危險調查日記

第 05 集 ° 黑玫瑰殺人案 (4) _

02:46 AM

또 잠들었던 걸까. 눈을 떠보니 시간이 새벽 3시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일단 아저씨한테 연락하러 핸드폰을 찾는데 내 옆에서 머리만 벽에 기댄 채 주무시고 계시는 정 경사님. 아직 안 가셨네... 제복 불편하실텐데...

그런데 지금 보니까 병원도 1인실로 잡아주셨다. 1인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넓어서 1인실이라고는 생각 안했던 게 당연했다. 몸을 반 쯤 일으켜 핸드폰 화면을 켰을 때 조심스럽게 열리는 병실 문.

하여주 [28]

"...누구세요?"

김남준 [30] image

김남준 [30]

"나 왔어."

조용한 목소리로 말하며 들어오시고는 문도 살살 닫는 김 경사님. 뒤에 다른 선배들이 안 들어오는 것 보아하니 혼자 오신 것으로 보였다. 아직도 화가 안 풀리셨는지 평소보다 훨씬 날카로워진 김 경사님의 눈매가 나를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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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0]

"...정 경사 얘는 왜 여기서 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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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0]

"전화도 안 받고 무전도 응답 안하길래 무슨 일 생긴 줄 알았네."

혼잣말인지 정 경사님을 보며 중얼거리시는 김 경사님에 나는 살살 눈치를 살피며 침대에 기대있었다. 그런데... 어째 옷차림이 아직도 제복 차림이시다. 이 시간에 야근을 하셨나 해서 여쭤보기도 전에 먼저 선수 치시는 김 경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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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0]

"강력 1팀 첫 날 끝났네. 어땠어?"

하여주 [28]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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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0]

"난 별로였는데. 너가 다쳐서."

하여주 [28]

"...죄송해요."

김남준 [30] image

김남준 [30]

"됐어. 너가 멍청한 짓 반복할 애도 아니고."

...멍청한 짓. 멍청한 짓이라고 했다 분명. 첫만남 때 나한테 제일 살갑게 대해주던 김 경사님도 부상에 대해 예외는 없으신지 화나신 게 말투에서 다 드러난다.

하여주 [28]

"...근데, 야근 하셨어요?"

김남준 [30] image

김남준 [30]

"그래... 까칠 떠는 건 이쯤에서 관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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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0]

"이거 말하려고 연락 했는데 안 받아서 직접 왔어 그냥."

김남준 [30] image

김남준 [30]

"워낙... 급해서."

하여주 [28]

"뭔데요?"

김남준 [30] image

김남준 [30]

"한경숙씨가, 자수하러 오셨어. 진범이 자기라고."

하여주 [28]

"...네?"

한경숙씨가... 진범이라고?

문을 세게 열며 조사실로 들어가니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한경숙. 속에서 무언가 울컥 올라오는 여섯 명. 정말 당신이 진범이라면 왜 시간을 끌었고 이한민씨를 범인으로 몰았으며, 괜히 힘 빼서 하 순경까지 다치고...

화가 났지만 꾹 누르고 조사실 의자에 앉는 김 경장을 중심으로 나머지는 일어나서 한경숙을 둘러쌌다. 김 경장도 긴장 되는지 입술을 깨물고 눈망울에 눈물을 달고 울먹거려서 입도 못 떼는 탓에 보다 못한 박 경장이 대신 한경숙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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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29]

"한경숙씨. 지금 우리한테 자기가 진범이라며 자수하려고 왔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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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29]

"사실입니까? 협박 받아서 그러는 건 아니고요?"

한경숙 [37]

"...제가 협박 받을 게 뭐 있어요."

한경숙 [37]

"내가 죽인 거 맞아요."

민윤기 [31] image

민윤기 [31]

".....하."

한경숙 [37]

"어떻게든 부인 해보려고 이한민씨를 범인으로 몰았고요."

한경숙 [37]

"거짓 진술은 아닙니다만, 이한민씨는 범인이 아니에요."

한경숙 [37]

"일이 기사화가 되고 이한민씨가 엄청난 비난을 받자... 죄책감이 들더라고요."

한경숙 [37]

"유선이랑 친하게 지내면서 한민씨에게도 정이 많이 들었거든요."

한경숙 [37]

"다 내 탓인 것 같아서... 자수하려고 왔어요..."

황당하고도 어이없는 한경숙의 말에 김 경감이 분노에 가득 찬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치며 소리쳤다. 죄 없는 사람 범인으로 몰아넣고 이제서야 죄책감이니 뭐니 하면서 찾아와서는 자수? 웃기는 인간이네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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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32]

"한경숙씨. 그 말인즉슨 기사화가 안됐으면 끝까지 숨겼을 거라는 소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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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32]

"당신 때문에 우리 팀 막내가 죽을 뻔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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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32]

"이제서야 자수라도 하면 감형 될 걸 기대하는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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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32]

"재판부에 당신의 죄목 몇 개를 더 얹어서 발표할테니까 감형? 꿈도 꾸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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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32]

"무슨 수를 써서라도 최고형 받도록 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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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31]

"...체포해 전 순경."

전정국 [27] image

전정국 [27]

"박 경장님. 수갑..."

박 경장으로부터 수갑을 건네받은 전 순경이 수갑을 쥔 손에 있는 힘껏 힘을 주며 한경숙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분노가 차오르는 걸 누르며 한 글자, 한 글자 한경숙에게 똑똑히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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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27]

"...한경숙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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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27]

"당신을 흑장미 살인사건 진범... 김유선씨 살인죄로 긴급체포 합니다."

그렇게 하 순경의 첫 사건은, 하 순경의 피 몇 방울들과 맞바꾸며, 어쩌면 하 순경의 목숨과 맞바꿀 뻔하며 종결 되었다.

[사건의 전말 _ 한경숙 시점]

09:50 PM

오늘도 고단한 하루를 끝내고 가게 마감을 준비하고 있었다. 꽃들이 더 이뻐보일 수 있도록 손질하고 가게 청소도 하던 도중 가게 문이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한경숙 [37]

"오늘 영업 끝났습니다-"

김유선 [35]

"언니 나야!"

한경숙 [37]

"유선이?"

유선이가 오랜만에 꽃집으로 찾아왔다. 꼴을 보아하니 오늘도 한민씨랑 싸웠나보다. 잠겨있던 꽃집 문을 열어주니 급하게 들어오는 유선이.

한경숙 [37]

"뭐야... 왜 이렇게 급해?"

김유선 [35]

"...오빠가 기어코 내 목에 칼을 들이밀었어."

김유선 [35]

"날 죽일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급하게 왔어..."

김유선 [35]

"연락도 없이 찾아온 건 미안."

한경숙 [37]

"괜찮아 뭐... 한민씨가 단단히 화가 나셨나보네."

김유선 [35]

"그 대신~"

김유선 [35]

"짠-!"

한경숙 [37]

"뭐야 이 흑장미는...? 이쁘다."

김유선 [35]

"맨날 내가 불쑥불쑥 찾아오는 것 같아서."

김유선 [35]

"난 언니밖에 없어_"

한경숙 [37]

"고마워... 아 근데 유선아."

김유선 [35]

"응?"

한경숙 [37]

"외상값 밀린 거는 아직이야...?"

김유선 [35]

"아! 내 정신 좀 봐..."

김유선 [35]

"요즘 그 인간이랑 싸우느라 정신이 없다."

김유선 [35]

"다음에 올 때는 꼭-"

한경숙 [37]

"아니, 벌써 몇 번째야..."

한경숙 [37]

"외상값이 누구 집 개 이름인 줄 알아?"

한경숙 [37]

"밀린 것만 10만원 넘었어 이제!"

김유선 [35]

"왜 갑자기 화를 내. 내가 내일 갖다준다니까?"

한경숙 [37]

"또 한민씨랑 싸웠다며 핑계 대겠지."

한경숙 [37]

"외상값 밀린 것만 10만원이지. 나한테 빌려간 돈은 50만원도 넘어!"

그래. 이 정도면 많이 참았지, 싶었다. 내게 빌려간 돈과 외상값 밀린 돈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판국에 한가하게 흑장미 세 송이나 사다주나 싶어서. 맨날 돈 없다더니 이런데에는 돈을 팍팍 쓸 수 있나 싶어서.

김유선 [35]

"그게 이렇게 화낼 일이야? 언니 오늘 왜 이렇게 예민해?"

한경숙 [37]

"예민? 웃기는 소리 하지 좀 마."

한경숙 [37]

"넌 나한테 갚을 돈이 얼만데 흑장미 사다주는 건 무슨 꼴이야?"

김유선 [35]

"그거야 언니가 평소에 장미 좋아하니까...!"

한경숙 [37]

"평소엔 사다주지도 않더니 갚아야 할 돈 밀렸을 때는 왜 사주냐고!"

김유선 [35]

"아 그래! 그럼 갖지 말던가. 내일 돈 갖다줄게, 됐지?"

김유선 [35]

"그깟 75만원이 대수라고..."

한경숙 [37]

"뭐?!"

어이가 없었다. 그 쯤에서 그만하려고 했는데 불만 많다는 듯이 중얼거리는 소리에 기어코 내 화가 터졌다. 그래서 옆에 있던 빈 꽃병을 집어던졌고 유선이 머리에서 피가 조금 나오는 걸 보았지만 멈추지 못했다. 거기서 멈췄어야 했는데.

들고 있던 꽃 줄기를 자를 때나 쓰던 가위로 유선이를 마구 찔렸다. 피가 마구잡이로 흘러나오고 고통스러워 하는 유선이와 눈이 마주쳤을 때 비로소 정신이 들었다.

급하게 진열장 뒤에 피를 씻어낸 가위를 숨기고 손도 대충 씻은 다음 피 묻은 앞치마를 쇼핑백에 구겨넣었다. 피로 물들은 유선이의 오른손에 내게 주려고 했던 흑장미 세 송이가 있었다.

머리를 굴리다보니 내가 최초 목격자로 위장하자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래서 꽃병이 깨져서 나온 유리조각들을 치우지 않고 마치 마감을 한 것처럼 불을 끄고 문을 잠그고 꽃집을 나왔다.

원인 제공자는, 김유선 너니까. 마땅한 벌을 받은 거라고 생각해.

09:54 PM

한경숙을 체포하고 다음 날, 꼴딱 밤을 새며 기사들을 내리고 사무실에서 쪽잠을 자고 일어나자 국과수에서 부검 결과가 나온 듯 했다.

김남준 [30] image

김남준 [30]

"가위날에서 김유선씨의 DNA 검출, 흑장미 세 송이에서 한경숙씨 DNA 검출 됐고 현장에서 이한민씨의 족적이나 지문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한경숙이 자수한 것처럼 진범은 한경숙이었다. 김유선이 돈을 갚지 않자 화가 나서 꽃병으로 머리를 내리치고 가위로 신체 이곳저곳을 찌른 다음 최초 목격자로 위장한 듯 보였다.

들키지 않으려고 김유선과 이한민의 자주 이어진 부부싸움을 빌미로 삼고 이한민의 우발적인 범행이라며 범인으로 몰았지만 기사들이 실리고 난 다음 이한민이 사람들의 엄청난 몰매를 맞자 뒤늦은 죄책감이 들어 우리에게 자수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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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9]

"알아보니까, 한경숙씨 오랫동안 분노조절장애 약을 복용 해오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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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27]

"아무리 그렇다고 사람을 죽이고... 급기야 위장까지 하고 억울한 사람을 범인으로 몰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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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31]

"우리가 본 사람들 중에 흔하디 흔한 인간이지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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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30]

"아무튼 사건 종결이네요 무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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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29]

"무사히는 아니지만... 다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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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32]

"야, 하 순경 병문안 갈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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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29]

"다같이 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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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32]

"그래야지? 가자 다들."

[사건번호 2002도254 : 흑장미 살인사건 종결]

[수사일지 공개]

[수사일지 공개]

[수사일지 공개]

수사일지 : 작가가 에피소드로 사건 풀어내기 전 직접 쓴 사건 원고를 비유적으로 일컫음.

드디어 첫번째 사건이 끝났네요...😚 많은 사랑 주심에 항상 감사드립니다 💖 두번째 사건명은 '국가 기밀금고 도난사건'입니다! 두번째 사건도 같이 달려주세요 🏃 '흑장미 살인사건' 같이 추리해주신 모든 아디분들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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