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부힛

한태산-연하 썸남



방과 후, 교실에 남은 건 나와 한태산뿐이었다.

나는 친구와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웃고 있었고, 태산은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 조용히 가방을 정리하고 있었다.


“태산아, 너 안 가?”


“어.”


“같이 갈래?”


“됐어.”


짧은 대답.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평소에도 말이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오늘은 유난히 더 무뚝뚝했다.


“너 혹시 무슨 일 있어?”


“아니.”


대답은 바로 나왔지만 눈은 마주치지 않았다.


“진짜?”


“응.”


“근데 왜 그래?”


“아무것도 아니라니까.”


태산은 가방 지퍼를 닫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다 문득 내 쪽을 보더니 말했다.


“아까 그 형이랑은 재밌었어?”


“……어?”


“아까.”


“아, 친구? 응. 그냥 얘기한 건데.”


“알아.”


태산은 무심하게 대답했다.

“근데 엄청 웃던데.”


“….”


그제야 뭔가 알 것 같았다.


‘‘설마 질투한 거야?’’


“아니.”


“진짜?”


“응.”


“그럼 왜 아까부터—”


“누나.”

태산이 나를 바라봤다.


“그렇게 당황할 필요 없어.”


“내가 언제 당황했는데?”


“지금.”


“….”

태산의 입꼬리가 아주 조금 올라갔다.


“귀 빨개졌어.”


“안 빨개졌거든!”


“응. 안 빨개졌네.”


말과는 다르게 태산의 표정은 살짝 웃고 있었다.

“너 지금 나 놀리는 거지?”


“조금.”


“아 한태산…”


“왜.”


“나 진짜 네가 삐진 줄 알고 얼마나 눈치 봤는데.”


그러자 태산이 잠깐 조용해졌다.

“……진짜?”


“응.”


“왜 눈치 봤어?”


“네가 계속 삐진 것 같으니까.”


태산이 고개를 살짝 숙였다.

그러더니 어깨가 아주 작게 들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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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웃겨?”


“아니.”


“웃고 있잖아.”


“누나가 너무 진지해서.”


결국 태산이 참지 못하고 웃었다.

나도 어이없어서 웃음이 나왔다.


“너 진짜 얄미워.”


“알아.”


“아직도 삐졌어?”


태산은 잠깐 고민하더니 말했다.

“조금.”


“아직도?”


“응.”


그러고는 나를 힐끗 바라봤다.


“근데 누나가 그렇게 신경 쓰는 거 보니까 좀 괜찮아졌어.”

“……진짜?”


“응.”


태산은 가방을 둘러메고 교실 문 쪽으로 걸어갔다.

몇 걸음 가다가 뒤돌아보며 말했다.


“그리고 누나.”


“응?”


“아까처럼 나 신경 쓰느라 당황하는 거…”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생각보다 재밌어.”


“야!”

태산은 결국 웃음을(부힛부힛) 터뜨리고는 먼저 복도로 나갔다.


“빨리 와.”


“어디 가는데?”


“집.”


“같이?”


태산이 뒤돌아보며 대답했다.


“누나 혼자 보내면 또 누구랑 웃을지 모르잖아.”


“……너 아직 삐졌네?”

“글쎄?ㅎ”


이번에는 태산도 숨기지 않고 웃었다.



+ 빨리 써서 망한거 같아요. 연하남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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