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短篇小說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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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풍 음악들과 수많은 가면을 쓴 사람들 사이를 지나간다. 실수로 쳤을 땐 싱긋 웃으며 고운 내 목소리를 내주고 의자에 앉아 레드와인을 한 손에 들고 잔을 빙빙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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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겼다. 가면으로 가려졌지만 눈부터 잘생겼다. 그리고 두툼한 입술이. 익숙한 듯, 어색한 모습이.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화려함 속 수수하며, 추한 나를 감추고 와인을 한 입 음미한다. 술이 들어가니 속이 풀리는 듯 했다. 조금은 몽롱해진 채로 다시 잔을 잡는다.











그런데, 그 잘생긴 그가. 입술을 한 입맛 보고 싶은 그가 나에게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온다. 공기들까지 숨 죽인 지금, 세상의 화려함과 가면 뒤에 숨어서 빤히 쳐다본다.



















나한테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온다.






손을 내미는 그에게 떨리는 손을 감추고 나의 손을 내밀어 그의 손을 잡고 웃으며 일어선다. 머리 속은 이미 그와 이 가면무도회가 끝날 때 까지 춤을 추고, 와인을 마시며 입을 맞대는 클라이맥스까지 모두 그려졌다.







"같이, 춤 추실래요?"






목소리도 잘생겼다. 나는 입꼬리를 올리며 좋다는 긍정의 대답을 하고 손을 잡고 무대 중앙으로 나간다. 잔잔하면서도 고귀한 재즈풍의 음악에, 그에게 몸을 맡긴 체 몸을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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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춤을 추고, 자리에 앉아 간단한 얘기를 나누며 나이를 말해주고, 이름은 감추며 얘기를 이어간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정한 이 남자는 나를 계속 유혹했다. 이 사람한테 안 넘어간다면, 로봇일거야. 로봇이 아닌 나는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그의 손은 내 턱을 올리고 자신과 눈을 맞추고 있었다. 눈은 이미 서로를 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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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입이 겹쳐졌을 땐, 사람이 하나씩 뿌옇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의 황홀함에 빠져 혼자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그를 껴안고 한참 즐기다 입을 때고, 눈을 떴을 땐






아무도 없는 무도회장이었다. 놀라서 유리잔을 떨어트렸다. 쨍그랑- 꽤나 큰 소리가 났다. 유리 파편들은 여기저기 튕겼고, 나의 발에도 박혔다. 하지만, 아프지 않았다. 다시 눈을 감고 떴을 땐,






아무도 없는 나의 방 안이었다.










내 눈 앞에서 가면 쓴 그의 모습이 아른아른 잔상으로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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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다 꿈이었다. 그 귀한 드레스와, 고급진 와인 한 잔. 그리고 그 달콤한 입술을 가진 익숙한 얼굴을 가진 그 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다 나의 환상이자 악몽인 꿈. 모든 이야기는 정해져있었고, 난 그 이야기대로 흘러갔다. 비참하게 꿈과 현실을 구별 못 하고 허우적 거리는 지금의 나까지. 대본이었고, 그 연극에서는 운 좋은 엑스트라였다.


































약간의 해석: 이 내용들은 여주의 머릿속에서만 거창하게 펼쳐진 한 편의 가면무도회를 다룬 연극. 마지막의 움짤은 가면을 벗은 자신이 상상하던 모습의 석진. 석진의 가면 쓴 모습이 익숙한 듯 어색했던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