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中保鑣

Ep.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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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딩 경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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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의 입이 떨어지기를 기다렸다. 어떤 말이든 지금은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었기에 돌아오는 답이 비록 부정이라 할지라도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정성스레 한 단어, 한 단어 소중하게 내뱉은 내 마지막 고백을 전정국에게 어떻게 닿았을지 잘 모르겠다. 전정국은 내 고백에 한참을 가만히 있었으니까.

뭔가를 더 말하기도 싫었다. 아니, 정확하게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여태 내가 너에게 한 고백만 벌써 몇 번인지 모르겠고 때마다 말을 바꿨다. 더이상은 고백할 말도 없어 아무런 말도 없이 전정국만 빤히 쳐다봤다.





“김여ㅈ,”

“하으…!”





그때였다. 전정국이 내 이름을 부르려 입을 뗀 순간, 우중충하니 비가 거세게 쏟아지던 탓인지 우르르 쾅쾅 천둥이 내리쳤다. 어릴 때부터 밤에 혼자 남겨진 기억이 많아 천둥을 무서워했던 나는 큰 소리에 양쪽 귀를 손으로 막으며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괜찮아?”





두 눈을 질끈 감으며 주저앉아 양쪽 귀를 막은 나에게 바로 다가와 한쪽 무릎을 꿇고 괜찮냐 물어본 전정국이었다. 아니… 소리가 너무 커, 나 무서워…… 나는 소리를 안 들리게 해보겠다고 안간힘을 다해 손에 힘을 줬다.





“괜찮아, 무서워하지 마. 조금 시끄러운 것 뿐이니까.”





전정국은 나를 진정시키며 자신의 큼지막한 두 손으로 귀를 막고 있던 내 손을 감쌌다. 나는 미세하게 몸을 떨며 전정국을 올려다봤고 전정국은 그런 나에게 괜찮다며 예쁜 미소를 보여주었다. 이게 바로 전정국이 나에게 필요한 이유이자 내가 전정국을 좋아하는 이유였다. 전정국은 항상 필요한 순간 내 곁에 있었고 저 예쁜 미소 하나로 나를 안심하게 만들었다.





“가서 눕자. 네가 잠들 때까지는 옆에 있을게.”





전정국은 주저앉아있던 나를 일으켜 세워 내 침대로 나를 데려갔고 전정국의 다정하고도 따뜻한 손에 이끌려 어느샌가 침대에 누워있었다. 내가 침대에 눕자 이불을 덮어준 뒤, 옆에 앉아 내 배를 토닥토닥해주는 전정국이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엄마의 손길 같아 두 눈이 끔뻑끔뻑 감길락 말락 느릿하게 떴다 감겼다.

정확하게는 약간 몽롱해졌다. 밖은 아직도 천둥이 치고 비가 우수수 떨어지는데 그런 소리가 아예 들리지 않고 전정국만 보일 정도로 정신이 몽롱했다. 왜 였을까, 내 생각엔 아마 전정국이 내 방에 있어, 전정국의 손이 나와 닿아있어 그런 게 아니었을까 싶었다.





“정국아…”

“응, 나 여기 있어.”

“나랑… 같이 자자……”





몽롱한 탓이라고 쳤다. 마치 술에 취한 것처럼 몽롱한 기분 탓에 정말 조그맣게 마음 끝자락에 자리잡고 있던 속마음이 튀어나온 거라고, 그렇게 치자고 하고 싶었다. 나는 전정국의 손 위에 내 손을 올렸다. 그 다음 전정국의 전정국의 손을 내 쪽으로 잡아당겼다. 다행인 건지 아닌 건지, 전정국은 쉽게 내 손에 이끌려왔다. 현재 전정국과 나의 얼굴 사이 거리는 약 5센치 정도로 누군가 마음만 먹으면 입술을 부딪힐 수도 있을 정도의 거리였다.





“… 김여주, 네가 자꾸 이러면 나도 참기가 힘들어.”

“왜 참으려고 해, 그냥 오늘만… 솔직하면 안 돼?”





전정국의 눈빛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다. 여태 태연하게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던 전정국한테서 저런 말이 나왔다는 거 자체부터가 오늘은 뭔가 다르다는 증거였다.





“밀어낼 만큼 밀어냈으면 오늘만은 받아줄 수도 있는 거잖아, 네가 계속 밀어내도 내가 계속 좋다고 하잖ㅇ,”





흐읍…! 찰나였다. 눈물이 점점 차오르며 오늘만은 받아달라고 애원하듯 말하던 나의 입술 위로 전정국의 입술이 포개어진 건. 전정국의 갑작스러운 입맞춤에 놀란 것도 잠시, 여태 바라던 게 이루어졌다는 생각에 양팔로 전정국의 목을 감싸고 두 눈을 꼭 감았다.

깊은 입맞춤을 허락하는 나의 신호가 느껴진 건지 내가 자신의 목을 감싸자, 목말랐던 맹수 마냥 내 입술을 탐하기 시작하는 전정국이었다. 혀가 섞여들어가는 느낌 마저 좋을 만큼 서로를 원했던 탓인지 전정국과의 첫 키스는 정말 진득했다. 진득한 입맞춤을 계속 나누다 잠깐 입을 뗀 전정국이었고 타액으로 인해 입술이 번들거렸다. 전정국은 위에서 나를 내려다보며 한 손으로 내 머리칼을 귀 뒤로 넘겨줬다.





“좋아해, 내가 네 옆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해도 난 네 옆에 있고 싶어.”





그토록 듣고 싶었던 전정국의 고백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싫었던 천둥이 치는 날 밤, 불이 꺼진 캄캄한 방 안에서 전정국의 고백을 들었다. 전정국의 고백은 내가 싫었던 모든 걸 괜찮다고 바꿔버릴 정도로 나에게 큰 의미였다. 전정국 바보. 다 똑같은 사람인데 어울리고 말고가 어딨어…





“그 말을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데… 왜 이제서야 해, 바보야.”

“내가 네 옆에 있어도 되는지, 내가 과연 너한테 어울릴 만한 사람인지 많이 생각했어. 근데 더이상 굳이 생각하고 싶지 않아. 나, 그냥 네 옆에 있을래. 여주야.”

“너… 너 방금 여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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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해도 돼?”





전정국이 처음으로 김여주가 아닌 여주라고 불렀다. 순간적으로 놀라 눈이 동그래진 것도 잠깐, 키스해도 되냐는 전정국의 물음에 뺨을 붉게 물들이며 수줍게 고개를 끄덕인 나였다. 내 허락이 떨어지자 바로 입술을 한 번 더 맞댄 전정국이었고 두 번째 키스는 아까보다 더 깊게 들어왔다.

혹시나 내가 놀랄까 전정국은 손깍지를 끼고서 조금 더 진득하게 들어왔고 혀의 농도가 짙어질 때쯤, 입술을 떼고 서로를 바라보며 웃어보인 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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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에피소드는 평소보다 짧지만, 강력한 한 방이었다! 오늘도 봐주셔서 감사하고 3위도 감사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