如何用不雅的方式分手

第二集【原因一】那個人的故事

* 모든 이야기는 작가의 허황된 망상입니다. 현실과 혼돈하지 마시길.. 

 ©️ 내 머릿속에 지진정 (2022) 




Ep.2 그 남자 이야기


퓨-

태주는 얼마가지 않아 코를 골며 잠이 들었다.
일이 힘든 걸까
안그래도 약간 피곤해보였는데,
안마시던 술을 마시고는 골아떨어지다니..

일어나서 태주를 자리에 바르게 눞혀줬다.
이불도 꼭 덮어주고..

얼굴을 덮은 머리칼도 깔끔하게 뒤로 넘겨줬다.

가만히 보니 메이크업을 안 지운 것 같은데...

텅빈 화장대를 보니
이번주에 화장대 위를 싹 치워버린 것이 금새 후회되었다.

거기에 나뒹굴던 샘플 중에 리무버도 있었을텐데...

내 껄 써야겠네..

화장솜에 리무버를 묻혀 가지고 와서
쓱쓱 닦아줬다.

세수는 알아서 하겠지.. 싶다가
얼굴에 트러블났다고 투덜거리던 게 생각나서
해면스폰지에 따듯한 물을 묻혀와서 닦아줬다.

너는 내일 아침에 잘 기억도 못하겠지만...
일단 내가 너 투덜 거리는 꼴은 못 보겠다. 
.
.
.


잠깐 곤히 잠든 너의 얼굴을 잠깐 들여다보고 있었을 뿐인데,
화가 나고, 섭섭했던 마음이 금새 눈이 녹듯이 사라진다.

참 이상한 일이다.

조금만 고개를 돌려봐도
아이들이 어지럽힌 거실처럼

현실은 그대로인데

마음은 계절이 바뀌어 얼음이 녹아사라지듯
다시 촉촉한 봄이 되어버린다.

이래서 석진이 형이 쉽게 연애시작하지 말라고 했었나..?

얼굴을 보니 주중에 쌓여있던 마음이
이렇게 쉽게 바뀌어버리다니... 

사실 나만 너무 널 그리워 한 것 같아서
살짝 섭섭할 뻔했는데,

아까 가지말라던 태주의 모습이 반갑기도 하고
왠지 이 상황이 빨리 해결될 것 같아 안심이 되었다.  




거실에 큰소리가 나서 나와보니,

아이들 둘이 장난감들을 몽땅 꺼내서 요새를 만들어 놀고 있었다.

"아빠 드레곤이다~~."

아이들이 만든 요새를 공격했다.

담이가 원이에게 말한다.

"드레곤을 물리치자~"
"와아아아"

꽁~
막내가 휘두른 장난감 칼에
머리를 맞았는데 너무 아프다. ㅠㅠ


날만 풀리면 이제 데리고 나가서 놀아야지
집에서는 기운 빼서 재우는 건 이제 안 되겠다.

"항복, 항복!"

적당히 놀아주고 일찍 치카치카 시켜서
안방에 아이들을 재웠다.

오늘 잘 먹고 잘 놀아서인가, 아이들도 콜콜 잘도 잔다.


지금 나가면
늦게 들어오거나 아예 아침에 올 것 같으니까
미리 콩나물 황태국만 해놓고 갈까?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태주 먹이면 좋을 것 같은데..
냉장고에 마침 콩나물이 하나 있었다. 

시계를 보니 약간 여유가 있다. 

애들이 빨리 잠들어서 다행이야. 
그동안 아이들 재우는 기술도 늘어난 것 같아. 

물에 살짝 불린 황태를 들기름에 달달볶아서 
끓이고 나니

엇...

생각보다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나버렸다.



네 말대로 집에 있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오늘은 슈가형도 만나야 하고,


이번주에 애들 때문에 작업에 진전이 전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일단 좀 나갔다 와야겠어.. 

지난주에 아이들을 두고
새벽에 작업실 갔던 게 영 마음이 꺼림직해서
이번주에는 집에 가지고 와서 작업을 했더니,

작업하려던 곡은 진전이 없고,
대신 아이들이랑 장난스럽게 만든 동요가 몇 곡 생겼다.

이건 나중에 잘 다듬어서 완성해봐야지...

네가 만약 다음주에도 집에 안온다고 하면,

다음주에는 엄마께 애들 좀 부탁드릴까..

아니면, 장모님...?

그러면 니가 집에 없는 줄 알텐데,
네 입장이 곤란하겠지...?

그냥 너한테 돌아오라고 얘기하는 게 가장 좋을 것 같아.

그런데 이유가 뭔지 아직 잘 뭔지 모르겠네..

작업실에 가는 차 안에서 계속 생각해보았지만
사실 잘 모르겠다..

나에게 화가 나는 게 있었으니까
떨어져 지내자고 했을텐데

나 정도면 좀 잘하지 않았나..?
나한테 뭐가 화가 난건지 
도대체 모르겠네...



.
.
.

작업실에 도착한 지 얼마 안되서 슈가형에게 연락이 왔다.

[정국아, 왔으면 건너와-  가이드 좀 해줘-.]


.
.
.


"오랜만이다- 요즘 왜 이렇게 뜸했어?"

슈가형이 반갑게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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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머... 그냥 집에 일이 좀 있어서-"


최대한 티내지 않으려고, 무심한 척
소파에 털석 앉아서 형이 뽑아준 가사를 한번 쭉 읽어보았다.

"정국아, 너 뭐 일 있있지..그치?"

슈가형 말투가 이미 알고 있는 눈치였다.

"형 뭐 들은 거 있어? .... 아, 랩몬형이 다 얘기했구나..??
아 진짜...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슈가형에게 우리 리다님이 이미 얘기한 모양이다.

"야, 우리들 사이에 비밀이 어디있냐.. 어차피 시간 지나면 다 알게 될텐데.."

형이 책상 앞에서 일어나더니,
커피 머그를 들고 내 옆에 앉았다.


"태주씨랑 아직 안 풀렸어..? 1주일이 넘은 건가.. 오래가네.."

"그게 말이야 형, 나 태주가 왜 그러는지 잘 모르겠어..
솔직히 나 정도면, 우리 애들한테도 집에도 잘하지 않았어..?"

"뭐 못 했다고 볼 순 없지만 그런 문제가 아닐 수도 있고.. "
 
"그.. 글쎄..? 다른 이유가 있나....?"

"너 막내가 지금 몇 살이지..? 세살이랬나..?"

"응, 원이가 세살이지.."

"혹시 산후 우울증같은 거 아니야..? 우리 와이프도 둘째 낳고
한참 애들 뛰어놀기 시작할 때 히스테리 장난아니었어..

그런 것도 산후 우울증 연장선이래ㅡ

그리고 우리 평상시에는 집에 늦게 가고
활동할 땐 아예 가지도 않잖아

집에 잘 하는 건 기본으로 깔고 가야지.. "

"우리 태주는 여태껏 그런 거에 불평한 적 한번도 없는데??"

진짜 모르겠는데..
태주는 연애할 때도 그런 불평은 없었어..
 
혹시 혼자 끙끙 앓았나..?


"표현을 안했을 수도 있고..
 아니면 둘째 낳고 뭐 달라진 거 없었어..?

 태주씨가 하려고 했는데 잘 해결이 안 되었다거나..."

형의 이야기를 듣자 생각난 것이 있었다.

"아, 태주가 최근에 다시 직장을 다니기 시작했었어."

"그래...?"

"원래.. 가방 디자이너였잖아..
디자이너로 가고 싶어했는데, 일을 안 한지 5년이 넘었으니 쉽지 않았나봐...

지금은 아이들 교재 개발하는 곳으로 가긴 했는데,

음..."

나는 생각하느라 잠시 말을 멈추었다.

생각해보니 직장을 다니면서
태주는 나한테 힘들다고 표현한 적이 별로 없었다.


일 시작 할 때도 아이들은 어떻게 돌볼지 물어보니,
아침에 등원시키는 것만것 하면,

육아단축 근무 신청해서 자기가 하원하면 될 것 같다고 했다.

내가 바쁠 땐 양가 어머님께 등원을 부탁드린 적은 있지만,
태주는 한번도 부탁드린 적이 없었다.

새로운 직장일은 어떤지...
적응은 잘하는지...

맙소사.. 

생각해보면 나는 그런 것들은 전혀 신경을 안 쓰고 있어서
하나도 몰랐던 것 같아.


슈가형은
내가 깜짝 놀란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멍하니 있으니,

옆에서 커피를 홀짝이며 기다려줬다.

"저기.. 그래서 말인데, 재수씨에게 우리 와이프 소개해줄까.."

슈가형이 뜸을 들이다 말했다.

"가만보니까 여자들은 아이들 얘기도 그렇고..
사실 밖에는 고민생겨도 이야기하기 어려워..
시선이 있으니까..

태주씨는 연애할 때도
우리쪽 사람들이랑 교류가 거의 없었잖아.

아마 많이 외로울 꺼야..

유명한 사람의 부인으로 사는 게 쉽지 않아..
여자들 세계에서는 질투같은 것도 심하고..

세상 모든 사람들이 아미는 아니야..

분명 네 부인이라는 이유로
그냥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그냥 싫어하는 사람들이라.."

형의 말을 듣고 나는 중얼거렸다. 

그렇고보니 랩몬형네 형수님이랑 슈가형 형수님은 가끔 점심도 같이먹고 교류가 있었던 것 같긴 하다.

최근에 연애를 시작한 석진형은 진지한 마음이 있는 지
여자친구를 우리에게 소개했는데,

석진이 형을 닮은 듯 엄청 싹싹해서
연습실에도 자주자주 놀러온다. 

태주는... 음..물론 우리 형들에게 소개도 하고
부부동반으로 밥도 몇번 먹긴 했지만,


낯을 가리는 편이어서 내가 굳이 자리를 만들지 않으면
따로 만나진 않았지... 


"고마워 형, 일단 나랑 태주 사이 좀 먼저 어떻게 해보고.. 
그 때 한번 자리를 만들어보자-

형 작업 시작할까-"


잠시 떠오른 생각들은 접어 놓고,
지금은 가이드라인 녹음 먼저 마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