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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하는 게 아니라 못 멈추는 건데..”
*
아침을 떼우고 나갈 준비를 했다.
아프니까.. 얌전히 있겠지...?
“나.. 가봐야 돼요. 혼자 있기 심심하면 병원이나 다녀오라구요.”
“신경쓰지 않아도 돼. 뭐, 이런 일이 한 두번은 아니라서.”
처음보는 사람과 이런 대화를 나누는 나와 이 상황에 어이가 없었다.
밖으로 나오는데 복도에 청소부 아주머니가 깜짝 놀라 있었다.
“아...하하.. 그게....”
“아가씨 이게 뭐야? 피..?”
“아.. 좀 다쳐서요...ㅎ 죄송해요.. 닦는다는 걸 깜빡 했네요...ㅎ”
“그래도 사람이 무사하면 됐지 뭐~ 사람은 무사하지?”
“아, 네! 감사합니다...”
난 조용히 밖으로 빠져 나왔다. 아까 내가 나오기 전, 이런일이 한 두번이 아니라는 그 남자의 말이 떠올랐다. 도대체 무슨 일이길래...
그 남자는 아직도.. ‘그 남자’ 혹은 ‘그 사람’ 이었다.
이름이라도 물어 볼걸 그랬나...?
이름은 무슨! 자주 볼 사이도 아니고...
온종일 난 그 생각에 괴로웠다.
그 남자의 피. 그 남자의 상처. 그리고 코를 진동하는 피비릿내..
무슨 이런 인연이 있어...
“어이 지아!”
윤하였다.
“어.. 왔어..?”
“무슨 생각 중이야?”
“그냥 이런 저런...”
“오늘 우리 술 마실래? 오랜만이잖아! 너네집 콜??”
콜..!을 외치려다 입을 다물었다.
내 머릿속에 그 남자의 얼굴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오늘은 안될 것 같아.. 미안.. 내일 어때?”
“난 괜찮은데.. 무슨 일 있어..?”
“아니.. 무슨일은 내가 뭐... 그냥 피곤해서..”
“그래.”
윤하는 착하다. 왠지 친구가 아니라 나를 돌봐주는 느낌이랄까..
그래도 그 남자가 있는 한 우리집에 윤하를 데려올 순 없다. 무슨 일을 하는지, 착한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도 모르는데 그런 사람을 만나야 되는 건 나 하나면 충분했다.
띠리릭-
도어락을 열고 방안으로 들어갔다.
왠지 평소보다도 서늘한 바람이 부는 듯 했다.
“저..기요...?”
거실로 들어가보니 베란다 문이 열려있었다.
간..건가..? 굳이 창밖으로..? 그 몸을 이끌고..?
차라리 마음이 편했다.
차라리.. 그 사람이 어떻게 되든.. 이젠 나랑 상관도 없는 사람인걸....
열린 베란다 창문으로 차가운 밤공기가 서늘하게 불었다.
그냥 꿈 한번 꿨다 생각하고 잊으려 했다.
그리고 빨래는 널다가,
검은색 자켓, 셔츠 그리고 다 찢어진 바지.
도무지 잊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그 사람은 돌아오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