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單親爸爸金碩珍約會

08. 與單親爸爸金碩珍約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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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 죽 끓이기















 "씻은 쌀에 참기름··· 참기름
때문에 고소한 건가?"





간만에 쉬는 토요일, 이번 주말은 집에서 쉬기로 해서 밀린 드라마나 보고 잠이나 많이 자려고 했더니 글쎄 감기가 독하게 걸려버렸다. 집에 있을 때 맨날 배달음식만 시켜먹어서 그런지 속도 쓰리고 답답하길래 오랜만에, 아니 처음으로 죽 만들기에 도전했다.





"심한 배앓이 때는 참기름
생략···? 이미 넣었는데."





옷 안에 찜질팩을 넣어놓고서 레시피를 보고 요리하자니 정신이 없어서 이게 뭔 소린가 싶었다. 라면도 잘 못 끓이는데 죽이라니. 아무리 그 쉽다는 흰쌀죽이라지만 너무 못 하는 거 아닌가 싶었다.





도통 무슨 소린지 모르겠어서 도움을 청하려 대리님께 전화를 걸었다. 걱정하실까 봐 아프다는 말은 생략하고 속이 안 좋아서 죽 만드려는데 조금만 도와달라고 했더니 흔쾌히 오케이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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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지금 어디까지 했어요?





"처음 할 때 망해서 다시 시작하려고요."





- 아아, 쌀 다 씻어놨으면 참기름
한 번 두르고 볶아요.





"그··· 참기름은 안 넣으려고요."





- 안 넣으면 깨 뿌려도 완전 밍밍할 텐데?





아픈 건 들키기 싫어서 안 넣었지만 일단 넣었다고 둘러댔다. 대리님 말대로 볶으면서 물을 조금씩 넣고 있는 와중 치이익- 하는 소리가 더 세지기 시작했다. 물 많이 넣었는데 왜 계속 더 졸아들지...? 불안한 마음에 죽을 한쪽에 밀고 냄비 바닥을 본 순간,





치이이익.





"어··· 억···."





- 이거 무슨 소리예요?





"······."





- 여주 씨?





냄비 바닥이 몽땅 타버리고 말았다. 아니... 보통 음식을 태워먹는 게 정상 아닌가. 슬슬 눈치를 살피고 있는데 그새 대리님이 눈치를 채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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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탔어요?





"··· 네."





- 그게··· 어쩌다가 그렇게 됐대..
보통 안 타는 게 정상인데.





결국 또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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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윗부분만 대충 휘젓지 말고
바닥까지 싹싹 긁어요.





"대리님 이거 쌀이 냄비에 붙어서···!"





- 얼른 떼서 볶고 끓인 물 넣고 섞어요!





"이.. 이게.. 쌀이 너무 진득해요···!"





- 그게 정상이니까 얼른 물 준비하라고요!





그렇게 두 번은 더 망하고 난 뒤 결국 스파르타식으로 죽을 만들었다. 어떻게 해도 매번 망하는 탓에 대리님 혈압이 엄청 올라간 것 같아 눈치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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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 졸였다 싶으면 물 넣고 섞고 그거 계속
반복하다가 다 됐으면 아악!!!





"대리님··· 냄비가···."





대리님은 해탈한 것처럼 한숨을 푹 내쉬었다. 저도 안 그러고 싶은데 이게 제 맘대로 안 돼요 대리님···. 급기야 대리님은 여기로 온다고 하신다. 뚝. 전화가 끊어지고 급하게 집을 치우니 얼마 안 가 초인종이 울려 대리님이 집안으로 들어오셨다.





내가 대리님댁에 가본 건 많아도 대리님이 내 집에 들어오신 건 처음이라 조금 어색했지만 속이 점점 안 좋아져 배가 더 아프기 시작하길래 어색함 따위를 생각할 겨를도 없어졌다.





"··· 여주 씨 아파요?"





"감기 걸려서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진짜 조금 아픈 거라···."





"속도 안 좋다면서요. 얼굴 너무 창백해요, 지금."





이럴 줄 알았으면 화 안 냈지··· 미안해지게. 결국 아픈 걸 들켜버리고 말았다. 누워서 쉬라는 대리님에 괜찮다고 버텼지만 머리가 띵해 비틀거리고 나니 정말 안 되겠다 싶어서 죄송스럽지만 일단 침대에 몸을 뉘였다.





"얼른 죽 해올게요. 필요한
거 있으면 나 불러요."





쪽팔려서 이불을 머리 끝까지 덮었다. 근데 그마저도 감기 때문에 열이 더 올라서 얼마 안 가고 다시 내렸다. 어쩌자고 대리님을 여기까지 불러와서 죽이나 쑤게 하는 거야··· 너무 죄송한 와중 대리님이 죽을 가지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괜찮아요?"





"아까보단 괜찮아졌어요."





"여주 씨 지금 열 거의 40도는 돼
보여요, 얼른 먹고 푹 자요."





대리님은 자기 이마와 내 이마에 손을 갖다대 열을 비교해보았다. 대리님의 말대로 죽을 먹으려 숟가락을 들었더니 팔이 파들파들거리는 탓에 숟가락을 놓치고 말았다. 다시 숟가락을 들려 했던 찰나 대리님이 떨어진 숟가락을 가져가시더니 죽을 떠 내 입에 갖다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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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해요."





대신 먹여주시려는 것 같았다. 아니 이렇게 쪽팔릴 수가. 혼자 할 수 있다고 하니 대리님은 스읍, 어서. 하며 숟가락을 절대 돌려주지 않을 생각이신 것 같았다. 민망해 죽을 것 같으면서도 안 먹으면 혼날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이 죽을 받아먹었다.





"옳지. 잘 먹네."





"······."





"자 한 번 더요. 아-"





그렇게 또 받아먹었다. 얼굴이 새빨개져서 오물오물 씹으니 열이 더 오른 것 같다며 걱정하셨다. 그거 아니에요··· 그냥 쪽팔려서 그런 거예요··· 대리님을 말리고 싶었다.





그래도 애들 아빠셔서 그런지 먹여주는 스킬이 장난 아니셨다. 흘리는 게 하나도 없어서 감탄이 나올 뻔한 걸 겨우 참았다. 먹여주실 때마다 아~ 하시는데 이거 완전··· 현진이가 된 기분이었다.





"··· 다 먹었어요!"





"안 남기고 잘 먹어줘서 고마워요."





그럼 이제 얼른 자요, 피곤하겠다. 대리님은 이불을 목까지 덮어주시고 찜질팩을 새로 데워 가져다주셨다. 몸이 무거워서 신발장 앞까지는 커녕 제대로 일어나지도 못했다. 대리님은 그런 날 이해해주시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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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후. 죽다 살았네 진짜."





석진은 여주의 집에서 나오자마자 뜨거운 귀를 식히려 손부채질을 했다. 전부터 여주에 대한 마음이 헷갈리기 시작해 아무쪼록 여주를 피해보는 게 낫다고 생각했지만 결국엔 집안까지 들어온 자신에 속으로 절규를 해댔다.





하지만 그것보다 여주가 많이 아프다는 사실이 더 중요했다. 그래서 잠이 들 때까지만 곁에 있어주다가 갈까 했지만 그렇게 하면 자신이 어떤 짓을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도망치듯 여주의 집에서 빠져나왔다.





"··· 태형아. 여주 씨 귀엽지 않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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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아니 그니까 먹을 때..
다람쥐 닮지 않았냐고."





"김여주가 어딜 봐서."





석진의 말에 태형은 먹고 있던 바나나를 툭 떨어뜨렸다. 그걸 또 어떻게 보고 작은 아빠를 닮아 먹을 것에 환장하는 현진이는 우다다다 달려와 바나나를 집어먹었다. 현진이를 말리는 태형에 석진은 또 한 번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럼 햄스터는···?"





"햄스터는 형이 더 닮았지."





다람쥐, 햄스터. 석진의 머릿속에 볼이 빵빵한 다람쥐와 햄스터가 죽을 먹고 있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리고 이어 얌전히 죽을 받아먹는 여주가 자꾸만 머릿속에서 재생이 됐다. 열이 올라서 볼에 분홍빛이 도는 탓에 빵빵덕 같기도 했고··· 아무튼 석진은 여주 때문에 미칠 지경이었다.



















TMI : 좌표는 개인적으로 8화를 별로 안 좋아한다
이제 싱글대디 다시 쓰기 시작하려고요~ 너무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