流星,許個願吧

第七個故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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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째 이야기




고깃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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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이에겐 목소리는 필요하지 않았거든. 저 아이는 유성이니깐. 그저 가엾은 인간들의 소원을 이뤄 주기 위해 존재하는 운석이니깐.”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유성이라는 존재를 그저 소원을 이뤄 주는 도구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 신에게서 정국은 묘한 괴리감을 느낀다. 정국에게 신은 구주였기에 당연히 모든 것을 품을 줄로만 알았던 것이다. 신이 가혹한 존재라는 건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으나 이 정도일 줄은 몰랐던 정국은 신에 대한 안 좋은 감정만이 피어난다.




“표정을 보아하니 내가 했던 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구나.”




“마음에 들을 수가 없죠.”




“저 아이를 좋아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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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좋아하고 말고를 떠나서 당신의 발언은 무척 불쾌했어요.”




신은 어깨를 으쓱인다.




“좋아하긴 하나 보구나. 좋아하는 건 너의 마음이지만 저 아이에게 자꾸 감정을 심어주려고 하진 마렴.”




“쓸모가 없어지니까요?”




정국이 신의 정곡을 찌르자 신은 아무 말하지 않고 정국을 응시한다. 웃는 표정도 아니고 화난 표정도 아니고 슬픈 표정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무표정도 아닌 얼굴로 말이다. 신은 묘한 표정을 지으며 정국을 바라만 봤다. 그러다 이내 활짝 웃었다.




“이제 갈 시간이구나.”




정국의 정신이 현실로 돌아가려는지 육체가 점점 사라져갔다.




“만약 유성이 모든 감정들을 느낄 수 있게 된다면 당신은 유성을 없앨 건가요?”




“…”




“대답해 주세요.”




“역시 넌 이곳과 어울리지 않는 아이구나. 잘 가렴.”




신은 끝까지 정국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해 주지 않았다. 그리고 정국은 육체가 사라져가는 순간에도 유성을 없앨 거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갈구했다. 그러나 아무런 대답도 오지 않았고 신은 그저 정국을 바라보며 웃고 있을 뿐이었다.




-




“…아직 물어볼 게 더 있었는데 가버렸네.”




정국이 사라지자마자 유성은 또 다시 아쉬움이라는 감정을 느낀다. 이번에는 정국이 말했던 대로 꽤 오래 있었으나 유성의 궁금증을 전부 풀어주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




“아쉬움이라는 감정까지 느끼게 됐구나.”




“응.”




신의 기분은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신은 유성이라는 존재를 그저 소원을 이뤄 주는 도구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도구에게 감정이란 것은 사치이자 방해물이기에.




유성은 옆에 떠돌고 있던 운석에 털썩 주저앉는다. 그리곤 정국과 나누었던 이야기를 곱씹는다. 다치다… 아프다… 형… 가족… 이렇게나 궁금한 것들이 아직 산더미인데. 유성은 정국이 또 언제 오려나 생각하며 방금 전까지 정국이 머물렀던 자리를 바라본다. 그리곤 정국이 다쳤던 입술을, 똑같은 곳을 손으로 만지작거린다. 이곳을 다쳤었는데… 유성은 정국이 다쳤던 곳을 회상하며 저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뜯는다.




“아.”




계속 뜯은 탓에 입술에 피가 난다. 정국과 같은 새빨간 피가. 유성은 처음으로 아픔이라는 것을 느껴 본다. 그리고 처음으로 본인의 몸에서 나온 피를 범접한다. 정국과 같은 느낌을 느끼고 새로운 것을 배워 좋았지만 입술이 너무 쓰려 묘한 감정을 느낀다. 기쁨과 아픔이 서로 혼합된 느낌.




“세상에 유성아, 너 피가…”




신은 유성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으며 피가 난 입술을 걱정스런 눈빛으로 쳐다본다. 신의 그 걱정은 유성이라는 존재 자체를 걱정하는 것이었을까 아님 소원을 이뤄 주는 도구에 상처가 나서 혹여 제대로 된 일을 하지 못 할까 봐 걱정한 것이었을까.




“그 애랑 너무 자주 만나지 마렴. 그 애 때문에 네가 이렇게 상처를 입고 굳이 몰라도 되는 아픔까지 느끼게 됐잖니.”




“그러면 궁금증에 대한 걸 해결할 수가 없잖아.”




“내가 해결해 줄게. 나한테 물어봐. 그러면 되지.”




“대답 잘 안 해 줄 거잖아.”




“왜 내가 너에게 대답을 잘 해 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니?”




“별님이 신은 제대로 대답해 주지 않을 거란 뉘앙스로 내게 말하던데.”___4화 참조




“별님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으면 안 되지.”




“그럼 내게 뭐든 대답해 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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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이지. 넌 내게 소중한 존재니까, 유성아.”




신은 미소를 짓고는 유성의 긴 머리칼을 귀 뒤로 넘기며 말했다.




유성은 소중한 존재라는 말에 이질감을 느꼈다. 신이 그런 말을 해서일까. 전혀 기쁘지 않았다.












다음 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