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멜 팝콘 [Caramel Popcorn]

51

카라멜 팝콘 [Caramel popcorn]

51.

...

평화롭다.

등교한 뒤 몇 시간이 지나도록 아무도 나를 붙잡지 않았고, 복도를 지나가도 대놓고 수군거리는 사람은 없었다.

불과 어제까지만 해도 학교 전체가 나를 씹어먹을 기세였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물론 눈이 마주치자마자 어색하게 고개를 돌리거나 미안한 표정을 짓는 애들은 있었지만...

굳이 하나하나 사과받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그냥 이 일은 여기서 끝났으면 했다.

적어도 나는...

여주 담임 선생님

"아, 맞다."

수업을 마치려던 담임 선생님이 출석부를 덮었다.

여주 담임 선생님

"여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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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네?"

여주 담임 선생님

"영서도."

이영서 image

이영서

"...네."

조금 떨어진 곳에서 영서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도 모르게 그쪽으로 고개가 돌아갔다.

여주 담임 선생님

"둘 다 점심 먹고 동아리실 가봐. 축제 때문에 회의 있대."

사진 영상 동아리인 나와 방송 연극 동아리인 영서가 동시에?

힐끗-

의문을 품던 찰나 영서와 눈이 마주쳤다.

오여주 image

오여주

"..."

어제부터 처음이었다.

영서가 내 눈을 제대로 바라본 게.

하지만 그것도 잠시...

영서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먼저 시선을 돌렸다.

'뭐... 가보면 알겠지.'

나 역시 책상으로 시선을 내렸다.

...

점심을 먹고 동아리실로 향했다.

영서와 단둘이 걷는 불편한 상황을 피하려 일부러 조금 늦게 교실을 나왔는데...

계단 앞에 익숙한 뒷모습이 보였다.

영서였다.

속도를 늦춰야 하나 고민하던 순간...

영서가 먼저 뒤를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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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서

"...여주야."

발끝이 그대로 멈췄다.

알 수 없는 긴장감에 입술을 꾹 깨물었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오여주 image

오여주

"응."

영서는 나를 바라본 채 입술을 달싹였다.

무언가 할 말이 있는 사람처럼.

이영서 image

이영서

"...아니야."

그러고는 먼저 계단을 내려가버리는 영서.

'뭐야... 사람 불러놓고'

따라 내려가면서도 조금 전 영서의 표정이 자꾸 떠올랐다.

화가 난 것 같지도 않았고, 나를 미워하는 얼굴도 아니었다.

오히려...

조금 속상해 보였달까.

'설마 사과하려고 했나?'

잠깐...

아주 잠깐 그런 생각을 했다.

'또 혼자 앞서가지 말자.'

확실하지 않은 일에 답부터 정하지 않기로 했으니까...

...

드르륵-

동아리실 문을 열자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모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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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우

"여주야! 여기!"

지우가 손을 번쩍 들었다.

지우와 예원, 동민이 쪽으로 향하다 맞은편을 보고 걸음을 멈췄다.

연준이와 재현이, 문서윤 그리고 조금 전 먼저 도착한 영서까지.

방송 연극 동아리 아이들이 한쪽에 모여 있었다.

오여주 image

오여주

"이게 뭐야??"

자리에 앉으며 예원이를 향해 조용히 묻자, 예원이가 앞에 놓인 종이를 내 쪽으로 밀었다.

[교내 축제 홍보 영상 제작]

사진 영상팀은 촬영과 편집.

방송 연극팀은 대본과 연출, 출연.

두 동아리가 함께 축제 홍보 영상을 제작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렇게 상황파악이 되려 할 때쯤 들려오는 목소리.

동아리 담당 선생님

"자, 다들 읽었지?"

담당 선생님이 칠판 앞으로 나섰다.

동아리 담당 선생님

"각자 역할은 나뉘어 있어도 결과물은 하나니까 계속 의견 맞춰야 돼. 대본 짤 때 촬영 가능한지도 봐야 하고, 촬영 들어가면 연출팀도 같이 움직이고."

합동.

즉 축제가 끝날 때까지 계속 얼굴을 마주쳐야 한다는 뜻이었다.

나도 모르게 방송 연극팀 쪽을 바라봤다.

연준이는 진지한 얼굴로 기획서를 읽고 있었고, 재현이는 후배가 묻는 말에 종이를 가리키며 무언가 설명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

영서와 또 눈이 마주쳤다.

이번에는 영서가 피하지 않았다.

잠시 나를 바라보던 영서가 천천히 시선을 내렸다.

'...신경 쓰지 말자.'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동아리 담당 선생님

"오늘은 전체적인 틀부터 잡아보자. 생각나는 거 있으면 편하게 얘기해."

학교 건물을 소개하자는 의견부터 부스 준비 과정, 공연 연습 장면을 넣자는 이야기까지 하나둘 쏟아져 나왔다.

나 역시 종이에 떠오르는 장면을 끄적였다.

교문.

운동장.

축제를 준비하는 교실.

그런데 이 의견들을 그냥 이어 붙이기만 하면...

'학교 소개 영상이랑 별 차이 없지 않나?'

펜 끝으로 종이를 톡톡 두드렸다.

차라리 누군가 학교를 돌아다니면서 자연스럽게 보여주면...

최연준 image

최연준

"한 명을 따라가는 건 어때요?"

움찔-

내 마음을 대변하듯 연준이가 말을 하고 있었다.

최연준 image

최연준

"학생 한 명이 학교 돌아다니면서 축제 준비하는 애들을 만나는 식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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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그래, 맞아. 나도 같은생각이야"

나도 모르게 입이 먼저 움직였다.

연준이가 내 쪽을 바라봤다.

최연준 image

최연준

"진짜?"

내가 끄적인 종이를 살짝 들어 보이자 연준이가 확인하더니 작게 웃었다.

별것 아닌 대화였다.

그런데 순간 아까 옥상에서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

'그럼 이제 나랑 있어도 돼?'

괜히 의식되는 기분에 종이로 시선을 내렸다.

그때.

드르륵-

의자 끄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영서가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이영서 image

이영서

"선생님, 저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동아리 담당 선생님

"응, 영서야."

영서가 동아리실을 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서윤이도 뒤를 따라나섰다.

나는 닫힌 문을 가만히 바라봤다.

조금 전 계단에서 보았던 영서의 얼굴.

그리고 지금까지 아무 말 없이 앉아 있던 모습까지.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혹시...'

정말 나한테 무슨 말을 하려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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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까

너무 애착하는 글이라 빨리 써내려가고 스토리를 보여드리고 싶네욤 ㅜㅜ 거진 80화 가까이 써 놓은걸 전체 수정을 해가면서 다시 쓰고 있어요 ㅎㅎ 잘 부탁드립니당

"잘 부탁 해요"

"잘 부탁해"

"오랜만이에요. 잘 부탁해요"

"나 잊지 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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