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너가

01. 한국 학생이라면

사각사각.

 

학교 교실 안에서는 샤프심 소리만 들렸다. 연준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모두 다 하나같이 샤프를 들고 문제집에 고개를 박으며 공부하는 중이었다.

 

고등학교도 중학교 같을 것만 같았던 연준은 예상치 못한 모습에 당황했고 애꿏은 볼펜만 만지작거렸다.

 

 

 

그러다 할 게 없어졌는지 그냥 엎드려 누워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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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대학교를 가기 전 거치는 단계라고. 부모님과 선생님이 하루종일 말했다.

 

'알았지? 그러니까 이걸로 대학교 결정되는 거야. 잘해야 돼. 재수할 거 아니잖아.'

 

아. 거 참. 수능도 모의고사도 다 내가 치는데. 왤캐 바라는 게 많아?

 

전교3등이라니. 엄마는 어떻게 전교2등도 아니고 3등이냐고 나를 달달 볶았다.

 

그러면서 늘 나를 스터디 카페로 밀어넣었다.

 

나도 공부하는 게 싫진 않았다.

 

근데, 좋지도 않았다. 그냥, 그냥 그랬다.

 

해야 되는 거니까. 이때까지 계속 그래왔다.

 

안 한다고 하면 이게 다 네 미래 위해서라고, 엄마가 번 돈 다 네 학원비로 들어가는 거라고, 해야 된다고.

 

그렇게 얘기하곤 했다.

 

그래서 그때 이후론 아무 말 안 한다. 공부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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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유는 가방에서 새 문제집을 꺼내 샤프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희유 친구인 예원이가 희유 책상 가까이로 다가왔다.

 

"아니, 뭐 고3도 아니고 벌써부터 이 난리야."

 

그래도 조용히 해야 하는 건지는 아는지 작게 말했다.

 

희유도 샤프를 멈추고 말했다.

 

"뭐, 할 건 해야지."

 

"치. 넌 전교3등이잖아."

 

"그런가."

 

희유가 일어나 교실 뒤편으로 향했다. 그러다가 문득 본 것 같다.

 

연준을.

 

 

이름도, 얼굴도 모르지만, 그냥. 봤다.

 

 

'쟤는 뭔데 저기 누워있지?'

 

하지만 본인 상관할 일이 아니라 생각하며 희유는 교실 문을 열고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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