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短篇小說] 想像一下就好

[Beomgyu] 你不想跟我這樣做嗎?



그와의 재회는 꽤나 강렬했다.


하필 내가 딴 남자한테 뽀뽀할 때 
눈이 마주쳐버렸으니..


"야 최범규 오랜만이네"


"야 너 몸 좋아졌다."


그가 군대를 가기 2년 전 
우린 어리석은 싸움으로 생이별을 고했다.


그러고...지금 다시 만났다.


아 술자리 나오지 말걸..
몇년을 안나온 술자리를 친구의 부탁으로 
거의 끌려나왔는데 쟤를 마주칠 줄이야...


"야 이여주. 전남친 본 소감이 어때 ㅋㅋ"


"술취해서 못하는 말이 없네. 술이나 마셔"


"오올 쎈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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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그만해"


"야야 다 그만하고 술게임이나 마저 하자"


무르익어가는 술자리에 왕게임의 미션은 
더욱 수위를 높혀갔다.


"내가 왕이네?"


하필 쟤야...? 하필이면 왕 쪽지를 뽑아든건 아까 나와 최범규 사이를 지독하게 놀리던 싸가지다.


"으음...1번 5번 키스"


아씨...나 1번인데..
손에 들린 쪽지를 테이블 위로 던지곤 머리를 쥐어 쌌다. 하... 대체 몇번이나 걸리는거야.


"오케이 1번 이여주 확정~~ 야 5번 누구야?"


두 팔로 감싼 고개를 상대를 찾으려 간신히 올려들었다. 건너에 앉은 애들의 표정은 다들 자신이 아니라
 다행이라는 표정을 지어보이고 있었다.
최범규 빼곤...


"야 최범규 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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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그가 신경질적으로 쪽지를 내던졌다.
그리고 꾸겨진 쪽지엔 5번이 적혀있었다.


"오올~ 내가 숫자 하나는
 기가 막히게 뽑는다 이거야~"


아 씨..저 싸가지..
우리 둘이 걸린걸 보고 이 분위기가 재미있다는 듯 
히히덕 웃어댄다.


물론..나도 키스할 생각 없다.
그랬는데...이 친구란 새끼들은 날 최범규 쪽으로 민다.


"2년만에 재결합 가나요~~"


친구들의 도넘은 발언에도 묵묵히 나를 바라보고있다. 그러다 점점 얼굴이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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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해. 너 많이 마셨어"


"..."


자기가 언제 나 걱정했다고...
테이블에 올려진 술잔을 잡으려 손을 뻗었지만
이내 범규의 손에 가로막혔다.


"싫으면 쳐"



그러곤 내 얼굴을 향해 눈을 감으며 다가온다.



짝-


"...미안"


붉어지는 볼을 움켜쥔 범규를 뒤로한채 
가방을 챙겨 뛰쳐나와버렸다.


하...내가 널 어떻게 잊었는데 
저 짓을 다시 하라고...? 하..


분노인지 슬픔인지 모를 눈물이 자꾸만 맺혀 
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기분이 너무 안좋아져 가까운 편의점에 들려 
캔 맥주를 땄다.


이게 뭐야...기분 다 망치고..
계속 울리는 핸드폰을 애써 무시했다.


하....진짜..
맥주를 목 뒤로 흘려보내며 필름을 끊고 있을 때쯤..
간신히 정신을 차리니 또 그가 서있다.
얼굴엔 작은 상처가 난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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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깄었네"


"...뭐야"


"걱정했잖아. 술도 약한 애가.."


"..너가 날 왜 걱정해"


"...걱정은 할 수 있잖아"


또 그를 보니 속이 울렁인다.
급하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니 내 손목을 끌어 
다시 날 편의점 의자에 앉힌다.


"숙취해소제 사올게. 앉아있어"


뭘 또 그걸 앉아있냐..난..
편의점 안으로 들어가 숙취 해소제를 사는 모습까지 
뚫어져라 봤다.


"마셔.내일 고생하는것보단 낫잖아"


"필요 없어"


애써 그의 호의를 무시한채 집을 향해 
걸어가려 했지만...
그의 볼에 작은 상처가 날 붙잡는다.


"...나 때문이야..?"


"..아..응.."


왜 너 앞에서만 마음이 약해지는 걸까..
급하게 가방을 뒤져 작은 밴드를 찾아내 
너의 볼에 붙여주었다.


"...미안해"


정적이 무서워 등을 돌려 집을 향하려했다.


"..나랑은 그렇게 하기 싫었냐"


싫은게 아니라 무서운거였다.
그렇게 많이 했던게 우릴 또 그렇게 만들까 무서웠다.


"...그 남자애한텐 했으면서"


"...미안"


더이상 할 수 있는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너한테 또 미안해지고 싶진 않았는데..
난 어김없이 또 미안하단 말을 내뱉고 있었다.


"이거 가져가. 진짜 후회해 너"


꽉 진 주먹을 펴 숙취해소제를 쥐어준다.
후회한다는게 뭔데..너냐고 숙취냐고..

모든게 감정적으로 변한다. 폭발할거 같이 
마음이 답답해 미쳐버릴거 같다.


"최범규.."


"응?"


"...난 후회할거야"



몇년만에 가까이서 맡는 그의 향기는 향기로웠다. 
너가 좋아하는 새벽 감성 그 사이 
너와 마주한 이 순간이 황홀하게만 느껴진다.


하아-

감정이 섞인 키스는 위험하고도 고자극적이었다.
우리를 충분히 섞어버릴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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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었어"


창가 틈으로 비치는 너의 눈동자에 
내가 온전히 담긴 이 순간.


다시 너의 살갗을 느끼고 
내 입술을 포개는 너의입술이 촉촉해진다.


나를 스치는 너의 숨결을 내 심장을 더 뛰게 했고
너의 짧은 미소를 나를 미치게 만든다.




따스히 내 눈을 비추는 햇살에 눈이 뜨였다.
천사처럼 예쁜 눈을 감은 너의 모습은 여전히 예쁘다. 
언제였더라 이렇게 평화로웠던 적이


그의 얼굴을 가리는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꼼지락대며 넘겨주었다.


부드러운 그의 숨결이 내 손을 스치는 기분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을정도로 짜릿했다.


슬며시 감은 눈을 뜨는 너의 눈동자에 
내 모습이 다시 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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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났네"


"..응"


"씻을까?"


"나 먼저 씻을게"


"아니"


이불을 걷고 일어서려는 나를 다시 끌어 
자신의 품속으로 집어 넣는다.


"너 못 씻어. 한번 더 할거거든"


내 몸은 어느새 올라탄 그의 몸으로 엉켜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