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nyu Possession同人】圖書館裡要安靜!

第三集:一個絕對不能公開的秘密

오늘도 도서관에 왔다.

열람실 문을 조심히 열자마자 습관처럼 안쪽 창가를 봤다.

 

이제는 익숙하게, 비어있는 한 자리와 신유가 있었다.

사각사각 공부하는 소리를 뚫고 빠르게 다가간다.

 

내가 가까이 다가가자 그 애는 고개를 들었다. 어쩜 그리 귀신같으신지.

그러곤 말없이 자기 책상 위에 놓인 책을 톡, 손끝으로 건드린다.

나와의 약속을, 함께할 빌미를 만든 그 책.

단순히 과제를 위한 것만은 아니었던 그 책을.

 

 

“왔네.”

 

아주 작게 들리는 목소리였다.

나는 의자를 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책.”

“알아. 오늘 다 볼 거야.”

“천천히 봐.”

 

착석하자마자 책을 먼저 집었다. 오늘 내로 끝내야 책을 빌린 나도 마음이 편하고, 그리고 남은 시험공부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삼십 분쯤 지났을 때였다.

책장을 넘기는 그 때, 옆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팔에 톡, 하고 뭔가가 닿았다.

음? 눈만 도록 굴려보니 줄 공책에 글씨가 써져있었다.

 

[재밌어?]

 

신유였다. 제법 가지런한 글씨체로 엉뚱한 질문을 하고있었다.

책을 잠시 오른쪽으로 치워두고, 나도 주섬주섬 필통에서 샤프를 꺼냈다.

한 순간에 어수선해진 나를 보며 신유는 쿡쿡거리며 웃는다.

 

[재미있겠냐! 과제하는거지. 왜웃어!]

[ㅋㅋ]

 

단답이 돌아왔다. ㅋㅋ이라고? 열심히 답장해줬더니 성의가 없네.

다시 읽던 책을 가져오려던 찰나, 아직 공책에서 손을 떼지 않은 신유가 다시 뭔갈 끄적였다.

 

[귀여워서]

 

반듯한 글씨체로 적혀있는

그러니까... 엉뚱한 말.

 

큼큼, 헛기침 소리를 내니 앞 사람이 우리쪽을 슬쩍 쳐다본다.

아차 싶어서 고개를 숙이고 답장을 썼다.

 

[이상한 소리 하지 마]

[나 심심해]

 

부끄러운 마음에 쭈굴쭈굴 써진 답장을 보던 신유는 화제를 홱, 돌려버렸다.

아니 공부하러 와서 심심할게 뭐 있어.

 

[공부해. 기말고사 D-7...]

[나갈까? 음료수 사줄게]

[너 사온 커피도 다 안 마셨잖아!]

[좋아, 싫어?]

 

내 말은 신경도 안 쓰이는지, 제 할 말만 적어내려간다.

안 나가면 이 상황이 안 끝날 것 같기도 했고.

나도 꽤나 답답했고.

 

... 목소리도 좀 더 크게 듣고싶고.

볼을 한 차례 손가락으로 긁적이곤 답변을 썼다.

 

[좋아]

 

이렇게만 쓰니까 무슨 고백같잖아! 다시 고쳐쓰려 손을 뻗었지만, 신유는 공책을 홱 가져갔다.

그러곤 바로 답장이 왔다.

 

[나도 좋아]

 

정갈하게 쓰인 네 글자를 보곤 그대로 굳었다.

나가는게 좋다는거... 맞지? 그보다 자기가 물어봤는데 왜 좋다고 하는거야.

머리가 복잡해지려는 순간, 신유가 드르륵 의자를 밀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자'

 

입모양으로 말하곤 먼저 성큼성큼 열람실 문을 향해 걸었다.

나도 공책을 보다가 어정쩡하게 몸을 일으켰다.

 

하여간에 사람 심장 떨어지게하는데 뭐 있다.

 

 

-

 

열람실 밖으로 나오자마자 숨이 조금 트였다.

아까까지 너무 조용한 곳에 있어서 그런가, 자판기 돌아가는 소리마저 크게 들렸다.

신유는 자판기 앞에 서서 나를 돌아봤다.

 

 

“뭐 마실래?”

“음... 복숭아 아이스티.”

 

내가 대답하자마자 신유가 버튼을 눌렀다.

캔이 툭, 하고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내가 꺼내려고 몸을 숙이기도 전에 신유가 먼저 캔을 꺼내 내 쪽으로 내밀었다.

 

“자.”

“잘 마실게.”

 

나는 양손으로 캔을 받아 들었다.

차가운 캔 표면에 손바닥이 닿자마자 괜히 정신이 조금 돌아오는 기분이었다.

 

신유는 자기 건 고민도 안 하고 포카리를 하나 뽑았다.

나는 캔 따개를 손톱으로 톡톡 건드리다가, 문득 생각났다.

 

“근데 왜 불렀어?”

“응?”

 

신유가 포카리 뚜껑을 열다 말고 나를 봤다.

그러더니 별일 아니라는 듯 말했다.

 

“하은이가 나랑 안 놀아줘서.”

“뭐?”

“책만 보고...”

“아니, 시험기간이잖아!”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살짝 커졌다.

지나가던 사람이 힐끔 쳐다보는 것 같아서, 나는 바로 입을 다물었다.

 

신유는 그런 나를 보고 또 웃었다.

진짜 얄밉게.

 

“너는 나랑 노는 거 싫어?”

 

그렇게 말하면 내가 뭐가 되냐.

아니, 내가 언제 싫다고 했나.

싫은 건 아닌데.

그렇다고 좋다고 바로 말하기도 이상하고.

아니 근데 좋긴 좋은데.

내 머릿속이 순식간에 꼬였다.

신유는 대답을 기다리듯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응?”

 

나는 캔을 쥔 손가락에 힘을 줬다.

 

“좋...아.”

 

말하고 나서 바로 후회했다.

왜 이렇게 말했지. 꼭 고백하는 것 같잖아.

신유가 아주 잠깐 나를 보더니, 낮게 말했다.

 

 

“나도 좋아.”

 

또 그 말이다.

나랑 노는 거 말이지? 방금 그 얘기 맞지?

나는 고개를 살짝 들어 신유를 봤다.

 

눈이 마주쳤다.

생각보다 깊은 눈동자가 나를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말을 장난처럼 해놓고, 표정은 하나도 장난 같지 않아서.

 

나는 괜히 고개를 푹 숙였다.

부끄러운 건지, 부담스러운 건지.

내 마음이 나한테도 좀 복잡했다.

그걸 알아챈 건지, 신유가 먼저 시선을 돌렸다.

 

“시험기간 끝나면 도서관 안 올 거야?”

“뭐... 원래 자주 오던 데는 아니라서.”

“흐음.”

“너는 원래 자주 왔어?”

“응.”

 

신유가 포카리를 한 모금 마셨다.

 

“그 자리 내가 1년 정도 쓴 자리인데.”

 

앗차.

내가 얘 자리를 뺏었지.

나는 캔을 든 채로 눈만 데굴 굴렸다. 괜히 머쓱해져서 복도 바닥만 쳐다봤다.

 

“아니, 나는 몰랐지. 진짜 몰랐어.”

“알아.”

“그러니까 그게... 내가 뺏으려고 한 건 아니고.”

“알아.”

 

신유가 나를 보며 웃었다.

 

“너니까 양보하는 거야.”

 

나는 숨을 잠깐 멈췄다.

그 말이 별거 아닌 척 지나가기엔 너무 가까웠다.

나는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물어봤다.

 

“...왜?”

 

신유는 잠깐도 고민하지 않았다.

 

 

“너 재밌어서.”

 

어이가 없었다.

아니 뭐, 아까는 좋다 이런 말 하더니?

아니 뭐. 고백을 기대한 건 아니지만!

괜히 혼자 들뜬 것 같아서 순식간에 머쓱해졌다.

 

“이, 이제 들어가자! 나머지 다 읽어야 해.”

“그래.”

 

나는 괜히 다 마신 것도 아닌 캔을 한 번 더 마시고, 신유를 앞질러 열람실 쪽으로 걸었다.

뒤에서 신유가 느리게 따라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다시 자리에 앉고 10분 정도 지났을까.

옆에서 부욱, 하고 종이 찢기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눈만 굴려 옆을 봤다.

신유가 아까 그 공책을 찢고 있었다.

 

 

뭐하는 거지?

찢긴 부분을 손끝으로 꾹꾹 눌러 다듬더니, 쪽지 모양으로 접었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내 쪽으로 밀어줬다.

 

나는 쪽지를 내려다보다가 신유를 봤다.

 

“뭐야?”

“우리의 추억.”

 

엥? 아, 아까 그거인가.

 

“특이하긴...”

 

작게 중얼거리자 신유가 어깨만 살짝 들썩였다.

나는 쪽지를 바로 열어보려다가 멈췄다.

왠지 지금 열면 또 신유가 놀릴 것 같았다.

그래서 일단 필통 옆에 얌전히 올려뒀다.

그리고 다시 책을 펼쳤다.

 

 

-

 

 

한 시간 정도 흘렀을까.

신유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화장실에 가는 것 같았다.

그 애가 열람실 문 밖으로 나가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나는 책 옆에 놓인 쪽지를 봤다.

 

그러고선 조심히 쪽지를 펼쳤다.

아까 우리가 공책으로 주고받았던 말들이 그대로 있었다.

 

[재밌어?]

[재미있겠냐! 과제하는거지. 왜웃어!]

[ㅋㅋ]

[귀여워서]

[이상한 소리 하지 마]

[나 심심해]

[공부해. 기말고사 D-7...]

[나갈까? 음료수 사줄게]

[너 사온 커피도 다 안 마셨잖아!]

[좋아, 싫어?]

[좋아]

[나도 좋아]

 

마지막 줄까지 읽고 손끝으로 종이를 만지작거렸다.

근데.

 

아래에 뭔가 하나가 더 있었다.

분명 아까는 못 본 것 같은데.

 

작은 글씨로.

진짜 작게.

 

[좋아해]

 

순간 얼굴이 확 뜨거워졌다.

원래 이런 게 있었나?

아니, 없었다. 분명 없었다.

 

나는 서둘러 쪽지를 다시 접었다.

손이 괜히 바빠졌다.

접은 선이 조금 삐뚤어졌다.

 

그때 열람실 문이 조용히 열렸다.

신유가 돌아왔다.

 

나는 아무 일도 없었던 척 책을 봤다.

진짜 열심히 보는 척했다.

문장이 하나도 안 읽혔지만.

신유가 옆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나를 한 번 보더니 낮게 물었다.

 

“귀 빨간데, 왜 그래?”

“아니, 그 그냥...”

 

나는 책장을 괜히 넘겼다. 신유는 대답을 회피하는게 느껴졌는지, 미심쩍은 얼굴로 날 보다가 이내 시선을 거두었다.

 

사각.

 

종이 넘기는 소리만 크게 들렸다.

 

다 너 때문이라고.

정말 매일매일 두근대고 있었다.

 

이 녀석 하나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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