田柾國,那個來毀掉我的龐克

06. 田柾國,那個來毀我的惡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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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 망치러 온 양아치 전정국















내가 학교에서의 자유를 누려갈 수록 전정국과 가까워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전정국은 내가 약해진 모습들을 자꾸만 봤고, 그런 내 옆에서 손을 꽉 잡아줬다. 기댈 곳이라고는 놀이터 그네 뿐이었던 내 곁에 전정국이라는 쉼터가 생긴 거였다.





“전정국, 나 네가 너무 좋아.”

“어, 고백인가?”

“으, 뭐래. 그냥 좋다고.”





학교가 끝나고 전정국과 나란히 걸어 내가 다니는 학원 근처를 향하고 있었다. 복잡한 도시 속 여유롭게 걷고 있는 우리가 너무 좋았다. 내가 말한 좋다는 뜻은 이런 거였다.

고백이냐며 고개를 까딱인 전정국에 표정을 찡그리며 답하자 전정국은 묘하게 표정이 달라졌다. 약간… 시무룩해졌다고 해야 하나? 전정국의 모습이 약간 귀가 축 쳐진 강아지 마냥 느껴졌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꼿발을 들고서 전정국의 머리를 잔뜩 헝클어뜨렸다.





“… 뭐하냐.”





내가 전정국의 머리를 강아지 털인 것처럼 잔뜩 쓰다듬고 있다는 걸 자각한 건, 생각보다 금방이었다. 잔뜩 경직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며 뭐하냐 묻는 전정국에 내가 더 당황해 버렸다.





“어…? 어… 그…… 미안.”

“뭘 사과까지.”





당황해 갈피를 잡지 못하는 두 눈동자와 함께 최대한 빠르게 전정국의 머리에서 손을 뗀 나였다. 내가 어쩔 줄 몰라하며 사과하자 이내 피식 웃는 전정국에 붉게 달아오른 두 뺨이었다.

나는 괜히 더워진 듯한 공기에 손으로 부채질을 시작했고, 전정국은 그런 나를 잠시동안 빤히 쳐다봤다. 그렇게 약간의 어색함과 함께 학원으로 발을 옮긴 우리였다.





“벌써 다 왔네.”

“그러게, 진짜 가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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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가지 마. 가지 말고 나랑 놀아.”





학원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들어가기 싫다는 느낌만이 세게 와닿았다. 학원에 들어가서 또 다섯 시간 내내 과목별 공부만 뺑뺑이 돌릴 걸 생각하니 벌써부터 지옥이었다. 진심을 가득 담은 나의 한 마디에 전정국은 내 손을 잡아오며 자신과 놀자는 대답을 보냈다.





“그래도…”

“너는 조금 더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어.”

“어, 어…?!”

“가자, 김여주.”





고민을 할 시간도 없었다. 방금 전, 잡은 내 손을 더 꽉 잡아오며 그대로 달리기 시작하는 전정국 때문에. 전정국은 나를 끌어 미친듯이 달리기 시작했고, 그의 손길에 따라 맞춰 달렸다. 아무런 목적도, 이유도 없이 달리기 시작한 우리의 입가엔 행복한 웃음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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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의 손을 잡고서 얼마나 달렸을까, 해가 뉘엿뉘엿 지는 게 보이는 시간이었다. 나의 손을 잡고 달리던 전정국은 어느 지점부터 슬슬 속도를 줄였다. 한적한 길가에 멈춰선 나는 턱 끝까지 차오른 숨을 몰아서 내뱉었다.





“하아, 하… 야, 너는 숨도 안 차?”

“딱히. 난 앉아서 공부만 한 게 아니라-.”

“허, 좀 짜증나네.”





체력이 많이 딸렸던 나와 달리 전정국은 숨 한 번 뱉어낸 게 다였다. 그런 게 신기하기도 했고, 약올리는 듯한 모습에 약간 짜증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것보다 내 신경을 곤두세우게 하는 건 따로 있었다.

바로 아직까지 꽉 잡고 있는 우리의 두 손. 전정국은 나와 손을 잡고 있다는 걸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 손은 언제 놓을 거야?”

“아, 맞네.”





그제서야 나의 손을 놓는 전정국이었다. 손을 언제 놓을 거냐는 나의 물음에 무덤덤하게 손을 놓는 전정국이 좀 밉긴 했다. 나는 너와 함께 달릴 때도 온통 맞잡은 손에 신경을 쏟았는데 너는 아닌 것 같아서.





“짜증나…”

“뭐가?”

“몰라.”





입술이 삐죽 튀어나왔다. 입술이 튀어나온 채로 전정국의 물음에도 퉁명스럽게 대답했고, 전정국은 그런 나를 이상하게 쳐다봤다. 하긴, 그럴 만도. 우리는 그저 협상을 맺은 사이일 뿐인데, 겨우 몇 주 지났다고 이런 마음이 든다는 게 나 역시도 이상했다.





“흐음, 우리 여주가 왜 토라졌을까…”





전정국은 내가 이상함을 깨닫고 이유를 찾아 머리를 굴리는 것 같았다. 팔짱을 낀 채, 나를 가만히 바라보기만 하는 걸 보면 말이다.





“배고파?”

“아니.”

“심심해?”

“아니거든!”





고민을 한 건 맞나 싶다. 진지하게 고민을 한 게 아닌 그런 척을 한 것 같은 전정국에 더 빈정이 상해 소리를 꽥 질렀다. 누가 봐도 나 짜증났어요 하는 얼굴로 전정국을 노려보기 시작했을 때, 바로 그때 일이 벌어지고 만다.

전정국과 나의 입술이 짧게 부딪혔다 떨어지는,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물론 나는 일방적으로 당한 쪽에 해당한다. 전정국이 와서 본인 입술을 부딪히고 갔으니.





“너,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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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입술을 쭉 빼고 있길래 뽀뽀해 달라는 줄 알았지.”





전정국은 내 첫 뽀뽀를 가져가 놓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내뱉는다. 저 말도 안 되는 소리가 세상 달콤하게 들렸다면, 누구든 믿을 수 있을까? 정말 이상했다.

여기서 더 이상한 건, 나는 전정국의 갑작스러운 입맞춤도, 첫 뽀뽀를 가져간 상대가 전정국이라는 것도 싫지 않았다는 거다. 내가 드디어 미친 게 틀림없다.





“전정국, 너… 진짜…!”





얼굴이 잘 익은 토마토 마냥 새빨갛게 달아오른 나는 두 손으로 내 입술을 가렸다. 동그래진 두 눈과, 새빨개진 두 뺨은 전정국에게 새롭게 느끼기 시작한 나의 마음을 대신 정의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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