虛假的愛

08 | 壓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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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ㅣ스트레스








나는 그 후로 남준과 남준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모색해 보았다. 하지만 좀처럼 나오지 않는 정보에 스트레스만 쌓여갔다. 전담 경찰인 정국 씨는 나에게 쉬엄쉬엄 하라며 격려해 주었지만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더 이상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같았다. 내 눈 아래는 다크서클이 짙어져 갔고, 몸이 많이 여위고 점점 파리해졌다.

“세연 씨, 그러다가 또 쓰러져요.”

“괜찮아요… 그 놈만 잡는다면 뭐든 상관 없어요.”

“그 놈 잡기도 전에 몸져 눕고 싶어요?”

“그건 아닌데…”

“이 상태로 간다면 세연 씨는 그 놈을 잡는다고 하더라도 침대 위에 있을 거예요.”

꽤나 섬뜩한 얘기였지만 맞는말이다. 끼니도 잘 챙겨 먹지 않은 채 진전도 없는 일을 하고 있다면 나에게 손해만 돌아온다는 걸 알았다. 마약성 진통제처럼 끊을 수 없는 일, 하지만 나는 노트북을 접어 옆에 두고는 정국 씨가 사온 죽을 먹었다.

정국 씨의 보살핌을 받아서인지 정국 씨에게 의지를 하며 꽉 쥐고 있던 긴장을 풀어서인지 저녁부터 배가 슬슬 아파왔다. 가시로 쿡쿡 찌르는 것 같은 고통과 속 쓰림이 동반 되어 죽을 맛이었다. 이마에서는 식은 땀이 미친 듯 흘렀고, 가쁜 숨만 쉬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배를 부여 잡은 채 침대에 누워 있는 것 뿐.

이대로 병원을 갔다간 가면서 쓰러질 것 같은 느낌에 핸드폰을 겨우 들어 떨리는 손으로 정국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웬일인지 전화를 안 받는 정국 씨에 나는 눈물을 흘렸다. 고통도 고통이지만, 내가 의지할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정신적인 고통이 밀려와서.

얼마나 지났을까, 다시 걸려오는 전화는 정국 씨에게 온 거였다. 경찰이다보니 꽤나 바빴고, 그에 나의 전화를 받을 수 없었던 것 같다. 시끄럽게 울려대는 전화 소리에 받으려 손을 뻗었지만 핸드폰이 침대 아래로 떨어져 버렸고, 조금만 움직여도 위가 찢어지는 고통에 결국 전화를 받지 못했다.

혼자 끙끙 거리고 있을 때 집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순간 두려움이 엄습해 왔지만 들려오는 정국 씨 목소리에 안심했다. 하지만 나갈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았다. 결국 위험한 상황에 들어오라고 알려준 비밀번호를 치고 들어온 정국 씨는 나의 방으로 먼저 들어왔다. 식은땀에 온몸이 젖은 채 앓고 있는 나를 보자마자 정국 씨는 내게 달려왔다.

“왜 그래요, 어디 아파요?”

“… 배가, 배가요.”

“어떻게 아픈데요, 일어날 수 있어요?”

“아니요… 위가 찢어진 기분이에요, 속도 쓰리고.”

“… 세연 씨 요즘 스트레스 많이 받았는데, 스트레스성 위염 같은 거 아니에요?”

“나랑 같이 병원 가봐요, 내가 부축해 줄 테니까.”

나는 정국 씨와 같이 병원으로 향했고, 예상한 대로 스트레스성 위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 정도까지 심한 사람은 보지 못했다고, 만성적으로 발전할 경우 위암이나 위궤양이 될 수 있다는 말에 겁을 먹은 채 병원을 나왔다. 정국 씨가 내 옆에 있으니 안심이 되는 건지 고통이 꽤나 잦아들었다.

“정국 씨가 옆에 있으니까 안 아픈 것 같아요.”

“내 옆에… 있어주면 안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