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角戀的困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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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찬바람이 뒷목을 스칠 때


말랑공 씀.




「겨울. 누군가는 그것을 사랑의 계절이라 불렀다.」


  눈이 소복이 쌓인 어느 공원에서 누구를 기다리는 듯한 모습으로 정수연이 서 있었다. 그녀는 추운지 두 손을 비비며 입김을 후, 하고 불었다. 그렇게 해도 추운지 그녀는 제자리에서 폴짝폴짝 뛰기 시작했다. 아, 언제 오는 거야. 너무 추운데… 그녀가 중얼거리던 순간이었다. 누군가 뒤에서 그녀의 시뻘개진 양쪽 귀에 핫팩을 따뜻하게 대 주었다. 정수연, 그녀는 급작스럽게 온기가 느껴지는 귀에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그녀의 대학 선배인 민윤기가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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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이 기다렸냐.”


  “아뇨. 그렇게 많이 안 기다렸어요, 선배.”


  “아니긴. 귀랑 코가 시뻘개졌고만.”


  윤기는 수연이가 뒤도는 바람에 뗀 핫팩을 다시 그녀의 양쪽 귀에 대 주었다. 수연은 윤기와 마주보며 귀로 느껴지는 온기를 느꼈다. 귀가 따뜻하니 몸도 따뜻해지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시뻘갰던 수연의 귀가 녹는 듯하더니 이젠 윤기의 귀가 시뻘개지기 시작했다. 수연이가 그것을 보고는 본인도 빨개지셨는데요? 라며 놀리듯 말했다. 그런데 윤기는 수연이의 눈도 못 마주치며 어, 응… 이라고 대답했다. 왠지 당황해하는 듯 보였고, 추워서 그의 귀가 빨갛게 달아오른 게 아닌 것처럼 보였다.


  “이젠 제가 해 드릴게요.”


  수연이가 저의 귀에 대고 있는 핫팩을 윤기의 귀에 대 주려고 핫팩을 쥐고 있는 그의 손에 저의 손을 갖다댔다. 그러자 윤기가 화들짝 놀라며 수연이의 귀에 대고 있던 핫팩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수연이는 그 핫팩을 주워 주며 놀랐어요? 놀라게 할 생각은 없었는데, 죄송해요, 라고 말했다. 그에 윤기는 수연이가 건네주는 핫팩을 받으며 괜찮다고, 내가 괜히 놀란 탓이라고, 죄송해하는 그녀를 달래주었다.


  그러던 무렵이었다. 누군가 수연의 뒤로 오더니 수연의 목을 빨간 목도리로 감싸주었다. 목만 따뜻해졌을 뿐인데 온몸이 따뜻해지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수연은 저에게 목도리를 둘러준 사람이 누구인지 아는 듯 싱그러운 웃음을 지으며 뒤를 돌아봤다. 그러자 그녀의 대학 동기인 박지민이 예쁜 미소를 머금고는 서 있었다. 윤기는 자신에게서 등을 돌리고 지민과 마주보고 있는 수연을 바라보았다. 그러곤 그녀를 그렇게 만든 지민을 한 번 진하게 째려보았다. 그러다 이내 지민과 눈이 마주쳤고, 지민은 왠지 비웃듯 윤기를 쳐다보며 웃었다. 윤기는 그런 지민의 웃음에 약올라 괜히 쥐고 있던 핫팩을 저의 코트 주머니에 욱여넣었다.


  “왜 이렇게 늦게 왔냐, 박지민.”


  “아, 윤기 선배.”


  지민은 여전히 예쁜 미소를 머금은 채로 윤기를 한 번 쳐다보더니 다시 수연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곤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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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연이한테 예쁘게 보이려고 준비 좀 하느라 늦었어요.”


  “하하 나한테 예쁘게 보여서 뭐 하려구.”


  윤기는 저의 물음에 수연을 보고 대답하는 지민이, 수연에게 매혹적으로 구는 지민이 거슬려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로 말했다. 어서 영화관으로 가자, 고. 지민은 윤기가 저를 거슬려하는 걸 단번에 알아채고는 수연에게 더욱더 가까이 붙어 갈까? 라고 수연에게 물었다. 수연은 그런 윤기와 지민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응, 이라고 대답했다.


  윤기는 지민을 제치고는 얼음장처럼 차가운 수연이의 손을 조심스레 잡았다. 급작스럽게 남이 저의 손을 잡는데도 수연은 놀라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오히려 예상했다는 듯한 의미심장한 미소를 머금었다. 윤기는 그런 수연을 알아차리지 못 하고 그저 수연의 차가운 손을 저의 코트 주머니에 넣었다.


  “핫팩이 있어서 아마 따뜻할 거야.”


  “헐, 그러네요. 마침 손이 너무 시려웠는데, 역시 윤기 선배는 눈치가 참 빠르네요.”


  “그러냐.”


  수연은 언제 자기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냐는 듯 굴며 누구보다 순박한 웃음을 지었다. 지민은 그런 둘의 모습을 보며 질투심을 느꼈고 괜히 윤기를 한 번 진하게 째려 보았다. 그러곤 수연이의 반대쪽 손을 꼭 잡았다.


「딜레마에 빠진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