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麗的垃圾

#97 美麗的垃圾

사뿐, 사뿐, 조심, 조심

하늘하늘 계단을 내려오는 태형

비가 쏟아지는 날에

붉으스름한 목도리를 두바퀴 하고도 반을 감고

노르스름한 우산은 반팔티셔츠와 목도리 그 사이에 안겨있다

참, 참 답답한 노릇이지

다른사람 같았으면 한손엔 우산을 들어쓰고, 다른 한손엔 다른 우산을 들어 마중나갈텐데

오직 윤기만 생각한 태형은 윤기가 젖지 않아야겠다고만 생각했다

김태형 image

김태형

형아, 늦게따, 빨리 가야해애

어느새 태형의 뒷모습은 아름아름거린다

차박차박 내리는 빗물에 씻겨서

휭휭 부는 바람에 날려서

가끔씩 달리다 튀는 진흙에 묻혀서

하얀 빛깔이 집에서 멀어져간다

저멀리

두둥실하고 사라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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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새드로 갈까요, 해피로 갈까요?

참고로 이전에 럽마셀은 새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