萬壽菊 [BL/燦白]

24

소복히 내려앉는 눈들을 보며 빨갛게 물들인 손톱과 비슷하게 빨간 딸기당과를 입에 넣었다. 

"겨울.."
"이 나라에선 겨울을 처음 맞아봅니다. 봄의 나라니까요."
"그런가.."

창틀에 기대어 인형을 끌어안고 차를 한모금 머금었다. 

"이 눈이 언제까지 오려나."
"예?"
"아니다. 후궁에 갈 것이다. 따라오지 말고."

예민하면서도 어딘가 넋이 나간듯한 황후에 아랫것들은 그저 조용히 숨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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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하얘서야.. 찾을수 있으려나."

뽀득뽀득 작은 발자국을 남기며 깊은 후궁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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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어?"
"아직 있었네."
"그럼. 세훈."
"오셨습니까. 이 아이에게도 이름이 생겼습니다. 은입니다."
"은? 참 예쁜 이름이다. 축하한다 은아."

백현은 은이 내미는 손을 잡았다. 

"오늘은.. 오늘은 그냥 걷고싶어.."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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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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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경수..!"
"제 이름을 기억하시다니, 다행입니다."
"자네는 분명히..!"
"복수의 서막이 열렸는데, 설마 제가 자결을 하겠습니까."
"그보다, 이곳은 어찌,"
"제가 겨울의 나라에서 왔다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겨울이 찾아온 이곳에서, 숨겨진 곳을 발견하는것. 헌데 어쩝니까. 저는 겨울이 오기전에 이곳을 찾았습니다. 전 겨울인이니까요."

겨울의 나라에선 맡을 수 없는 봄의 향기로 이곳을 찾았다.

"허면, 겨울을 내린것도,"
"그건 제가 아닙니다. 겨울이 왔고, 저는 때를 맞췄을 뿐."
"그럼.."
"복수는 끝났습니다. 아니, 하다 말았다고 해야 하지요."
"그게 무슨 소린가."
"황후께서 너무 아름다우셔서요. 아름다운것은 어찌해야 겠습니까. 손에 넣어야지요. 저와 함께 가시겠습니까?"

백현은 은에게 잡힌 손과 경수가 내민 손 사이에서 고민했다. 

"황제의 마음은 떠났습니다. 정 반대가 되어버린 황제의 밑에서 아기씨를 떠나보내신채. 비운의 황후가 되어 사라지시렵니까."
"난..."
"백현아, 흔들리면 안돼."
"은아."
"세훈!"

세훈은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사랑하다의 반댓말이 뭔지 아십니까. 미워하다가 아니라, 버리다 입니다. 황제가 황후를 버렸다 돌아왔습니다. 황후께서는 인형이 아니신데 말이죠. 장난감은 애착이 쉽게 붙고 쉽게 사그라듭니다. 이번엔 황후께서 버리셔야지요. 저를 따라 진현국으로 가요. 진현국의 겨울은 흰여우가 가득하답니다."
"그 입 닥쳐라."
"폐하?!"
"진현국의 세번째 왕자 도경수. 쥐새끼 같이 잘도 숨어들었군."

찬열의 경수의 멱살을 틀어쥐었다. 

"왜. 맞잖아? 니가 먼저 변백현 버린거. 아니야? 멍청하게 뻔히 보이는 속을 못보고 진흑탕 만든거. 다 너잖아. 그러게 내 정인 왜 죽였어. 내일모레가 결혼인 내 김종인 왜 죽였어!!"
"닥쳐!"
"왜. 너도 니 정인 잃어보니 아프디? 가슴 찢어질거 같아? 이제 어떡하냐? 변백현만 알던 변백현 안식처가. 너한테 다 들켜버렸네?"

찬열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여기 변백현이 니가 힘들게 할때, 기분 좋을때. 아플때 슬플때 서러울때 전부 와서 쉬고가던 공간이야. 네게 겨울을 내린 곳이기도 하지."
"은아, 은아.."
"나가자. 화원 버려."

백현은 은의 손을 잡고 조용히 화원을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