殺手的誘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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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킬러, 나 그거 할래.


— 아니, 이렇게 바로 솔깃한다고?


— 한다고, 그거. 어떻게 하면 되는데.


— 그런데 왜 아까부터 계속 반말이지.


— 네가 먼저 했잖아.


— 난 안 무서워? 내가 안 도와준다고 하면 어쩔려고.


— 안 무서우니까 빨리 알려달라고. 너, 나 못 죽이잖아.


— 뭐?


— 죽일 거였으면 이미 한참 전에 죽였겠지.


— 나 여기 총 있어. 너 지금 당장이라도 죽일 수 있는 사람이라고.


— 그래, 그럼 죽이던가.


— ㅋㅋㅋ 오케이. 맞아, 나 너 못 죽여. 정말 킬러가 되고 싶어?


— 응.


— 그럼 병실에 계신 너희 어머니는. 네가 킬러가 되겠다고 하면 넌 여기서 앞으로 우리랑 지내야 해. 킬러라면 다른 사람들에게 절대 노출되면 안 되거든. 그래도 하고 싶어? 앞으로 너희 어머니는 언제까지 못 볼 수 있을지 모르는데.


— ······.







엄마 얘기가 나오니 순간 멈칫했다. 킬러들은 우리 엄마까지 어디에 있는지 다 알았다. 엄마가 걱정되긴 했지만, 내가 보스를 죽이고 아빠 사건을 잘 되돌려 놓는다면 난 그게 엄마에게 효도라고 생각한다.







— 할게, 그래도.


— 생각보다 결정이 빠르네. 집에서 가져올 짐 있어?


— 그··· 언제까지 여기서 지내야 해?


— 네가 보스 죽일 때까지?


— 살림 차려야 되는구나···. 갖고 올게.


— 기다려. 우리 차로 같이 가. 너도 킬러가 되기로 한 이상, 사람들 눈에 일단 띄면 안 돼. 나 봐봐.







그러고는 K는 나에게 마스크를 씌어줬다. 사실 처음부터 킬러라고 인식이 되어있어서 몰랐는데 가까이서 보니까···, 뭐래. 아니야.







— 됐어. J 가자.


— 오케이~







정말 J가 엘리베이터 버튼에 손을 대자 문이 열렸고, 밖으로 향하는 문 말고 다른 문으로 나가자 꽁꽁 숨겨져 있던 차고지가 있었다.







— 앞에 타. 뒤에서 J 방해하지 말고.







그렇게 조수석에 타고 뒤를 돌아봤는데 칸막이 사이로 해커의 공간이 펼쳐졌다. 모니터에 기계적 요소들은 다 갖춰있었다. 이런 건 실제로 처음 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 참고로 여긴 CCTV로 다 복제해 놨으니까 허튼 짓할 생각은 말고. 물론 너희 집 밖도 마찬가지고.


— 뭐? 그래서···,


— 맞아. 너 동선은 우리가 계속 지켜보고 있었어. 그래서 네가 경찰서 갔다 온 것도 알게 된 거고. 형사들은 이제 만나지 마.


— 진짜 변태네···.


— 뭐? 다 너 지키려고 한 거야. 아까 말했잖아. 난 널 못 죽인다고. 다른 킬러들이 언제 너희 집을 찾아갈 줄 모르니까 그런 거야.


— 그런데··· 넌 날 왜 못 죽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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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건 묻지 마. 어차피 대답 안 할 거니까. 암튼 우리 아지트는 우리밖에 모르니까 조심하라고.


— ···알겠어.







그렇게 내가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정말로 금세 우리 집에 도착했고, 난 중요한 짐만 빨리 캐리어에 한가득 싸 들고 집을 나왔다. 이제 정말 차에 타면 나의 평범한 생활은 끝이 난다. ‘후···’ 결심의 한숨을 내뱉고 트렁크로 향했다.







— 주고, 차에 타.







K가 내 캐리어를 힘껏 가볍게 들고 트렁크에 실었다. 무슨 감정인지 모르겠다. 계속 내 마음이 이상하다. 날 왜 못 죽이는지 정말 궁금했지만, 일단 안 죽인다니까 이 사람은 내가 안심해도 될 거 같다.







— 나 전화 한 통만 할게.


—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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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이모. 엄마는 잘 계세요? 다행이네요. 다름이 아니고 제가 한동안 병원 못 갈 거 같아서요. 일이 생겨서 좀 오래 멀리 가게 되었거든요. 무슨 일은요. 없어요. 너무 늦지 않게 다시 찾아뵐 테니까 그동안 저희 엄마 잘 챙겨주세요. 네,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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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거짓말해?


— 내가 킬러 한다고 아빠 사건 내가 해결한다고 그럴 수는 없잖아···. 엄마 보고 싶다, 벌써.


— 지금이라도 포기해도 돼. 그게 너한테는 안전한 길이기도 하니까.


— 아니야! 아니야. 내가 꼭 해결해야 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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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지트인 집은 언제봐도 아직은 좀 낯설다. 정말 여기를 다시 들어오니 각오가 더 단단해진 거 같다. 정말 킬러가 되어서 보스를 처단할 생각을 하니 상상만 해도 의욕이 생긴다.







— 아, 아까 말 안 한 게 있는데 이거 듣고도 킬러가 되고 싶다고 하면 이제 진짜 인정해 줄게.


—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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