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yday Mayday

프롤로그

''아, 이건 정말 너무해. 이번 생은 정말 망했네...ㅠㅠ''
보건청에서 온 문자 메세지를 본 앨은 그 자리에서 주저 앉아 울었다.

''귀하의 생명유지가 일주일 남았음을 알려 드립니다. 남은 시간 생의 마감 잘 하시기 바라며 마지막 전날은 가까운 장례 병원에 입원해주시기 바랍니다.''

2050년, 눈부신 과학의 발달로 인간의 모든 DNA의 암호가 풀렸다. 사람들은 태어나자마자 간단한 검사로 자신의 수명을 알 수 있게 되었다. 기술개발 초반에는 자신의 수명을 알게 된 사람들이 과하게 절망하거나 삶에 대한 의지가 무력해지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그래서 이 기술이 폐기될 뻔도 하였다가  <인간의 존엄있는 죽음맞기>라는 사회운동이 붐을 이루게 되면서 수명에 대한 개인정보는 보건청에서 비밀리에 관리하는 제도가 생겼다. 보건청은 사고사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국민 모두에게 죽음이 다가오기 일주일전에 <생의 마감>을 알릴 의무를 가지게 되었다.  그러면 <생의 마감>통보를 받은 사람은 유산문제라든지, 자신의 삶을 스스로 정리하고 ''존엄''을 지키며 죽음을 맞이하는 제도인 것이다.

오늘 앨은 그 <생의 마감> 통보를 맞게 된 것이었다.

''어떻게 이래? 험난한 취업의 문을 통과하고 이제 막 첫 월급을 받았는데...정말 너무 하잖아. ㅠㅠ''

연이어 문자  메세지가 도착했다. 자신의 회사 사수인 대리님이었다.

''에구...어떻해..소식 들었어. 명복을 미리 빌께. 퇴직금은 한달밖에 근무 안해서 얼마  안 되겠지만 조의금 모아서 급여통장으로 이체 될거야. 내일부터 회사는 안 나와도 되고...여하튼 마음 잘 추스리고. 좋은 죽음 맞이하길  바랄께.''

이 제도가 정착한 후로는 명복을 미리 비는 인사도 생겼다. 보건청에서는 급여나 유산 정리를 위해 다니는 회사나 은행쪽에도 동시에 연락이 가는 모양이었다. 연이어 은행에서는 다음과 같은 문자메세지가 도착했다.

'' 귀하의 죽음을 진심으로 애도합니다. 저희 은행에서는 장례비를 제외한 귀하의 계좌 잔액을 지정 상속자의 계좌로 바로 이체해드리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많은 이용부탁드립니다.''

아직 앨은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 했는데...세상은 이미 앨의 죽음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더 슬퍼졌다.

앨은 한참을 울면서 정처없이 걷다가 한강공원에 이르렀다. 그리고 결국 벤치에 앉아 맥주 캔을 따고야 말았다. 술기운이 돌자, 조금은 마음이 진정되는  듯도 하였다.

''하...이럴 때 가족이라도 있었음 좀 나았을까?''

한강 건너편 고층건물벽 전광판에 아이돌들이 화려한 의상을 입고 춤을 추고 있었다.

''우이쒸...나는..제대로 된 연애 한번..못..해보고...뭐 이런 그지같은 경우가 다 있어.''
앨은 서러운 마음에 다시 눈물이 차 오르려고 했다.

''정말 하느님도 너무 하시지..엉엉''
이젠 누가 쳐다보든 말든 대성통곡이 나왔다.

그때 옆에서 부시럭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옆 벤치를 보니 허름한 차림의 할아버지가 누워 계셨다.
아까는 절망스러운 마음에 주변을 자세히 보지 못했는데...아뿔싸....거지 할아버지가 일어나기전에 빨리 이 곳을 뜨는 게 좋겠다...라고 생각하고 일어서려는데

''내가 좀 너무 하긴 했네.''
라고 말하며 기지개를 켜는 할아버지.

''네?''

''내가 가족도 없이 고아에 모쏠인 여자애를... 하필 첫 월급받고 일주일 뒤에 호출한거 말이야. 뭐, 월급 일주일전에 데려가는 것보다는 나은건가?''

''할아버지...뭘 그렇게 중얼거리세요?''

''아, 됐고..불쌍하니까 대신 남은 시간동안 연애는 실컷 하게 해줄께!''

''네?연애요?''

''아, 그래. 어떤 스타일 좋아해?''

''스..타일 이요?''

''거 참, 왜 모쏠인지 알겠네. 왜 이리 눈치가 읎어. 좋다! 가만 있어봐라...아!  저기 일곱 놈이 골고루 있네. 일주일 동안 두루두루 연애해보면 되겠구먼!''
할아버지가 손가락으로 가르키고 있는 것은 전광판에서 반짝 반짝 빛나고 있는 아이돌 그룹이었다.
그러더니 할아버지는 다시 벤치에 등을 돌리고  돌아누웠다.

''아...이제 죽으려니까 술도 약해졌나봐..이제 막 헛소리도 들리고..엉엉..''
앨은 그렇게 울다가 훌쩍이다가를 반복하며 자신의 자취방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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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업뎃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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