被俘

(16)準備離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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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로잡히다 (16) 떠날 준비


오늘이 6일차.. 내일이면 이제 나간다. 아씨 뱀새끼 맘에 들었는데, 저 녀석이랑  이렇게 헤어지고 싶진 않지만 어제 밤 일은 좀 그랬다. 우리 아직 만난 지 일주일도 안 됬다고... 그나저나 고기가 참 맛있군... 와구와구...


.   .    .


그만 아침부터 포식을 해버렸다. 아 요리를 할 줄 안다는 것은 엄청난 능력이구나... 아침에 일어났을 때만 해도 화가 나서 엄청 열 뻣은 채로 나왔는데, 배불리 먹고 나니까 언제 그랬냐는 듯 화가 사라져 있었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어마어마하게 많은 설거지 거리가 싱크대에 쌓여있었다. 아, 그럼 그렇지... 요리를 잘하는 건 나쁘지 않은데, 요리를 하는 사람이랑 같이 사는 건 좀 피곤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뭐 어쨋든.. 약속은 약속이니까...

밑반찬들 정리해서 냉장고에 싹 넣고, 나머지는 그냥 두랬지만 그럴 수 있나..? 일처리 깔끔한 오소리는 그럴 수가 없다고..  남은 수육도 깔끔하게 반찬통에 넣고, 이것 정리하고 설거지를 시작했다. 뽀득뽀득 각종 냄비들과 도마, 그릇들을 닦다보니, 왠지 또 괜히 아침부터 열을 냈나 싶기도 하고 마음이 좀 차분해졌다.


신기하게도 병가를 냈던 연구실에서 별 연락이 없었다. 어디가 아프냐 안부 연락이라도 할 줄 알았것만.. 결국 거기도 이정도 관계인가..그래도 뭔가 섭섭한 것은 어쩔 수가 없나봐... 전정국 말대로 나 좀 외로운 것 같긴 하다. 짜증나네 이렇게 인정하게 되고..


그나저나 이번 사냥 모임이 털렸다는데 조직에서도 연락이 없다. 이 정도면 내 안부라도 물어봐야하는 거 아닌가.. 아니면 나는 그 날 오지도 않았으니 열외인가..? 거기도 뭔가 처리하느라 바쁘겠지만서도.. 이래저래 참 여기 있는 동안 핸드폰이 너무 평화롭고 조용하다.


기분이  썩 좋진 않은데, 어느 쪽이던 내가 먼저 연락할 상황은 또 아닌 것 같아서, 참는 수밖에는 없었다. 답답한 마음에 티비를 틀어 뉴스를 봤다. 오소리 사건은 언론 통제가 되고 있는 것인지  방송에 나오질 않았다. 역시 누군가가 고의적으로 사건을 덮는 것 같아.. 이건 정말 큰일인데... 경찰쪽에서 수사를 위해서 안 터뜨리는 걸까..? 아니면 오소리 쪽에 누군가가 힘을 쓰고 있는 걸까..? 

궁금한 것은 저 방문 너머에 있는 전정국에게 물어봐도 될 것 같긴 한데,  어쨋건 지금 자고 있으니까..


벌컥!


멍하니 그 애 방문을 보고 있는데 문이 열려서 화들짝 놀랬다.



"뭐야, 티비 보고 있었어?"


"아, 어어.. 아침 맛있게 잘 먹었다...?"



내 말에 전정국은 뭐 그정도 가지고 하며 쑥스러운 듯 머리를 넘겼다.



"전정국 너 배고프지? 
 내가 다 정리해놨는데 얼른 차려줄까...?"


"뭐 그럼 좋지,"



머리가 온통 까치집이 된 정국이가 식탁에 앉자 나는 이것저것 남은 것들을 꺼내서 밥을 차려줬다.



"하여간, 
 너 보니까 밥 잘하는 것도 꽤 좋은 능력이라는 걸 알겠더라..."


"아 그러셔..? 진짜 잘 먹었나보네..."


"내일이면 나가야하는데 아마 좀 생각날 것 같긴 해.. ㅎㅎㅎ "


"뭐가? 내가? 아니면 내 밥이?"



녀석이 의미심장한 질문을 뱉는다. 아 진짜 이거 곤란하네... 이런 대답은 피하고 싶은데...



"..."


"난 생각 안 날 것 같냐...?"



전정국이 재차 묻자 나는 얼굴이 다시 빨갛게 달아올랐다.



"난 흑해주 생각 좀 할 것 같은데...?"


"기회되면 또 보겠지. 결국 비슷한 바닥에, 지금 같은 사건을
 파고 있는 것 같은데..."



자존심이 상해서 전정국 니가 생각 날 것 같다고는 차마 말을 하기가 싫었다. 그래서 빙글빙글 돌려 말했다. 정국은 그런 나의 마음을 알아차린 건지 화재를 돌렸다.



"오늘도 한번 대련해볼래? 

 뭐 배운 지 며칠 안 되긴 했지만...
 그동안 배운 거 잘 익혔는지 확인좀 해보자.."


"그래~ 알았어. 전정국 사부님~
 비록 며칠 간이었지만 사부는 사부지..!"



나의 대답에 전정국은 씩 웃으며 밥 한 숟갈 가득 입에 우겨넣었다.



.   .   .



"오~ 흑해주, 너 진짜 잘 배우긴 한다. 다 기억하고 있네?"


"내가 나 머리 좋다고 했잖아. ㅋㅋㅋ"



그렇다. 외현화를 풀지 않고 그동안 배운 몇 가지 기술로 정국을 요리조리 조금은 피할 수 있었다. 체술 배우는 것은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이제 연구실 퇴근하면 격투기 학원이라도 등록해야하나 생각이 들 정도 였다.


수건으로 땀을 닦아내며 물었다.



"그거, 오소리 사냥사건 이번에 신고 들어온 거
 조사는 어떻게 되고 있어? 뭐 들은 거 있어?"


"아.. 글쎄 나도 디테일한 건 모르지....
 그냥 수사가 진행 중이다 정도?

 그리고 니가 말한 빨간 머리 찾은 것 같아.."


"정말...?"


"너 진짜 누군지 짐작가는 사람 없어...? 
 니 주변 사람인 것 같은데, 한번 다시 생각해 봐"


정국이 진지하게 묻자 나는 호석이가 생각났다.



"우리 연구실에 이번에 원장이 데리고 와서 꽂은 애가 있어. 
 정호석이라고... 신입 연구원인데, 걔가 빨간 머리야.. 

근데, 사슴 수인이 오소리 사건에 무슨 연관이 있나..?"


"...걔가 이 사건 신고자야.."


"뭐라고...??!!"


"뭐 짚히는 거 없어?"



나는 소파에 털석 주저 앉았다. 도대체 걔 뭐하는 애지? 착하고 성실해서 그냥 괜찮은 애라고만 생각했었는데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나...?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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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야기는 작가 머릿속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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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머릿속에 지진정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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