歡迎,這是你第一次粗魯無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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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다섯이면 아저씨야? 上













은은한 노란빛 조명, 그리고 주위에는 칙칙한 나무 빛깔이 맴도는 인테리어. 세련되지 않은 걸 보아하니, 꽤 세월을 보낸 듯한 공간. 그런 이곳에 이상하게도 잘 어울리는 차분한 재즈 음악이, 이곳 특유의 나른한 분위기에 몰입을 더한다.

그리고 그 나른한 조명 아래, 서로를 마주 보고 있는 두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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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진짜··· 심각한 일이라니까?"

그 중에서도 한 명. 그의 이름은 전정국. 여자 여럿 울리고 다녔을 외모와 피지컬을 자랑하며, 남들과 같은 옷을 걸쳐도 느낌이 다른 건 물론이고. 남들과 같은 인생을 살아도 매순간이 꽃길일 것 같다는 소문이 자자한 인물.

그리고 그런 남자의 진지한 한 마디 한 마디를 가소롭게 여기고 있는 이가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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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리만 몇 번 하냐고, 병신아."

그의 맞은 편에 앉아있는 남자의 이름은 박지민. 정국과 같은 대학의 같은 과 친구로, 주변 사람들은 두 남자가 떨어져있는 걸 본 적이 없어서 이상한... 소문이 돌 정도.

그리고, 지금은 정국이 다짜고짜 월요일 밤에 지민이 불러내서 술 마시자고 제안한 상황.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심각하다면서, 서론을 질질 끄는 정국 보며 지민은 살아생전 처음으로 절교를 고민하는 중. 지민이가 정국이 말한 술집으로 왔을 때는, 이미 정국의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였고.


"아, 좀 들어 봐. 니 친구가 말하잖아..."

세상 애처로운 눈빛으로 지민이 옷깃 잡아가며 웅얼거리는 정국이 보고, 지민이 환멸.

"···말같은 소리를 해야 들어주지."

자꾸 개소리를 지껄이는데 뭘 들으란 소리야. 순도 100% 짜증 표출한 지민이 보고, 취기에 잠겨있던 정국이 그제서야 정신 차리고 토끼눈 부릅 뜬다.

"헐, 생각 났어. 하려던 이야기."

"··· ···."

침 꼴깍 삼킨 정국이가 안주 과자 하나 집어먹더니, 조심스레 입을 연다.



"내가 오늘 편의점을 갔어. 갔는데,"
"···흫 완전 이만한 알바생이 있는 거야."

제 앞에 놓인 땅콩 들어보이며 헤실헤실 웃은 정국이는, 다시금 땅콩을 내려놓았고... 아니나 다를까, 다시 이어지는 침묵.


"···?"

그런 정국이 모습 지켜보는 중인 지민이는 연이어 한숨 남발. 아 니 자꾸 이러면 나 집 간다, 진짜로. 이러니까 그제서야 정국이 떨궜던 고개 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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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허... 끕끅..."



···예상치도 못한 전개. 대성통곡 중인 정국이 모습에, 지민이는 당황도 잠시 이마 짚으며 비속어 읊조린다.

"아··· 이 새끼 제대로 미쳤네, 오늘."

그것도 잠시, 자켓에서 핸드폰 꺼내 바로 카메라로 촬영 시작하는 지민. 새로운 흑역사 생성, 수고.


"으아니... 끕... 생각하니까, 존나게 슬프다... 아."

"고백했다 까였냐?"

"아니... 아니야."

"그럼 왜 처울고 있는데."

"차라리 그거였으면 덜 슬펐지......"

아, 진짜 사람 답답하게 하네. 뭔데, 도대체. 지민이 말하자, 겨우 눈물 닦고 울먹이며 말을 이어가는 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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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 오전, 대학로 근처 편의점.]





딸랑딸랑, 출입문을 가볍게 밀고 들어서자- 알바생을 새로 뽑았는지 새로 보는 얼굴의 키 작은 여학생이 카운터에서 일을 보던 중이었고. 보기엔 고딩 같았어.

"어서오세요-"

웃으면서 인사하던데 그냥 사람이 밝네_정도로 여기고, 오늘 공강이라 집에서 간단하게 낮술이라도 할까 싶어서 주류 코너로 갔거든. 늘 마시던 거 두 캔이랑, 육포 하나 집어서 카운터로 갔어.

그리고 그 여학생이 진짜 작은 손으로 맥주캔 바코드 일일이 하나씩 찍어가며, 비닐봉지 추가하면 100원 붙는다 그래서 그냥 주세요. 했어. 되게 다 서툴 것 같았는데, 연습 많이 했는지 알아서 척척 하더라고.

이름표 보니까... 뭐였지, 이여주였나. 무튼 그랬어. 작은 손으로 뭐 만지작거리는 모습 보고 있자니 조금 귀엽더라고. 그래서 태어나서 손 대보지도 않았던 담배 하나까지 샀어. 보이는 이름 아무거나 불러서.

아직 담배 이름은 다 못 외운 건지, 헤매고 있길래 귀여워서 속으로 웃고 있었는데··· 갑자기 돌아보면서 나한테 이러는 거 있지.








"아, 그전에 민증 좀 보여주시겠어요?"

민증 검사... 안 한지 좀 됐거든. 조금은 당황했는데 그래도 내심 기분 좋아서 민증 내밀었지. 조심스레 받아들더니 나랑, 민증 속 내 사진 번갈아보더라고. 그리고 얼마 안 가서 다시 돌려줬어, 나한테.

계산 마저 끝내더니... 가격 부르면서 비닐봉지 친절하게도 내 손에 쥐여주길래 고맙다면서 카드 내밀었는데 이 다음 말이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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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아저씨 되게 동안이세요. 스물 다섯 치고는!"


···세상 해맑게 말하더라고.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아저씨에 1차 충격. 스물 다섯 치고는 동안이라는 말에 2차 충격. 웃는 걸 보니까 순결한 의도는 맞는 것 같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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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박지민."


정국의 모습을 그대로 핸드폰에 담아두고 있던 지민이도, 정국이 이야기 듣자 살며시 핸드폰 내려놓으며 울먹이는 정국이 등 토닥여준다. 

"···스물 다섯이면 아저씨야?"

우리 나이 그렇게 많이 먹었냐.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지민에게 묻던 정국이는 이내 테이블에 엎드려 소리 내며 엉엉 울기 시작한다. 누가 보면 원래 이런(?) 사람으로 착각하겠지만, 정국이 지금 취해서 그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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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아... 이른 노화는 죄가 아니야."

아, 뭐래 미친 새끼가... 울먹이며 주먹으로 지민이 팔뚝 강타한 정국. 덕분에 너무 아파서 소리도 못 지르고 고통받고 있는 지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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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동안을 정국이 울음 소리 들으며 함께 아파해주던 지민. 딸랑딸랑, 술집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고선, 시선을 입구 쪽으로 돌리는데··· 의아한 표정을 짓는다.

"엥, 웬 고딩이 여기를."

툭툭, 아직도 엎드려있는 정국의 어깨를 세게 내려치자 무슨 일이냐며 고개 드는데··· 이상하게도 홀린 듯이 두 남자의 시선이 닿은 곳은 같은 사람.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같은 여자.

"··· ···."

"여긴 민증 검사도 안 하나 보네. 신고 해야 하나."

누가 봐도 키가 고딩인 데다가, 생긴 것조차 앳되게 생긴 여자를 가게 주인이 직접 자리까지 잡아주는데···. 혀를 끌끌 차며, 제 앞에 놓인 잔에 담긴 맥주를 끝까지 들이킨 지민. 탁자 위에 있던 핸드폰 집어들어 바로 키패드 화면 들어가는데···

"야 잠깐만."

"뭐."

"··· ···방금."

"뭐?"

여전히 그 여자에게로 시선을 고정한채, 뭐라 말하는 정국. 제대로 알아 들을 수가 없던 지민이 그에게로 귀를 가까이 하자··· 그제서야 들을 수 있게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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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금 말한 편의점 알바생."

"그래, 걔가 왜."

"걔라고. 저 여자애."

"그니까 걔가 저 여자애라는 게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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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한 눈에 들어오는 아담한 키. 그리고 어깨선에 닿을 듯 말듯한 단발 머리. 세상 무해한 해맑은 웃음(정국 피셜). 저 모습이 어딜 봐서 성인인가. 합리적 의심이 든 두 남자는 망설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가게 주인에게로 향했다.

"이봐요, 주인 아저씨."

"네, 손님?"

"···그렇게 안 봤는데."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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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를 들여 보내면 어떡합니까."

그것도 자정이 넘은 시각에. 어느새 울보 전정국은 어디 가고, 검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가게 사장을 응시하는 그. 그의 옆에서 이래도 되는 거예요? 장난기 가득 섞인 목소리로 옆에서 덧붙이는 지민.

두 성인 남자가 한 명한테 그러는데 안 무서울 사람이 어디 있겠냐고. 사장 아저씨는 무슨 말도 못 하고 말 얼버무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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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또 무슨 진상이야, 아빠!"

난데없이 정국과 지민 뒤에서 튀어나온 단발머리의 조그마한 사람. 그래, 이 여자가 바로 정국을 울린 그 편의점 알바생 이여주이올시다.

"아...빠?"

"··· ···?"

또 한 번 가까이서 보게 된 여주와 정국. 정국은 여주가 부른 아빠,라는 호칭과 동시에 뜻하지 않게 성사된 두번째 만남에 당황해서 얼음.

"헐, 편의점 아저씨?!"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아저씨_라고 확인 사살 당해버려서 또 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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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안녕하세요."

그 사이에서 두 사람 보고 있는 지민은 강제 웃음참기. 여주 앞이라고, 안 운 척 최선을 다해 차가운 남자 컨셉으로 가려는 듯한 정국이 태도가 그저 우스울 뿐이다.

그리고 그 틈을 타, 입을 여는 사장 아저씨.






"저기... 뭔가 오해하신 것 같은데,"
"이쪽은 제 딸, 올해 스무 살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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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개망개씌 사담]
원래 시험 기간만 되면 이 세계의 모든 소재들이 제 머릿속을 마구 휘저어 놓습니다. 그래서 신작병이 생기고,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되죠. (진지)
하지만...! 이제 그러지 않아도 돼요!!! 단편으로 얼마든지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걸요오오오를레히~ 아마 이건 중편 다음에 하편으로 나오겠네여. 평소 남자답고 어른미 넘치는 정국이가 여주 하나에 좋아죽으며 순둥순둥한 사람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