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角戀的困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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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거짓된 소문 (2)


말랑공 씀.




「질투에 사로잡혀.」


  벤치에 앉아 샌드위치로 점심 밥을 대충 때운 정수연은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했다. 지민과 윤기는 시간표를 잘못 짜는 바람에 현재 강의를 듣고 있는 중이고, 아마 둘 다 머릿속에 정수연만 가득 차 있을 게 뻔하다. 정수연은 여유롭지만 왠지 고적한 마음에 몸이라도 움직이려고 일어났다. 급작스럽게 몸을 일으킨 탓에 정수연은 머리가 핑 돌았다. 그녀는 또 자신이 기립성 저혈압이 있다는 걸 까먹은 모양이었다. 아, 씨… 그녀가 작게 탄식을 내뱉으며 휘청였다.


  정수연이 휘청이던 무렵이었다. 그녀와 일방적인 일면식만 있을 뿐이었던 어느 누군가가 그녀의 팔을 붙잡아 주며 괜찮냐고 물어왔다. 정수연이 괜찮다고, 그만 놔 줘도 된다고 그 누군가의 손길을 거부했지만 그 누군가는 정수연에게 더 꼭 붙으며 친한 척을 해댔다. 그 누군가의 속셈은 A+은 기본이었던 정수연과 다음 조별 과제 때 같은 조를 하려는 것이었다. 당연히 본인은 은근슬쩍 무임승차를 할 것이고. 참고로 조별 과제를 좋아하시는, 나이를 지긋하게 드신 남교수님께서는 조별 과제에서 어느 조원의 이름을 빼는 걸 무지하게 싫어하신다. 그래서 예전에 한 번 다른 학생이 무임승차했던 조원의 이름을 뺐다가 엄청난 잔소리와 함께 A 맞을 것을 C를 맞고 말았다. 아주 제멋대로이신 교수님이시다.


  정수연은 기립성 저혈압 탓에 머리가 어질했지만 저에게 거머리처럼 붙은 그 누군가 따위에겐 아무런 타격도 받지 않았다. 그녀를 당황케 할 수 있는 건 오직 기립성 저혈압뿐. 정수연은 자꾸 귀찮게 구는 그 누군가에게 사근사근한 미소를 한 번 날린 뒤 자연스럽게 제치곤 그 누군가에게서 멀어졌다. 그저 그 누군가에게서 멀어지려고 하는 것뿐이라서 정수연 자신도 제 발짝이 어디로 향하는지 몰랐다.


  정처 없이 향하던 정수연의 발짝이 멈춘 곳. 모퉁이 너머로 보이는 자판기 앞 어느 남대생과 그를 둘러싼 몇몇의 사람들. 그들에게 둘러싸인 남대생은 아까 수업시간에 정수연을 응시하고만 있었던 그 남대생이었다. 정수연은 저를 바라보던 남대생의 불쾌하고도 역겹지만 어딘가 증오를 담은 듯한 눈빛을 떠올리며 무슨 상황인지 짐작한다. 정수연, 그녀에 대한 거짓 소문을 신나게 퍼트리고 있는 상황. 그녀는 정말 그런 상황인지 파악하기 위해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귀를 기울였다.


  “정수연이라고, 다들 알지?”


  “응, 알지. 너랑 같은 학과잖아. 걔 되게 사교성도 좋고 잘 웃어 주고 성적도 좋다던데.”


  “무슨 소리야. 성적 그런 거 전부 다 교수님들한테 뒷돈 쥐어 주고 그렇게 받는 거야. 심지어 남자도 엄청 밝혀. 여자들한테 친한 척 굴면서 사실은 남자들한테 엄청 꼬리친 다니깐? 나한테도 되게 꼬리치고 그랬어.”


  “어머, 정말…? 그런 소문은 처음 들어 보는데?”


  “너는 같은 학과가 아니라서 그런 거지. 그리고 이 소문 꽤 유명해.”


  “와, 정수연이 그런 애인 줄은 몰랐네.”


  다들 처음에는 그 남대생의 이야기를 못 믿는 눈치였지만 점점 갈수록 다들 남대생의 말에 물들어 정수연을 욕하는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분명 처음에는 남대생 그 한 명만이 정수연에 대해 좋지 않은 시선을 갖고 있었으나 단 한 명의 파장으로 인해 지금은 제법 많은 사람들이 정수연에 대한 좋지 않은 시선을 품고 있다. 뒷담화로 시작해 거짓된 소문으로 퍼지기란, 정말이지 얼마 걸리지 않았다.


  모퉁이 너머에서 이 모든 걸 듣고 있었던 정수연은 여유롭게 미소를 지으며 그들에게로 다가갔다. 다들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재미있게 하고 있었어요? 정수연의 순수하고도 가시같은 질문에 그 남대생은 화들짝 놀라며 뒤를 바라보았다. 그러곤 혹여 정수연이 제 얘기를 다 들었나 걱정하며 식은땀을 흘려댔다. 정작 당사자 앞에서는 식은땀만 줄줄 흘리고 아무 말도 하지 못 하는 꼴이라니. 정수연은 이 모든 게 가소롭기만 했다.


  “저도 알려 줘요. 무슨 얘기를 그렇게 재미있게 하고 있으셨어요?”


  정수연은 다 알면서도 그들에게 압박감을 주기 위해 미소를 머금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들은 서로 눈치를 보더니 그들 중 그나마 양심이 있는 사람이 입을 열기 시작했다. 저기… 그게… 너 말이야… 이제 막 말하기 시작했는데, 어쩌면 정수연이 그에게 만회할 기회를 준 것인지도 모르는데, 그는, 그 남대생은 그 기회를 저 스스로 뻥 차며 말하던 사람의 앞을 가로막았다.


  “흐음, 저한테는 안 알려 주시는 건가요? 알겠어요.”


  정수연은 그 남대생을 한 번 진하게 응시한 뒤 그의 귓가에 다가가 속삭였다.


  “이따가 6시쯤에 분수대 앞으로 와요. 아주 재미있는 일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기대도 하시고.”


  정수연은 그의 귓가에서 멀리 떨어진 뒤 싱긋 웃어 보이며 덧붙였다.


  “알겠죠?”


「스스로 만든 구덩이에 빠져버리게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