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情可以療癒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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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ㅣ잠꼬대








레지던트 생활을 하며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힘들긴 한가보다, 내 몸이 이리 성하지 않은 거 보면. 매일 바쁜 삶을 살아야 하는 레지던트가 병실에 누워있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가장 바빠야 할 내가 빠지니 흉부외과는 더욱 바빠졌다. 세린 씨는 물론 교수 님까지 바빠져 내 병문안을 올 사람이 없었다, 내 담당 의사 분 빼고는.

혼자 있을수록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나는 법. 전에 집에서 가져온 할머니와 같이 찍은 사진이 들어있는 액자를 보자 왠지 울컥해졌다. 스트레스를 받을수록 할머니가 더욱 보고싶었다. 그렇게 눈물이 흐르고 먹먹해질 때, 노크 소리가 들리며 문이 열렸다.

눈물을 닦을 새도 없이 열려버린 문, 하필 들어온 사람 또한 교수 님이었다. 밝은 얼굴로 들어온 교수 님은 나와 눈이 마주친 후 순간적으로 표정이 굳으며 나에게 달려왔다.

“왜 울어, 배 아파?”

“아니, 그런 게 아니라…”

“그럼 왜, 왜 울어?”

“… 할머니 보고싶어요, 교수 님.”

“아…”

교수 님은 아무 말 없이 침대로 올라와 나를 안아주었다. 교수 님의 따뜻하고도 다정한 품에 더 울컥하며 눈물이 흘렀다. 나는 그렇게 교수 님 품에서 소리 내며 울었다.

조금 진정이 되고 훌쩍 거리고 있을 때, 교수 님은 안았던 팔을 풀며 나와 눈을 맞췄다. 내 볼을 손으로 감싼 후 엄지 손가락으로 눈물을 쓸어 닦아주고는 살풋 웃는 교수 님, 나는 교수 님이 왜 웃는지 몰라 그저 멀뚱히 보고만 있었다.

“귀여워서 웃었어.”

“아… 네?”

“귀엽다고, 눈 부었어.”

“… 보지마요, 쪽팔려.”

“왜, 내 여자친구 내가 보겠다는데.”

교수 님은 내 눈을 더욱 맞추려고 노력하며 내 손을 잡아 꼼지락거렸다. 그런 교수 님의 모습에 눈물을 흘리던 나도 웃음이 터졌고, 교수 님은 내가 웃었다며 좋아했다.

“교수 님 수술 없어요?”

“1시간 정도 시간 있어서 온 거야.”

“그 시간이 쪽잠이라도 좀 자지.”

“응, 여기서 잘래.”

“네? 여기서요?”

“으응, 침대 넓잖아.”

“나 6시 30분에 수술 있으니까 10분에는 깨워줘.”

“어어… 네!”

잦은 수술로 인해 꽤 피곤했는지 바로 잠 드는 교수 님. 나는 그런 교수 님이 자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어떻게 자는 모습도 이리 잘생겼는지, 눈을 가리려는 앞머리를 옆으로 치우며 가까이서 얼굴을 감상했다.

교수 님도 잠꼬대를 하는지 갑작스레 내 허리를 감싸안고는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 나는 그런 교수 님의 과감한 행동에 심장이 미친듯이 요동쳤고, 교수 님은 내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행복한 표정으로 잠을 자고 있었다.

우리의 얼굴은 숨소리가 들릴 정도로 가까웠다. 교수 님의 긴 속눈썹부터 오똑한 코, 도톰한 입술까지 한 눈에 다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까이 있었다. 자칫하다 잘못 움직이면 입술이 금방이라도 닿을 것 같았다.

내 심장은 고장이라도 난 듯 요동쳤고, 얼굴은 이미 빨개져 있었다. 표정 관리도 되지 않아 어찌할지 모를 때, 교수 님이 갑작스레 눈을 뜨며 서로의 입술이 맞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