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情可以療癒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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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ㅣ경찰 조사








환자를 떠나 보낸 후 마음이 심란한 상태에서 경찰서로 다시 향했다. 경찰관에게 미리 얘기를 해둔 터라 부모님과 서이는 미리 와있을 거라 예상하고 있었다. 경찰서에 갔더니 부모님은 조금 진정이 되었는지 달려들지 않고 나를 그저 째려 보고만 있었다.

“오셨네요, 조사실로 이동하실 건데 카메라가 있는 곳으로 가실래요 아니면 그냥 조사 받으실래요?”

“아… 굳이 카메라까지는 필요 없을 것 같아요.”

“그럼 저 따라오세요.”

나와 교수 님은 함께 조사실로 향했고, 처음 와보는 경찰서였기에 내가 잘못한 게 없는데도 꽤나 긴장 되었다. 그렇게 경찰과 함께 조사실로 들어가 조사를 받았다. 내가 받은 질문들은 터무니 없는 질문들이었지만.

“아버님이 말씀하시길 서아 씨가 먼저 말을 걸었고, 욕설을 사용했다고 하셨는데 맞나요?”

“그게 무슨… 저는 교수 님이랑 걸어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맞았어요.”

“진단서도 있습니다, 드릴게요.”

나는 경찰관에게 진단서를 주었다. 무릎과 손에 타박상, 더 심각한 건 고막 손상이었다. 지금도 한 쪽 귀가 잘 들리지 않았기에 경찰관도 조금 심각한 듯 진단서를 보았다.

“어우… 조금 심하네요.”

“서아 씨 진술은 갑자기 맞았다는 거죠?”

“네, 맞아요.”

“그리고 뭐 아버님은 서아 씨가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을 하고 그랬다던데…”

“저는 절대 그런 적 없고, 맞은 후 패닉이 와서 바닥에 쓰러져 있었어요.”

“그런 저를 교수 님이 일으켜 세워주시고 아버지께 쌓아왔던 말을 한 것 뿐이에요.”

“어떤 말 했는지 기억 하세요?”

“… 네, 제가 의사인데 학생 때 부모님 때문에 공부를 억지로 해서 의사가 된 거예요.”

“학생 때 스트레스 때문에 가족과 연락을 안 하고 사는데 전에 엄마가 찾아오셨어요, 돈 빌려달라고.”

“그래서 엄마한테 막말을 조금… 했어요, 그때는 저도 조금 흥분해서 그런 것 같기는 해요.”

“하지만 맞는 말이었어요, 그 뒤로 동생이랑 같이 와서 다시 한 번 저에게 돈 빌려달라고 하더라구요.”

“그 말에 화가 나서 그때도 뭐라고 했어요, 아버지가 엄마를 정말 사랑하시거든요.”

“그래서 저를 찾아오신 것 같아요, 그래서 그때 아버지가 엄마 말 안 듣는 딸은 필요 없다고 하셨고… 저도 딸 때리는 아버지 필요 없다고 했어요.”

경찰관은 내가 하는 말을 진지하게 들어주었다. 나는 단연코 절대 욕설을 한 적이 없다며 결백을 주장했고, 경찰관도 믿는 눈치였다. 내가 욕을 했든 가정사가 어떻게 되든 맞은 건 내 쪽이고 폭행을 가한 건 아버지 쪽이라 신고 접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통쾌하고도 속이 시원했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불편했다. 아무리 그래도 가족이라서 그런가, 나에게 뭘 해준 건 없어도 불편했다. 내 몸의 상처가 쓰려오듯 마음 한 구석도 쓰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