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情迷宮

愛情迷宮-陷入死胡同的混亂中精疲力竭

Love maze. 막다른 혼돈 속에 지쳐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그날은 유독 추운 가을이었다. 

바람이 불자 낙엽이 떠올랐다.

먼지라도 날아들까 눈을 꼭 감았다.
 
따가운 먼지가 스쳐 지나가고, 천천히 눈을 뜨자 아까와는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고개를 돌려 주변을 바라보니 분홍색의 예쁜 꽃들이 피어 있었다. 

따스한 바람이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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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이 온통 분홍빛이었다.

벚나무들 사이로 마을이 하나 보였다.

그리 크진 않아 보였다. 

...

나는 한참을 걸어 마을에 도착했다.

그리 멀어 보이지 않았는데 꽤나 멀어 애를 먹었다.

솔직히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가질 않아 마을 주민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해 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된 건지 마을에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렇게 마을을 거닐던 중 한 사내를 만났다.

내 또래 정도로 돼 보였다.

나는 다행이라 생각하며 그에게 달려갔다.

그의 눈을 마주 보았다.

여기가 어딘 지 물어야 하는데, ‘여기가 어디죠?’라고 물어보자니 민망했다.

내가 고민하고 있는 게 티가 났었는지 그는 내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따라오세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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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는 혼자서 어딘가로 걸어갔다.

솔직히 따라가고 싶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아무도 없는 이곳에 혼자 있을 수는 없었다.

나는 빠른 걸음으로 그를 따라갔다.

그는 곧 갈색 지붕의 아주 귀여운 집에 들어갔다.

그리곤 주방에 들어가더니 내게 말했다.

“저기에 앉아계시겠어요?” 그의 손이 식탁을 가리켰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식탁 의자에 앉았다.

곧 솔솔 차의 향이 집 안을 가득 매웠다.

그는 내게 말했다. “풀 향을 좋아하세요?” 

나는 한 번 차의 향을 음미하고 말했다. “좋아요. 좋네요.”

 무슨 이유인지 웃음이 나왔다.

그의 그 목소리가, 그 물음이 다정해서 였을까.

그는 뒤를 돌아 나를 바라봤다. 

그는 나를 보더니 더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그는 차를 들어 내 앞에 가져다 놓았다.

그는 차 향을 잠시 음미하고는 곧 차를 마셨다.

나도 그를 따라 차를 마셨다.

그는 내게 다정한 목소리로 물었다.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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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웃어 보였다.

그는 내가 웃는 것을 보고 안심했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다시 차를 마셨다.

나도 그를 따라 다시 차를 마셨다.

어쩐지 아까의 걱정이 싹 가시는 느낌이었다.

나는 그에게 물었다. “여기가 어딘지 알고 있나요?”

그는 망설이는 기색 하나 없이 바로 대답했다. “잘 알고 있죠.”

그는 잠시 숨을 가다듬더니 말을 이었다. “여긴 당신의 꿈이에요.”

나는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자는 중도 아니었고, 방금 학교를 마친 상태였다.

그는 내가 무슨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다 알고 있다는 듯이 말했다. “이 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길을 찾아야만 해요. 우리 같이 그 길을 찾아봐요.”

나는 벙져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정말 무슨 소리인지 하나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나를 보고 미소 지으며 말했다. “산책이나 갈까요?” 

나는 여기가 어떤 곳인지 두 눈으로 봐야 그의 말을 믿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그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했다.

그는 나의 긍정에 기분 좋다는 듯이 말했다. “어서 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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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곧 우리는 그 마을을 걸었다.

노을이 지는 풍경이 보였다.

이곳의 계절은 봄이었다.

그는 그 풍경을 눈에 담았다.

나도 그를 따라 한참을 그 풍경을 눈에 담았다.

그리고 나는 그에게 말했다. “정말 이상하네요. 제 계절은 분명 가을이었는데, 분명 추워지는 중이었거든요. 낙엽도 많이 떨어져 있었고”

그의 눈에 내가 담겼다. 그는 내게 말했다. “그런가요. 제 계절은 겨울이었는데, 어느덧 봄이 왔네요.”

나는 고개를 돌려 노을이 다 져가는 하늘을 바라봤다.

그리고 나는 조용히 속삭였다. “저의 계절도 이제는 봄이네요.”

그리고 나는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어쩌면 정말 꿈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는 나를 바라봤다. 눈이 마주쳤다. 그는 내게 물었다. “믿어주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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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물음에 나는 웃음이 나왔다.

나는 그의 물음에 대답하지는 않았으나, 어쩌면 대답일 수 있는 질문을 했다. “이 꿈을 벗어나는 방법을 좀 자세하게 설명해 주시겠어요?”

그는 내 물음이 대답이었다는 걸 눈치챘는지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그는 대답했다. “설명해 드릴게요. 일단 곧 해가 질 테니 집으로 들어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