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범규는 홀로 산책을 나오셨습니다 기분이 안 좋은건지
평소 우울할 때만 듣는 플리를 재생시키고 미친듯이 조깅을 합니다
그리고 더 화나고 서러운 광경을 목격하게 됩니다
여주와 어떤 남자가 단 둘이 술을 마시고 있는 것을요.
여주와 범규는 눈이 마주쳤고 범규는 알 수 없는 서러움에 눈물부터 납니다
여주는 그걸보고 놀라서 달려오고 범규는 이미 화가 나 들을 생각조차 없어보입니다 여주는 범규에게 오해라며 수차례 말해보지만 눈물 뚝뚝 떨어지는
상황에 들리는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범규는 그렇게 가버리고 사태의 심각성을 너무나도 크게 실감해버린 여주는
범규의 집 앞으로 찾아가 범규에게 문자를 다급하게 보내봅니다


결국 우리의 범규는 이 순둥한 성격버리지 못 하고 조금 성만 내다 순순히
집 앞으로 걸어나옵니다 터벅터벅 범규의 발소리가 범규의 감정을 알려주는 듯 어둡게 울려퍼집니다
"범규야"
"..."
여주를 보자마자 간신히 진정시켰던 눈물이 또 다시 왈칵 올라온 범규는
아무말도 하지않고 고개만 푹 숙입니다 하지만 복잡한건 범규만이 아닙니다
앞에 서있는 여주도 마찬가지로 복잡하고 당황스럽죠 하다하다 손까지 달달
떨릴 지경이니까요
"범규야, 오해야"
"..."
"아는 오빤데 오늘 여자친구랑 헤어졌다고 해서 그냥 위로겸 가준거야
그리고 단 둘이 술 마신 거 아니었어 여자인 친구 한 명 더 있는데 택시 잡는다고 잠깐 나갔던거야 내가 잘못한 거 맞는데..하..니가 원하면 그냥 헤어지자
붙잡기도 미안해"
"....아.."
그렇게 여주가 뒤돌아 서버립니다
범규는 그제서야 상황파악이 되고 그냥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아버립니다
여주의 약점을 아주 잘 알아서 그 점을 이용하려는 것이죠
여주의 약점은 눈물과 연약함입니다 그 모습을 보여주면 헤어졌다하더래도
일단 무조건적으로 달려와 한번쯤이라도 봐주니까요
지금 범규는 그 치명적인 약점 두개를 한번에 사용했습니다
당연히 여주의 발걸음은 멈췄고 돌아서는가 싶더니 이내 다시 가버립니다
이건 아주 심각하고 위험한 상황일겁니다 여주가 이런적은 이번이 처음이니까요 약점이 먹히지 않는단건 정말 끝이 났단 겁니다 범규도 그걸 압니다
"...아,"
타이밍도 참 뭣같게 기분 구릴 때만 비가 쏟아져내립니다 범규는
그냥 아플작정인건지 비를 맞던말던 그냥 가만히 그 자리에서 서럽게 울 뿐입니다
그리고
'타다닥-'
뛰는 발소리가 들립니다 여주입니다 아무리그래도 헤어진지 몇분되었다고
마음이 정리되는건 로봇이 아니고서야 가능하지 않으니까요
여주의 왼손엔 여주가 쓰고 있는 우산이, 오른손엔 새 우산 하나가 잡혀있습니다 범규가 고갤들어 여주를 쳐다봅니다 여주가 어렵사리 입을 뗍니다
"..들어가 내일 감기 걸리지 말고"
"넌 내가 호구같지"
"그게 무슨 소리야 또"
"알아 이런 모습이 너한테 우스워보이는 거"
"...."
"날 항상 얕보고 있었지, 그냥 내가 호구같지?"
"야 최범규"
"날 사랑하긴했어?"
정신을 못 차린 모냥입니다 대놓고 여주의 가슴에 대못을 박아버리는 범규에
여주는 정신을 차리지 못 합니다 이런 어마어마한 양의 상처는 범규가 처음이니까요 어느새 범규의 눈엔 눈물이라곤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냥 초점나간 맹한 눈만이 여주를 조용히 응시하고 있죠
하지만 여주의 눈은 점점 물광이 돕니다 과하게 초롱초롱해지는가 싶더니
이내 눈물이 맺혀 뺨을 타고 흘러내립니다 그 눈물은 여주의 코,눈,귀를 빨갛게 물들입니다
"어떻게 니가 그런 말을..나한테 할 수가 있어..?"
범규가 여주의 상처받은 눈빛과 표정을 보고 다시금 정신을 차린듯합니다
아차싶은 얼굴로 여주의 손을 잡습니다
"..여주야 미안해"
"됐어 끝난 사인데 뭐"
"..아니"
"끝난 사이에 내가 다시 돌아와서 우산주는게 자존심 상할 수 있지 미안
내가 너무 오지랍부렸네 다신 니 생각 안 할게 미안해 최범규"
여주의 한마디한마디에 가시가 돋아있습니다 그 가시는 여주 자기자신을 공격했고 범규도 공격했죠 사태가 겉잡을 수 없이 더 커져버렸습니다
아마도 이렇게 감정이 상한채 헤어지는것과 찌질하게라도 잡는방법 밖엔 방법이 없습니다.
-새로운 글쓰기 방식
-다음편에 이어서
-아이 재미져
-헤어질까요 안 헤어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