陷入選擇的迷宮

🍈🎵 - House of card (BTS)
노래랑 같이 감상해주세요.



“넌 이제 내 옆에서 떨어지면 죽어. 그러니까 알아서 잘 붙어있어.”


그는 그 말을 끝으로 나를 바라보며 피식 웃어 보였다. 비웃음과 희열이 섞인 기분 나쁜 웃음이었다. 그의 계략에 휘둘려버린 것이었다. 멍청이처럼 나는 스스로 그가 계획한 연극의
주인공이 되어버렸다. 


“너 진짜 나쁜 아이구나.”


바보같이도 생각나는 모진 말이 이것밖에 없었다. 어쩌다 일이 이렇게 꼬여버린 걸까. 어디서부터 꼬였는지 모를 이 실은 엉키고 엉켜 나의 발목을 붙잡았다. 


<우리 사이 거리는 384,44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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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을 뜬 눈으로 보내고도 눈이 일찍 떠졌다. 5시 13분. 몸도 눈꺼풀도 마음도 무거웠다. 김석진한테서 그렇게 도망치고 싶어 했는데 이제는 도망치면 죽는 처지라니. 그 아버지라는 작자의 얼굴은 몰라도 진짜 죽이고 싶다. 그깟 돈이 뭐라고. 확 돈을 줘버릴까 싶다가도 아빠가 남기고 간 마지막 흔적이기 때문에 절대로 뺏기지 않기로 다짐했다. 


“나 지금 나갈 건데. 같이 갈래?”


김석진은 뭐가 그렇게 신났는지 콧노래까지 부르며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그는 내 대답을 기다리는 듯했다. 나가고 싶지 않았다. 나는 최대한 퉁명스럽지만 그의 심기를 건들지 않을 정도의 목소리로 물었다. 내 목숨줄이 그에게 달렸으니.


“…꼭 나가야 돼?”


“안 나가도 되고. 어차피 이 집은 아버지 소유가 아니라서 아버지가 못 찾으실 거거든.”


나는 그의 말을 듣고 안심했다. 굳이 그를 따라 나가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기에. 나는 안도의 한숨을 폭 내쉬고는 여기에 머물겠다고 말했다. 잠깐의 정적. 김석진은 그래라는 대답과 함께 현관문으로 뚜벅뚜벅 걷다가 멈추더니 상체만 살짝 돌리고는 말했다.


“아마도. 찾으실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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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은 피식 웃었다.


“나 갈게.”


여기서 어느 누가 안 따라갈 수 있단 말인가. 대놓고 죽는다는 소리인데.


“갈게 나도.”


나는 나를 갖고 노는 그에게 화가 나서 작게 중얼거렸다. 


‘비열한 놈…’


김석진이 이런 사람인 줄 알았더라면 애초에 친해지지 않는 건데. 나는 문득 궁금해졌다. 도대체 나의 어떤 부분 때문에 이렇게 집착하고 데리고 있으려고 하는 것인지. 


“야.”


내가 부르자 그는 신발을 신다 말고 뒤를 돌아보았다. 


“왜 나한테 집착하는 거야? 세상엔 나 말고도 여자 많잖아. 나 그렇게 예쁜 것도 아니고 잘난 것도 아닌데 왜 굳이 나인 거냐고!”


나도 모르게 흥분해버렸다.


“음… 글쎄. 생각 안 해봤는데, 그냥 네가 좋아. 너여야만 해.”


“나 사랑해?”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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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너 그거 사랑 아니야. 집착이지. 사랑하는 사람한테 이렇게 행동해도 되는 건가? 이거 일종의 감금 아니야?”


“사랑하면 옆에 두고 싶어지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그리고 나가지 말라 한 사람 아무도 없어. 나가고 싶음 나가도 되고.”


얜 사이코패스가 분명했다. 애초에 사고방식이 일반적인 사람들과 달랐다. 뭐든지 자기 눈에 들어온 건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하는 사람. 이런 사람을 본 적이 있다. 


“너네 아버지… 사실 사업하는 거 아니지.”


그는 우뚝 멈춰 섰다. 사실 어젯밤에 김석진 아버지 뒷조사를 좀 했다. 사람 하나를 소리 소문 없이 죽일 수 있다면 평범한 사업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분명 뭔가 있다. 


“아니면 어쩔 건데.”


그는 생각보다 덤덤했다. 사실 난 어제 알아버렸다. 김석진의 진짜 직업과 하는 일 전부 다.


“너 누구야.”


그는 코웃음을 치고는 목을 한바퀴 빙 돌렸다.


“알아서 뭐 하게. 아 근데 난 별로 하는 일 없어. 죽이는 건 다 아버지가 하셔서. 난 그냥 뒤처리 정도만?”


나는 코웃음을 쳤다.


“너 K 조직 장손이지?”


그는 심기가 불편한 듯 미간을 찌푸리고 삼백안이 된 눈으로 날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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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뿔싸. 난 그의 심기를 건드리고야 만 것이다.



작가의 한마디 💬
네 사실 석진의 직업은요 사업가가 아니라 뭐냐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