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情可以療癒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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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ㅣ보호자 동의








원래 2차 교통사고는 더욱 피해가 심하다고 한다. 서아는 2차 사고였으며 꽤 큰 차량에 부딪혀 심각한 상황이었고, 보호자 동의 후 수술에 들어가야 하지만 보호자와 연을 끊은 서아는 곤란한 상황이었다. 결국 내가 급히 서아의 보호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누구세요?”

“저 OO대학병원 흉부외과 교수 김석진이라고 합니다.”

“… 흉부외과 교수요?”

“네, 그리고 서아의 남자친구이기도 합니다.”

“근데 무슨 일로 전화하셨어요, 걔는 저희랑 아무런 연관이 없는데.”

“서아가 많이 다쳤어요, 교통사고 때문에.”

“수술 하려면 보호자 동의가 필요하다고 해서요, 지금 응급실로 와주실 수 있나요?”

“정말 급한 상황입니다, 이대로 두면 서아 죽어요.”

“… 죽으라고 해요.”

“뭐라구요? 그게 지금… 할말이에요?”

“걔도 저희 가족 망쳤는데, 걔 하나 죽는다고 슬퍼할 사람 하나 없어요.”

“… 미치셨구나, 단단히.”

“당신은 부모 자격 없어, 보호자 동의 때문에 수술 못해서 서아 죽으면 당신이 살인자야.”

나는 전화를 끊은 뒤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털었다. 고개를 숙인 후 계속 고민했지만 어찌 할 도리가 없었다. 산소호흡기를 끼고 겨우 목숨을 이어가는 서아가 너무나도 불쌍했고, 눈물만 흘렀다.

부모라는 사람이 맞긴한 건가, 대체 어떻게 저런 부모 아래에서 서아가 태어난 걸까. 나는 간호사에게 달려가 상황을 설명했다. 지금 이 순간은, 내가 서아의 보호자였다. 하지만 법이라는 게 수술을 막고 있었다. 법 그런 게 뭐라고, 사람의 목숨까지 위협하는 건지.

서아의 수술이 계속 지체되고 있었다. 이대로 계속 두면 죽을 게 뻔한데,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항상 능력이 있었던 내가 지금 이 순간 만큼은 무능력했다. 가장 능력을 발휘해야할 이 시간에 무능력하다는 게 너무나도 비참했다.

나는 결국 의사로서의 체면을 전부 버린 뒤 간호사에게 무릎을 꿇었다. 서아를 살리고 싶은 마음이 누구보다도 간절했다. 같은 의사로서, 법 따위가 사람 목숨을 좌지우지하는 게 너무나도 바보같았다.

내 바람이 통한 건지 서아는 응급실 도착 10분 만에 수술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미 골든타임을 놓쳤을지 모른다. 하지만 일말의 희망이라도 가져보고 싶었다. 나는 믿고 있었다, 서아의 의지를. 나는 사랑하는 서아를 여의고 싶지 않았다. 내가 잃으면 안 되는 사람이었다, 서아라는 존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