血腥皇帝



최승철
권순영 너 이리와 봐.


승철의 부름에 입꼬리를 올리며 걸어가는 순영



권순영
무슨 일이실까요, 우리 공작께서 제게 할 말이 있으신가?


최승철
보는 눈만 없었어도, 이미 처리를 하고도 남았으니까


최승철
조용하고 앉아.


권순영
아, 그러시겠지.


권순영
우리 아버지를 죽인 사람인데


권순영
나 정도도 못 죽이겠어.


최승철
좋은 말로 대화를 하고 싶어도,


최승철
넌 그렇게 나랑 대화하는 것이 싫어?


권순영
당연하지,


권순영
어디서 본 적도 없는 뱀파이어가 굴러와서는


권순영
같은 가문의 사람이니 받아달라고 하질 않나.


권순영
그러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를 살해하고, 가문을 협박한 게 누군데.


최승철
그건 그저 실수였다고 몇 번을 말해.


권순영
실수라고, 아버지가 죽음을 맞이한 것이 없던 일이 되나?


권순영
실수라고 해서, 그 죄가 없어질 수 있어?


권순영
천만해, 여기는 세레니티 제국이야.


권순영
이제는 가장 높은 자리도 우리 종족이 차지했어.


권순영
인간의 시대는 끝났단 소리야, 최승철.


최승철
넌 무슨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최승철
오늘 즉위하신 황제폐하께선 너희들의 편이 아니야.


권순영
뭘 믿고 그렇게 확신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권순영
네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해도,


권순영
결국 황제와 나는 같은 피가 흐르고 있어.


권순영
그러니 인간이신 공작께서는 몸을 사리도록 하세요.


권순영
괜히 아델린 공작이 인간이라는 것이 밝혀지면


권순영
우리 입장이 곤란해지거든.


최승철
말 안 해도 내 정체는 내가 잘 숨겨.


최승철
즉위식 첫날부터, 황제에게 다가간 너와는 달리.


권순영
...허, 그러시겠지.


. . .

끼이익-



홍지수
여기 계셨군요.


윤정한
모든 출입을 금하라고 했을텐데,


윤정한
잘도 들어오셨군요, 추기경.


홍지수
인간들의 신께 같이 기도를 드리러 왔으니


홍지수
한 번은 용서해주시죠.


윤정한
이번 한 번만 넘어가드리죠.


함께 기도를 올리는 정한과 지수

시간이 흐르고,

기도를 끝낸 둘은 기도실 밖으로 나간다.


. . .


홍지수
덕분에 기도를 잘 드렸군요.


윤정한
모든 행동에 조심하도록 하세요.


윤정한
당신은 추기경이지만


윤정한
수도원의 사람들에게 부정을 받은 뱀파이업니다.


홍지수
그쵸, 자신들의 신께 저 같은 경멸의 대상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겠죠.


홍지수
그럼에도 제 편에는 교황께서 계시지 않습니까.


윤정한
내가 항상 추기경을 도울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윤정한
황제폐하께서 언제 어떻게 다른 마음을 먹을 지 알 수 없으니까요.


홍지수
그 말이 맞습니다.


홍지수
내가 추기경을 할 수 있는 것도


홍지수
어쩌면 황제폐하 덕분이죠.


윤정한
황제폐하께서 오늘 즉위할 수 있었던 것도


윤정한
추기경 덕분이 아니겠습니까.


윤정한
당신의 그 선한 이미지에 조금이지만 인간들이 경계를 풀었으니까요.


홍지수
아직은 갈 길이 멉니다.


홍지수
폐하께서 인간과 우리 종족의 화합을 이루실 수 있도록


홍지수
이 자리에서 보좌를 할 것입니다.


또각, 또각-



이찬
여기 있었군요, 추기경


홍지수
아, 기다리시지 왜 힘든 발걸음을 하셨습니까.


이찬
기다리는 게 더 힘들어서 왔습니다.


이찬
할 얘기가 많은데 여기서 참으로 태평하시군요.


홍지수
어허, 신께 기도를 드리고 있었습니다.


홍지수
그러니 한 번 봐주십쇼.


이찬
...내키지도 않는 소린데.


이찬
뭐, 알겠습니다.


이찬
얼른 가도록 하죠.


홍지수
넵, 황자님.


홍지수
그럼 먼저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윤정한
그래요, 고생하세요 추기경 홍지수.


. . .


홍지수
진짜 무서워 죽는 죽 알았네.


홍지수
말 실수라도 할까 봐.


이찬
말 실수만 하고 살아갈 수는 없지.


이찬
우리의 황제께서 즉위한 첫날부터 말이야.


홍지수
거기 분위기는 어때?


이찬
최한솔 그 자와 친해지는 척이라도 하라던데.


홍지수
아, 한솔이?


홍지수
오랜만에 듣는 이름이네.


이찬
듣자하니 이미지가 너무 좋던데,


이찬
시스투스에서 태어난 홍지수가 맞나 싶어요?


홍지수
이미지 관리는 해야지 나도.


홍지수
수도원에 들어가는 게 얼마나 힘들었는데,


홍지수
한 순간의 실수로 무너질 모래성이 되면 안 되지?


이찬
그래서, 다음 계획은 뭔데?


홍지수
무사히 즉위를 마쳤으니,


홍지수
일단은 지켜보는 것이 맞겠지.


이찬
기다리는 건 싫은데,


홍지수
본인도 알고 있을 거야.


홍지수
모두의 화합을 위해 저 자리에 오른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홍지수
하지만 일단 조심하는 거지.


홍지수
그러니까 너한테도 친한 척이라도 하라는 거야.


이찬
황제도, 추기경이 된 너도


이찬
정말 듣기 싫은 소리만 하는 게 젤 싫어.


이찬
우린 시스투스에서 태어났고,


이찬
최한솔은 올리비아에서 태어났어.


이찬
우린 어쩔 수 없어.


이찬
친해질 수 없는 관계라고.


이찬
하다못한 황제의 자리에 오른 뱀파이어도


이찬
시스투스의 뱀파이어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