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位沉浸式工匠的短文

蜜月日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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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일기








 뜨이지도 않는 눈을 부비던 여주는 대낮부터 납치라도 당한 줄 알았다고 한다. 뭐에 돌돌 말아져선 허리 쪽엔 누가 손까지 꽉 두르고. 지극히 평화롭던 25세 김여주의 일생에서 단 한 번도 울린 적 없던 사이렌이 웽웽거렸다. 더군다나 잠이 덜 깬 그녀의 상태도 한 몫 했으리라. 이거 놔라 미친놈아! 하며 이리 버둥 저리 버둥거리던 몸뚱이는 곧장 제압당했다. 푹 가라앉은 목소리가 귓전을 두드린다.



"야··· 전쟁 났냐."



 그제야 얄미운 짹짹 소리 들리고, 또 옆에 누운 잘생긴 남편 얼굴도 보이고 하니 머쓱함이 댐을 부수고 밀려 들어온다. 꼬물꼬물 침대 밖으로 탈출하려던 김밥을 윤기가 소용없다는 듯 제 품으로 다시금 끌어안는다. 너 아까 뭐랬어. 뭐, 미친놈아? 잘못이언정 그저 사랑스러운 애인 꼭 안고 있었을 뿐인 그는 난데없이 배부르게 먹은 욕지거리에 미간을 찡그렸다. 괘씸해서 안 놔주니까 숨 막힌다며 여주는 또 팔딱댄다. 활어가 따로 없다. 결국 어찌저찌 포대에서 빠져나가고 옆에서 뭐가 그리 좋은지 빙그레 웃기만 하는 남편놈한테 물어.



"근데 나 왜 이불에 말려져 있던 거야."
"너 잠꼬대가 그래. 뭘 자꾸 말아."
"··· 내가?"
"응."




 나도 몰랐던 잠꼬대를 님이 어떻게 아시는지요. 하니까 김여주랑 5년 정도 붙어먹으니까 저절로 알게 되더라 했다. 둘은 연애와 동시에 동거까지 감행했는데, 그런 고로 윤기는 5년동안 이불 한 번 제대로 덮어본 적이 없댄다. 이제 안 여주를 보면 여즉 군말없이 지낸 게 용할 노릇. 왠지 좀 불쌍하고 측은하기도 해서 불퉁한 입술에 뽀뽀 한 번 촉, 하고 떨어졌다. 뜬금없는 달달함도 신혼의 특권이다. 게다가 평소엔 무뚝뚝한 돌덩이 같던 민윤기는 한 번도 그 기회를 놓치질 않고. 새로 산 침대가 슬그머니 한 쪽으로 기운다.



"야, 야!"
"뭐."
"왜 올라타냐고···."




 아까까지 왕왕 뻗대던 그녀가 기죽어 눈 피하는 꼴은 윤기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었다. 제 아래 깔린 여주를 내려다 보며 양손으로 베개를 꽉 잡고선 설핏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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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지 마. 안 잡아먹어."



 그 말을 믿을 수가 있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