 나 다시 좋아해주면 안될까..?"

"형,"

찬이 형이라고 부르자 승철은 표정이 밝아졌다. 그러나 찬은 비소를 날리며 말했다.

"잊었어? 형이 나 먼저 찬거고, 그 때 날 이렇게 만든건 형이야. 그러니까.. 사적인 일로 부르지 말아주세요, 팀장님."

찬은 문을 열고 나가버렸고, 승철은 책상에 앉아 고개를 파묻어버렸다.

찬은 자신의 자리에 와서야 다리에 힘이 풀려 앉으며 양 손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러자 어느새 다가온 가은이 말했다.

"찬이 너 괜찮아?"

"응..누나, 나 괜찮아요."

"이따 누나랑 점심 같이 먹자. 하소연을 해도 되니까 무슨 얘기든 다 들어줄게."

"고마워요 누나"

-

수위는 오래 걸릴 것 같아서 일단 소재 받은 것 부터 들고 왔어요 ㅎㅎㅎㅎ

대충 설정을 말씀 드리자면 승철이는 다른 부서에 있다가 프로젝트를 맡게 되서 찬이가 있는 부서을 맡은 케이스입니다. 회사가 꽤 커서 서로 다른 층이라 있는지 몰랐다구 치자구요 ㅎㅎㅎ

'가은'이라는 아이(?)는 찬이가 처음 입사했을 때 부터 잘 챙겨줘서 친해진 아이입니다. 찬이한테 의지가 많이 되어준사람입니다. 현재도 의지를 많이 하고 있는 상태로 이형제의 대화내용, 찬이와 가은이의 고민상담 내용 외전으로 올라갈 예정이며 가은이와 지훈이는 사귀는 사이입니다. 찬을 챙겨주고 버스 정류장까지 데려다 주려던 가은과 찬을 데리러 나온 지훈이랑 첫눈에 뽈인럽 ㅎㅎㅎ 따라서~ 가은이는 이씨형제들과 매우 친한 사이!!


블로그에만 올리고 여기 안올려버린 저를 매우 치십쇼... 죄송하지만 깜빡하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