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선을 넘지 않기로 했다
34화. 눈물

sophie97
2026.06.30瀏覽數 270
침실로 들어온 나는
우선 욕실에 들어가 씻고,
침대에 누웠다.
저녁 시간이 되려면 아직 한 두시간이 남았다.
눈을 좀 붙이고 싶었다.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쳐 있었다.
잠이 들기 전까지
거실은 인기척도 없이 조용했다.
누워서 뒤척이다가 어느 샌가 잠이 들었다.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밤이 되어 창 밖이 캄캄했다.
'한 두시간만 자려고 했는데,
너무 깊이 잠들어 버렸네..."
잠에서 깬 나는
좀 전까지도 훈지씨와 거실에 함께 있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왜 방문을 닫고 잤지 하고 의아해 하면서
거실로 나갔다.
"아..깜짝이야...하..."
'맞다..
내가 들어가기 전에 훈지씨가 거실에 있었지..'
그는 아까 내가 들어가기 전 모습 그대로
소파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내가 놀라는 소리에 본인도 놀랐는지
벌떡 일어났다.
"미안해요.
나 때문에 놀란 거죠?"
"아직도 여기 있으면 어떡해요?"
한참 망설인 끝에 그가 입을 열었다.
"...나 못 가요..
아무데도..."
"그게 무슨 말이에요?
내일 촬영도 있을텐데..
어서 가서 쉬어요."
"나 가면 비번도 바꾼다고 했잖아요.
다시 오면 이사도 가버린다고 했잖아요.
나 아무데도 못 가요..."
"훈지씨...
바보같은 소리 하지 말고,
어서 일어나서 가요."
나는 그의 앞으로 가서 무릎을 끓고 앉았다.
그리고, 그를 올려다 보면서 말했다.
"나를 봐요.
이제 우린 끝난 거에요.
모든 게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잖아요.
우린 서로에게 기회도 줬지만,
그만큼 상처도 줬어요.
시간이 지나면...
그 때는 훈지씨도...
누군가를 다시 사랑하게 될 거에요."
"그러니까 어서 일어나요.
대체 몇 시간을 이렇게 앉아 있으면 어떡해요.
배는 안 고파요?
아니...
어서 가요."
나는 그를 보내기 위해, 조용히 일어섰다.
그가 나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아니야...
흔들리지마...제발...
지금 흔들리면 또 다시 상처받고 아프게 될거야..'
내가 그의 팔을 풀려고 하자,
더 꽉 안았다.
잠시 그대로 서 있었다.
20대의 사랑은 그랬지..
사랑이 끝나면 모든 게 끝나는 것처럼 아팠어.
그도 지금 그렇게 느끼는 걸꺼야..
하지만, 언젠가는 그도 다시 웃고
나를 기억 속에서나 꺼내게 되겠지...
어느 정도 그가 마음을 진정시켰을 거라고
생각하던 때,
그의 팔을 풀려다가
어깨가 미세하게 들썩이고 있는 것을 봤다.
'하...뭐야..울고 있는 거야..'
나는 내 허리를 감싸고 있던 그의 팔을 풀고,
맞은 편 소파 테이블에 앉았다.
아직 불을 켜지 않은 캄캄한 거실에서
창 밖에서 스며든 불빛에
그의 눈물이 반짝이면서 뺨을 따라 흐르고 있었다.
그의 눈물을 보는 순간
내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눈을 꼭 감았다.
숨을 쉬는 것조차 힘들 만큼 가슴이 저려왔다.
내가 그 때문에 눈물을 흘릴 때보다
더 가슴이 미어졌다.
'이 남자를 어떻게 하지...'
소파 테이블에 걸터 앉아,
그의 뺨에서 흐르는 눈물을
말없이 손등으로 닦아 줬다.
그의 눈물을 닦아 줄 수록
내 눈물도 참을 수 없이 흘러 내렸다.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못 했다.
'이 사람을 정말 밀어 낼 수 있을까..'
내 마음 속 생각들과
나의 행동은 전혀 다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눈물을 닦아 주고,
뺨을 어루만져 주고,
입을 맞췄다.
그 이후에,
나의 주저함과 생각들이 오히려 더 명확해졌다.
'어떤 일이 있어도 내가 아파해야겠다.
이 사람을 이길 수는 없어...
이기고 싶지 않아.
그냥 내가 아프고, 내가 질래..
적어도 이 사람을 사랑하는 동안 만큼은...'
"...누구세요...?." <35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