我會承擔責任的,先生。

15

Gravatar


나 책임져요, 대리님








"대박, 여주씨랑 김대리님 만나는 사이라고? 나이차이 좀 나지 않나..?"

"여주씨 이제 스물 중반아닌가..?"

"대리님이 아무리 잘생겼고 능력 좋아도 어린 애랑 사귀는 건..."

"아니면 여주씨가 꼬시는 거 아니야?"

"하긴.. 대리님이 여주씨같은 사람이랑은 안 어울리지?"





정여주... 이래서 가까이 지내고 싶지 않은 거다. 나 때문에 어린 애까지 욕먹고, 나 때문에 힘들어하고. 이게 난 너무 싫다. 내가 열심히만 하고 좋은 성과를 내면 욕같은 거 아무도 못할 줄 알았는데 더 먹고 있다. 그래서 이젠 익숙하다. 하지만 내가 아닌 남을 나와 엮였다는 이유로 욕하는 건 아직 익숙해지지 않았다.





Gravatar
"김사원, 신사원. 일이 부족한가 봐? 한가하게 수다나 떨고 있고."

"..김대리님..!"

"야, 남 욕하고 다니기 전에 니들 꼴이나 봐."

"30대 넘는 사람들이 아직도 사원이면 되겠어?"

"일 못하면 말이라도 잘 들어야지, 얼른 가서 일 해."

"...죄송합니다."





잘못한 사람들은 저 사람들인데 사과 받은 내가 나쁜 사람이 됐다. 그래도 괜찮다. 정여주가 이 소문만 듣지 않는다면. 그냥 이대로 이상한 소문들이 사라진다면. 그거면 됐다. 이젠 앞으로 정여주한테 친한 척 안하려고 한다. 애초에 나랑 맞는 사람이 아니니까. 저렇게 밝고 긍정적인 애가 나같은 애랑 있으면 같이 어두워지기 마련이다. 저 순수함을 내가 잃게 하고 싶지 않다.







Gravatar







"갑자기 뭐야.."

"가까이 지내지 말라는 건 뭔 소리야?"

"자기가 다가와놓고... 밀당하는 거야, 뭐야."





김대리님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일부러 거리를 두려고 해도 대리님이 먼저 다가온다. 대리님이 야근인 날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내가 더이상 다가가지 않았을텐데. 왜 괜히 도와줘서 내 마음만 더 크게 부풀리는 건데. 갑자기 왜 가까워지려 하지 말라는 건데. 이게 말로만 듣던 밀당이야? 밀당이 원래 이런 거야?





"..대리님, 이거..."

"부장님한테 갖다 드려."

"아, 그리고 퇴근 전까지 이 일 해놓고."





더 짜증나는 건 아무렇지도 않아보이는 김대리님의 표정과 말투, 행동이었다. 고백하고 차였던 저번에도 대리님은 평소처럼 날 대했다. 마주치기 싫고 어색할만 한데 어떻게 표정관리를 잘하시지? 잘해서 마음에 상처가 더 컸다. 난 대리님의 행동, 말투, 표정 하나하나가 내 기분을 좌지우지하는데 대리님은 그저 회사 부하직원으로만 보니 슬펐다. 날 좋아해달라는 건 아니지만 멀어질 필요는 없지 않나..?





"..대리님."

"모르는 거 생겼어?"

"좋아해요."

"..일하는 도중에 사적인 말은 아닌 거 같은데."

"왜 저랑 멀어지려고 하는 거에요? 도대체 왜?"

"내가 말했지, 나 좋아하면 너만 힘들다고."

Gravatar
"너 힘든 거 보기 싫어."

"그게 나 때문이라면 더더욱."





사랑은 행복만할 수는 없다. 연인 간에, 주변인들에 불화는 언제든 겪을 수 있는 것이다. 그게 사랑이 아니어도. 다 감수하고 좋아하는 건데, 난 힘들다고 하지도 않았는데 왜 멋대로... 왜 쓸데없는 걱정을 하시는 거야... 난 대리님이랑 멀어지는 게 제일 힘들단 말이야. 멀어지기 싫단 말이야.





"금방 잊힐 거야, 걱정하지 마."

"못 잊어요, 몇 년이 지나도."

"난 너한테 그렇게 중요한 사람 아니야, 너가 이 회사를 나가면 기억 속에 사라질 사람이야."

"안 나갈 거에요."

"내가 나갈 수도 있는 거잖아."

"결국 끝은 이별인데. 현재만 생각해서 미래를 슬프게 만들지 마."

"장담해요? 우리 만남의 끝은 이별이라는 걸."

"응, 장담해."

Gravatar
"만나는 건 어려워도 이별은 쉽거든_"







_________________



눈팅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